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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글로벌 거인들(9)-어도비시스템즈] 그래픽과 전자문서,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


 

'포토샵(Photoshop)'. PC 사용자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프로그램이다. 포토샵 작업을 '뽀샵질’이라고 할 정도로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대명사다.

그래픽 전문가들에게 '포토샵'은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다. 전세계 그래픽 디자이너의 PC 가운데 90%에는 포토샵이 깔려 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포토샵으로 완성한 작품과 자신만의 포토샵 활용 노하우를 나누는 '포토샵 축제'를 열고 있다.

어도비시스템즈가 개발해 내놓은 소프트웨어중에 포토샵만큼이나 유명한 범용 소프트웨어가 하나 더 있다. 'PDF' 라는 파일 포맷으로 더 유명한 애크로뱃이다. 웹에서 PDF 자료를 다운받을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커서가 '손바닥 모양'으로 바뀌며 실행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전세계에서 5억 카피 이상 다운로드된 놀라운 범용성을 자랑하는 무료 소프트웨어, ‘애크로뱃 리더’이다.

어도비시스템즈는 초기 PC시대인 1982년 레이저 프린터 운영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한 40대 과학자 척 게쉬키(Chuck M. Geschke)와 존 워녹(John Warnock)이 공동 창업했다. 이들이 개발한 포스트스크립트(Postscript) 기술은 컴퓨터 그래픽과 출판산업 혁명의 밑거름이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어도비시스템즈의 소프트웨어들은 전자출판 및 컴퓨터 그래픽 분야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어도비가 개발한 PDF도 포스트스크립트 기술에 기반한 전자문서 포맷으로 웹 출판 시대의 표준 문서로 자리잡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현재 전자출판 및 컴퓨터 그래픽 분야의 표준을 선도하며 미국 본사 외에 세계 26개국에 지사를 두고 3천7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있다.

'포토샵'과 '애크로뱃' 두 가지 대표 제품만으로도 어도비는 대표적 소프트웨어 회사로, 그래픽과 문서관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세계 26개국에 지사를 두고 3천700명의 직원을 두고있다. 매출은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전년대비 29% 성장한 16억6천7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어도비의 신화는 오히려 창조적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 디자이너를 위한 '오피스'...'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어도비는 포토샵외에 다양한 그래픽 관련 소프트웨어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그래픽 분야의 '영원한 지존'을 노리며 어도비가 야심차게 출시한 제품이 있다. 바로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어도비의 대표 제품들을 통합한 플랫폼 통합 솔루션이다. 이는 단순히 여러 제품을 한 데 묶은 것이 아니라, 디자인 관련 소프트웨어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고라이브'의 최신 버전들을 모두 함께 연동해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디자이너를 위한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크리에이티브 스위트는 사용자에 의해 지정된 ‘공통 도구모음’을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각각의 개별 프로그램에서 제작된 이미지 파일을 유기적으로 호환해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인쇄하거나 웹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공해 작업 능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한마디로, 종합 선물 세트 수준을 넘어서 하나의 완벽한 통합 툴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S)’는 올해 4월 또 한번 업그레이드 버전이 출시됐다. 이미지 편집 SW인 '어도비 포토샵 CS2', 벡터 그래픽 SW인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CS2', 전자출판 SW인 '어도비 인디자인 CS2', 웹과 모바일 콘텐츠 제작 SW '어도비 고라이브 CS2' 등 4개의 디자인 및 인쇄출판 관련 제품이 업그레이드됐고, 여기에 파일버전을 관리해주는 '버전 큐 CS2'와 함께 올해 초 출시된 '어도비 애크로뱃 7.0 프로페셔널' 및 새롭게 소개된 '어도비 브릿지'와 '어도비 스탁 포토'가 포함됐다.

획기적인 기능이라고 평가받는 어도비 브릿지는 개별 제품간의 완벽한 연동성을 가능케 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여주며 창의성을 지원해 준다. 어도비 스탁 포토는 설계와 디자인 작업 중에 로열티가 없는 고품질 이미지를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서비스이며, 또 강력한 파일버전 관리 및 협업 도구인 버전큐 CS2는 사용자들이 어도비 CS2로 제작된 프로젝트의 이전 버전이나 대체 파일 버전을 찾아서 미리 보기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한 마디로 협업 기능이 대폭 향상됨으로써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어도비 대표 제품군의 완벽한 하모니를 경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이전 버전과는 달리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2’ 버전은 한글 버전이 지원될 예정이다.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오피스'화 전략을 통해 그래픽 소프트웨어 시장의 영원한 지존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 또 하나의 축 'PDF', 전자문서의 표준을 노린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2’ 와 함께 어도비가 새로운 도약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것이 사무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용 솔루션 '어도비 지능형 문서 플랫폼(AIDP)'이다. 그동안 개인용 그래픽 소프트웨어 회사로 인식돼 온 어도비가 본격적으로 기업용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 제품이다.

문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중심 수단이며 어도비는 '사람과 비즈니스의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것을 기술 개발의 대전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어도비가 사용자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지능형 문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느 목표아래, 선 보인 것이 AIDP다. 더구나 PDF(Portable Document Format)라는 표준을 주도해 온 어도비의 기술력은 AIDP 개발에 든든한 발판이다.

93년말 PDF와 함께 소개된 '애크로뱃' 제품은 점점 더 발전하는 웹 기술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정보를 접해야 했던 사람들에게 통일된 문서 포맷과 안정성을 제공했다. 특히 '어도비 리더'를 무료로 배포하여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문서를 공유하고 의사소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90년대부터 계속 추진한 인수합병으로 축적된 기술력은 애크로뱃이 단순히 웹상의 문서를 안정적으로 열람하는 데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이미지, 문서를 출력, 편집하는 데에도 가장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지난 1월 발표된 애크로뱃의 최신 버전인 '애크로뱃 7.0'은 빨라진 실행 및 문서 생성 속도, 전자 서류철, 전문가 스타일 양식, 아웃룩 등 이메일의 PDF 문서 작성 기능, 그리고 애크로뱃 리더의 코멘트 기능 등 업무 생산성 증가를 위한 기능들이 강화된 제품이다.

이처럼 문서의 활용도가 높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종업원, 고객, 경영 동반자간 업무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에서 기존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던 방식 그대로,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지능형 문서(인텔리전트 도큐먼트)를 사용하고 싶어 한다. 또한 개인화된 콘텐츠 제공, 복잡한 내부 및 외부 협업의 활성화, 핵심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 그룹 간의 데이터 및 트랜잭션 교환을 원한다. 표준 PDF(Portable Document Format)의 범용성과 안정성을 활용하면서 위의 모든 비즈니스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어도비의 지능형 문서 플랫폼(AIDP)인 것이다.

어도비의 지능형 문서 플랫폼(AIDP)를 통해 모든 업무 프로세스의 단계에서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협업이 가능하게 될 수 있다. 어도비 지능형 문서 플랫폼은 더욱 안전하고 유연하게 고급 기능을 확장함은 물론, 방화벽 내부 및 외부의 기업 응용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지능형 문서 플랫폼은 어도비 문서 서비스를 활용하여 지능형 문서를 만들고 이를 업무 처리 과정에 통합한다.

사용자는 지능형 문서 플랫폼을 사용하여 수작업 중심의 비효율적인 종이 기반 업무 흐름을 파트너와 직원을 모두 포괄하여 능률적이고 자동화된 과정으로 대체할 수 있다. 내부 업무 흐름의 자동화로 인한 물적, 인적자원의 효율화뿐 아니라 외부 자원까지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

'애크로뱃 리더'와 같은 최소 기능만 가지고 있는 외부인도 작성자의 허가 여하에 따라 자료를 열람해 검색하거나 코멘트를 달 수 있게 되어 얼마든지 커뮤니케이션에 동참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저변의 자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지능형 문서 프로젝트는 대내외 협업이 극대화되는 새로운 경험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접근하고 공유하기 편하다는 것이 언제나 장점일 수만은 없다. 정보는 공유만큼이나 보안, 즉 희소가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효율성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안전성'이다. 특히 금융과 같은 정보를 다루는 기업은 더욱 안정성이 중요하다. 전자문서는 공유와 협업뿐 아니라 정보의 통제 또한 쉽게 지원한다. 사용자가 생성한 문서의 소멸 또한 내가 지정할 수 있으며, 그 정보에 대한 접근, 수정 또한 생성 당시에 정해놓을 수 있다.

그래픽 소프트웨어 시장의 통일이후 전자문서 시장의 통일까지 노리는 어도비의 야심이 시작된 것이다.

◆ PDF와 플래시의 '찰떡 궁합'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넘어 기업용 전자문서 솔루션 공급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어도비는 현재까지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4일로 마감된 2005년도 1분기에 어도비는 4억7천2백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4억2천만달러에 비해 12% 성장했다. 특히 지능형 문서 사업군 매출은 1억6천만 달러로 전체 매출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부르스 치즌(Bruce Chizen) 어도비 CEO는 "디지털 콘텐츠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어도비 솔루션의 수요도 다양한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전세계 기업들과 정부 기관에서 PDF 기반의 지능형 문서로 업무 전자화를 추진하는 예가 많다"며 "어도비는 이번 1분기의 성장을 2분기에 계획된 몇몇 대형 프로젝트로 이어나가 2005년에 더 큰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본사뿐만 아니라 한국어도비시스템즈도 현재 변신중이다. 어도비시스템즈의 네 번째 아시아 현지법인으로 지난 1997년 10월에 설립된 한국어도비는 기업용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대내외 조직의 정비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말까지 채널 정비를 통해 10여개 파트너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대한생명 등 생보사 8곳에 AIDP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에는 제1 금융권과 대기업으로 더욱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어도비의 새로운 도전과 관련해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사건'이 지난 4월17일 터졌다. 바로 '플래시'로 유명한 매크로미디어를 전격 인수한 것이다. 대형 M&A 소식이 곳곳에서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어도비와 매크로의 결합만큼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사례도 흔치 않다.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지존과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왕좌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 회사 모두 개인용 소프트웨어를 넘어 기업용 시장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공동의 적'과 맞상대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는 점도 둘이 힘을 합치게 된 배경이다.

두 회사의 통합은 모바일 시장 및 엔터프라이즈 부문에서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결합으로 어도비는 '규모의 경제'라는 전략적 강점을 보유하게 됐다. 어도비 자체의 두 자릿수 매출 증대와 매크로미디어의 매출을 합쳐 연말 가시적인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는 50억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한다는 어도비의 계획에 큰 디딤돌이 마련됐다.

브루스 치즌 어도비 CEO는 "양사의 합병으로 문서, 이미지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오디오와 비디오에 이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제작, 관리, 전달할 수 있는 통합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양사가 보유한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PDF와 플래시의 기능을 보완, 통합하여 저작 및 협업 소프트웨어 업계를 선도할 기술 플랫폼을 제공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비용 절감은 물론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찰떡 궁합'이란 평가속에 플래시와 PDF의 결합이 시작됐다.

◆ "올해는 대기업 공략의 원년"...이호욱 한국어도비시스템즈 대표

"지난해 애크로뱃을 기반으로 한 전자문서 솔루션으로 제2 금융권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제1 금융권과 대기업에도 레퍼런스를 만들겠다."

이호욱 한국어도비 대표는 "올해가 대기업 시장 진출 원년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포토샵'이 워낙 유명해 어도비는 그래픽 소프트웨어 업체라는 인식이 강하다.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그러나 PDF 포맷을 앞세워 기업용 전자문서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려는 노력은 한국어도비에서 불어닥쳤다.

나아가 올해는 제1 금융권 및 정부기관, 대기업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대형 SI업체와도 제휴를 추진중이며, 그래픽 소프트웨어라는 인식을 넘어 기업용 솔루션 업체로 거듭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도 힘쓸 계획이다.

어도비와 매크로의 결합으로 한국어도비와 한국매크로도 정리가 필요해졌다. 이와 관련 이호욱 사장은 "올해말까지는 두 지사 모두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결합에 대한 그림은 하반기말에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그러나 양사 합병의 시너지에 대해서는 확신에 차있다. "웹에서 유통되는 문서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1위가 '플래시' 문서이고 2위가 'PDF' 문서입니다. MS의 '워드' 문서가 3위구요." 이 사장은 웹에서 유통되는 1, 2위 문서의 개발사들이 결합했으니 시너지는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이 사장은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웹 출판 및 전자문서 표준을 노리고 있지만, 웹 문서 1, 2위를 점하고 있는 매크로와 어도비의 결합은 쉽게 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사장은 "플래시와 PDF는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PDF는 텍스트 기반이고 플래시는 영상이 기반이다. 책으로 보면 소설책과 그림책의 차이라고 본다. 이제 이것이 웹에서 결합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호욱 사장은 1997년 한국어도비 설립 당시 원년멤버로 합류했다. 마케팅 및 영업을 거쳐 지난해 사령탑에 올랐다. 그가 본 어도비는 어떤 회사인가.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일 자체가 취미인 것 처럼 일할 수 있는 곳, 어도비의 장점은 그런 것이다. 어도비의 개발자들은 준 디자이너급인 사람들이 많다. 디자이너들의 욕구를 잘 아는 사람들이 제품을 만들었기에 지금까지 장수할 수 있었다. 아티스트들이 많은 회사여서 그런지 기업의 문화도 무척 자유롭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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