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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글로벌 거인들(10)-BEA] SW 개발, '생산'에서 '조립'의 시대로


 

"기업 애플리케이션들이 기능적으로 격리, 분산되어 있는 '비즈니스 사일로(Silo)'와 소프트웨어의 '재래식 생산'의 시대는 갔다. 우리는 어제의 IT 생산공장에서 내일의 IT 조립라인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수많은 기업용 소프트웨어들이 이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각 소프트웨어는 '서비스'라는 기본 단위로 구성되어야 하고, 누구나 필요한 서비스들을 쉽게 '조립'해 비즈니스에 즉각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를 설명한 말이다.

알프레드 추앙은 이같은 새로운 시대를 '리퀴드(Liquid)'라는 말로 빗댔다. 앞으로 기업의 정보는 격리, 분산에서 벗어나 '흐르는 물처럼' 유연하게 통합,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BEA는 'The future is Liqiud'라는 새로운 구호와 함께 '리퀴드 에셋(Liquid Asset)'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물론 리퀴드 에셋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일련의 제품군도 발표했다. 바로 '비이에이 아쿠아로직(BEA AquaLogic)' 제품군이다.

IT 업계 최대의 이슈이자 화두로 부상한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 시장을 향한 BEA의 출사표이자, 선전포고인 셈이다.

BEA는 이같은 비전과 제품군 발표를 통해 그동안 자신을 수식하던 '애플리케이션 인프라스트럭쳐 전문업체'에서 '서비스 인프라스트럭쳐 전문업체'로 재도약을 선언했다.

◆ 설립 10년, 미들웨어 강자로 우뚝

BEA는 1995년 설립됐다. 올해로 꼭 설립 10년을 맞은 셈이다.

BEA는 설립과 함께 당시 IT 업계를 휩쓴 '클라이언스 서버' 시장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이른바 '미들웨어(Middle Ware)'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것이다.

'턱시도(Tuxedo)'로 시작해 '웹로직'에 이르는 미들웨어 제품을 앞세워 '애플리케이션 인프라스럭쳐' 전문기업으로 확고한 자리에 올랐다.

BEA가 설립된 90년 중반은, 메인프레임에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두고 운영되던 전통적인 중앙집중식 정보시스템 시대에서 다수의 서버로 정보시스템을 분산 처리하는 클라이언트 서버 시스템으로 이전되던 변혁의 시기였다.

클라이언트 서버가 확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미들웨어다. 서버로 시스템이 분산 이전되면서 정보시스템의 독립성과 유연성이 좋아졌지만, 각 서버들이 서로 다른 운영체제(OS)로 운영되면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OS에 종속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

클라이언트 서버의 이같은 OS 종속적인 한계를 극복한 것이 미들웨어다. 미들웨어는 애플리케이션이 OS에 상관없이 개발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이다. 이 때문에 미들웨어를 총칭해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쳐'라고 부르게 됐고, 바로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기업이 BEA인 것이다.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스위트(APS), EAI, 포털,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분야에서 BEA는 모두 시장 선도업체로 꼽힌다. IDC가 조사한 리눅스 및 유닉스 기반 애플리케이션 서버 소프트웨어 플랫폼(ASSP) 시장에서도 리더로 선정됐고, 또한 미들웨어 컴퍼니 조사에서도 J2EE 애플리케이션 서버 부문 시장점유율 및 인식점유율에서 모두 1위에 올라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본사를 두고 있는 BEA는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대부분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만5천여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36개국에 76개 지사를 두고 있다. 28회 연속 흑자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소프트웨어 회사 중 가장 빠르게 연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했다. 현재 10억달러 이상의 연간 매출을 올리며, 16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우량기업이다.

◆ 전문성과 독립성 무기로 시장 장악

BEA가 설립 10년만에 인프라 스트럭쳐 시장의 확고한 강자 자리에 올라선 것은 놀라운 일이다. 무엇보다 시장에서 BEA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IBM,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SAP 등이 BEA의 경쟁사이기 때문이다.

거인중에 거인으로 꼽히는 기업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뤄 확고한 입지를 다진 것이다.

이 때문에 BEA는 이들 거인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는' 기업의 첫 손에 꼽히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형 M&A 열풍속에 '다음 대상은 BEA'라는 얘기가 심심치않게 돌고 있을 정도. 이같은 '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그만큼 BEA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BEA가 거인들과 대결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독립성'에서 찾을 수 있다. IBM이나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업체들은 이른바 플랫폼 업체에 속한다. 또 이들이 플랫폼을 넘어 인프라스터럭쳐 솔루션까지 넘보고 있는 배경에는 자사의 플랫폼이 기반이 돼 있다.

이와 달리 BEA는 인프라 솔루션만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이같은 플랫폼 독립적 지위가, 벤더에 종속되는 것을 꺼리는 기업들에게 BEA를 찾게 만드는 배경이 됐다. 물론 전문업체로서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곁들여진다.

BEA가 한국시장에 발을 디딘 것은 1996년, 본사 설립과 거의 때를 같이 한다. BEA시스템즈코리아는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4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WAS 영역에서의 계속되는 성장과 2002년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이후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해오고 있는 통합(EAI), 기업 포털 등이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백화점, CJ쇼핑, 하이마트, SK, 동부제강, INI스틸l, 국민은행, 신한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수출입은행, 삼성생명, 삼성화재, SK텔레콤, KTF, KT, 대법원, 조달청, 한국전력, 관세청, 정통부, 행정자치부 등 제조, 금융, 통신 및 공공 분야 전반에 걸쳐 대부분의 기업들이 BEA의 고객이다.

◆ 새로운 도전, 'SOA'

최근 IT 업계 최대의 화두는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가 첫손에 꼽힌다. 소프트웨어나 솔루션의 각 단위 기능(Function)을 '서비스'라는 범용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SOA다.

'객체지향'과 '콤포넌트'를 거쳐 '웹서비스'에 이르렀던 소프트웨어 진화의 종착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SOA인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기능'이 아닌 '서비스'로 바라본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를 의미한다. '기능'으로서 소프트웨어는 특정 소프트웨어의 단위 모듈이자 기술중심적인 관점이다. 그러나 '특정 기능'을 '서비스'로 바라보면, 소프트웨어에 상관없이 어떤 기술이 사용됐는지 상관없는 범용적이고 직관적인 말 그대로 '서비스'일 뿐이다.

◆ 한눈에 보는 BEA

▲ 1995년 1월 : 회사 설립▲ 1996년 : 노벨(Novell)로부터 '턱시도(Tuxedo)' 인수▲ 1997년 4월 : 기업공개 ▲ 1998년 : 웹로직 인수, NCR로부터 '탑엔드(Top End)' 인수▲ 2000년 : BEA 주식, '나스닥-100 Index'에 포함'. ▲ 2001년 : 현 CEO 알프레드 추앙 취임. '크로스게인(Crossgain)' 인수▲ 2002년 : 업계 최초의 단일 통합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플랫폼인 '웹로직 플랫폼 7.0' 발표▲ 2003년 : '웹로직 플랫폼 8.1' 발표▲ 2004년 : 연매출 10억달러 초과 달성▲ 2005년 6월 : 창립 10주년, '아쿠아로직' 신제품군 발표

"기업 애플리케이션들이 기능적으로 격리, 분산되어 있는 '비즈니스 사일로(Silo)'와 소프트웨어의 '재래식 생산'의 시대는 갔다. 우리는 어제의 IT 생산공장에서 내일의 IT 조립라인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알프레드 추앙이 정의한 새로운 시대도 '소프트웨어의 서비스 시대'를 설명한 말이다.

'서비스'라는 범용적인 정의를 통해 모든 소프트웨어는 격리와 분산을 넘어 통합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또한 앞으로 소프트웨어는 특정 언어를 이용한 '코딩'이 아니라 '서비스들을 조립'함으로써 개발된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일반 사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조립해 자신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하나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이를 위해 모든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라는 관점에서 통합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해주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이 필요하다. BEA가 바로 이 서비스 플랫폼에 주목한 것이다.

미들웨어를 통해 OS 독립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환경을 제공했던 BEA는 이제 다시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독립적인 한층 진화된 개발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이것이 BEA가 제시한 '서비스 인프라스트럭쳐'이며 이를 위한 솔루션이 '아쿠아로직' 제품군이다.

아쿠아로직 제품군은 이른바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버스(ESB)'로 불리는 메시징 솔루션, 데이터 관리를 위한 솔루션, 보안 솔루션, 기업포털 솔루션,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솔루션 등으로 구성돼 있다.

SOA는 떠 오르는 거대한 시장인 만큼 BEA이외에 IBM, MS, 오라클, SAP 등 소프트웨어 업계 거인들이 모두 군침을 삼키고 있다. BEA는 또 다시 SOA라는 미래 시장에서 '거인들과의 경쟁'을 해야 하는 셈이다.

BEA는 역시 '벤더 및 플랫폼 독립성'을 앞세워 차별화 전략을 추진한다. 이와함께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8개월 가량 빠르게 솔루션을 출시, 한발 앞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

미들웨어의 강자, BEA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 BEA의 '마지막 창업자' 알프레드 추앙 CEO BEA의 설립자는 3명이다. 빌 콜먼(Bill Coleman), 에드 스콧(Ed Scott), 알프레드 추앙(Alfred Chuang)이 주인공들. BEA란 회사명도 이들 공동 창업자 3인의 이름 첫 글자를 모아 만든 것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에 근무하던 이들 3인은 95년 의기투합 BEA를 설립했고 이후 객체지향 기술에 기반한 미들웨어 시장의 강자로 우뚝섰다.

창업자 3인 가운데 'B'와 'E'가 떠나고 이제 마지막으로 'A'만 남았다. 알프레드 추앙 CEO는 BEA 설립이후 줄곧 최고기술임원(CTO)을 지내며 BEA의 기술개발을 이끌어왔고, 2001년 10월 CEO에 취임했다.

현재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알프레드 추앙은 BEA 설립전 선마이크로시스템에서 9년간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일했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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