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다시뛰는 글로벌 거인들-(4)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향해


 

'The Most Admired Company(가장 존경받는 기업)'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경영목표다. '세계를 리더하는 글로벌 기업', '세계 초우량 기업' 등과 같은 목표가 흔한 상황에서 다소 뜻밖이다. 특히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아직도 백안시 하는 문화가 남아 있는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쨌든 한국 썬은 당당히 '가장 존경받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우고 차근 차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역사와 현황

'네트웍이 곧 컴퓨터'라는 비전을 통해 네트웍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지원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썬 파이어 서버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버 제품군, 스토리지 제품군, 웍스테이션, 솔라리스(Solaris) 운영환경, 울트라스팍(UltraSPARC) 프로세서, 오픈 네트웍 컴퓨팅의 핵심인 자바(Java) 기술 등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과 플랫폼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 500여개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한국썬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유닉스 서버는 공공, 교육, 금융, 대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최근에는 AMD옵테론 프로세서가 탑재된 서버를 선보이고 매 분기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썬은 소프트웨어 시장 공략에도 최근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부터 '썬 테크데이', '자바 테크포럼' 등 관련 세미나를 잇따라 개최하고 썬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6일 본사에서 스캇 맥닐리 CEO가 방한, 자바 관련 소프트웨어 R&D센터를 설립했다. 썬 본사는 이 연구소에 향후 4년간 5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본사의 이같은 투자발표는 한국 시장에 대한 위상을 평가한 것이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썬의 실적이 뒷받침된 때문이다.

400여명의 직원으로 크게 영업, 클라이언트 솔루션, 서비스, 지원조직으로 한국썬은 구성돼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공급하는 토털 솔루션 업체를 지향하고 있는 한국썬은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최적화된 솔루션을 통해 국내 IT업계를 견인해 나간다는 야심에 차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굴지의 글로벌 기업에 비해 직원 수가 적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한국썬은 단호히 머리를 흔든다. 직원 수가 적은 것은 100% 채널 판매를 고집하는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며, 500여개의 파트너 회사들과 강력한 연대를 맺고 있어 이들 회사의 직원도 사실상 한국썬의 직원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썬은 파트너 회사 인력들에게도 트레이닝 등 똑같은 기회를 주고 있다.

◆미국, 일본 등과 동일한 위상

한국썬은 지난해 부터 아태지역본부를 거치지 않고 본사에 직접 리포트하고 있다. 썬 본사가 15개 지역에 대해서는 본사에 직보토록 조직을 개편한 때문이다.

본사에 직접 보고를 한다는 것은 그 만큼 해당 지역 시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직보를 하는 나라는 한국외에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태리, 영국, 캐나다 등이 있다. 썬 본사는 한국을 이들 국가와 동일한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썬은 매출을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약 2억달러 가량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려가고 있다는 것이 내부 직원들의 귀띔이다.

◆"사장님 어디계세요?"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목표로 내세우고, 꾸준한 매출 증대로 본사로부터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한국썬의 독특한 사내 문화와 각종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낸 성과다.

한국썬에는 사장실이 없다. 사장도 직원과 똑 같은 자리에서 일한다. 그것도 매일 자리를 예약해 앉기 때문에 사장이 그날 어디에서 일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갖 입사한 직원이 열심히 일하다 보면 뒤에 사장이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보게 된다.

한국썬은 지난 2001년 아셈타워로 이전하면서 직장인의 바람인 자율 출퇴근제와 자신이 일할 자리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플렉서블 오피스'를 구축했다.

플렉서블 오피스란 말 그대로 시간과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해 업무 생산성과 삶의 질을 극대화 한 것으로 썬이 자사의 최신 기술과 제품을 기반으로 구현한 새로운 개념의 사무공간이다.

한국썬은 플렉서블 오피스로 인해 출퇴근이 자유로워졌으며, 고정 자리도 없어졌다. 400여명의 직원 중 회계, 인사 부서를 제외하고는 신입사원부터 사장에까지 회사 내에 고정 자리가 없다. 대산 자신의 ID가 부여된 스마트카드만 있으면 어느 자리에서건 자신이 해오던 업무를 연속해서 처리할 수 있다.

고정석이 없다보니 부서간 장벽도 사라졌다. 그만큼 분위기가 화목해지고 정보교류도 원활해 졌다.

한국썬은 플렉서블 오피스로 인해 업무 생산성이 30% 정도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특히 앞으로 직원을 충원하더라도 책상을 추가로 설치 하지 않을 방침이다. 상당수의 직원이 외근을 하는 구조에서 굳이 책상수를 늘리지 않고도 수시로 빈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플렉서블 오피스는 썬이 전 세계 지사에 구축해 놓고 있어 출장을 갈 때도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가는 대신 스마트 카드 하나면 오케이다.

썬 본사는 이를 통해 연간 7천2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플렉서블 오피스는 '썬의 모든 제품은 썬이 먼저 쓴다'는 이회사의 모토와도 관련이 깊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씬 클라이언트'와 웹 기술을 접목시켜 구축한 것이 플렉서블 오피스 이기 때문이다. 중앙 서버에 모든 데이터를 집중화 하고 썬 클라이언트인 '썬 레이'를 책상에 놓은 것으로 이같은 사무실을 구현한 것이다.

씬 클라이언트의 기능 중 가장 대표적인 기능인 '핫 데스킹'으로 인해 작업자가 세션 정보를 시스템간에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다. 따라서 작업자는 썬 레이가 놓여 있는 자리면 어떤 자리에서도 스마트 카드로 로그인만 하면 중단했던 바로 그 단계에서부터 동일한 작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 시스템은 컴퓨팅 작업이 모두 서버에서 이뤄지므로 클라이언트 쪽에서는 하드웨어나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그만큼의 비용이 절감된다.

◆토종 기업을 무색하게 만드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한국썬은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목표로 하는 만큼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원)생들의 취업문을 열어주기 위한 "썬스타'프로그램이다.

사상최대 취업난을 맞아 외국계 IT기업에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요즘 한국썬은 2003년 말부터 대학교 및 대학원 학생들에게 6개월 동안 한국썬에서 실무 훈련 기회를 주는 '썬스타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년에 2회 실시하며 1회에 약 30여명의 학생을 선발해 현업에 배치해 연수 기회를 준다. 연수동안 참가자는 홍보나 회계 등 기업 실무, 기업 문화, 썬 기술 등 다양한 실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현재 4기가 연수중인 이 프로그램은 그 인기를 반영, 평균 8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 인사부 정태희 이사는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은 현장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연수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정부의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어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연수생들에게는 정부 보조금 30만원을 포함해 월 80만원이 활동비로 지급된다.

◆뛰어난 복리 후생제도

한국썬은 어떤 회사보다 내부 직원들의 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다.

이같은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 '썬업(SunUP)'이라는 독특한 컨셉의 복지제도다. 말그대로 복리후생으로 임직원의 의욕을 업(Up) 시키겠다는 의미다.

썬업 프로그램은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 프로그램이다. 건강 카페/레저 카페/문화 카페/생활편의 카페/배움 카페 등 5가지 메뉴로 구성돼 있다. 관련 항목을 임직원이 스스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연초에 부여된 마일리지를 사용해 이용한다.

예컨대 배움 카페의 경우 교육비 지원, 스포츠 센터 이용, 정보 이용 등 자기 계발을 위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각종 자격증 준비, 학원 수강 및 온라인 강의를 듣거나 온라인 서점에서 도서 구매도 할 수 있다.

레저 카페는 온라인으로 여행을 신청할 수 있고, 본인은 물론 자족의 각종 놀이 및 숙박시설, 레저스포츠 등의 이용도 가능하다. 문화 카페에는 공연 관람, 스포츠경기 관람, 문화행사 참여 등이 가능하다. 생활편의 카페에서는 온라인 꽃 배달 서비스부터 가족 식사권, 정기간행물 구독과 같은 가정 친화 서비스부터 이사 비용이나 주택대출 이자 지원 등 생활안정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한국썬에는 또 진짜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는 '썬 카페'라는 이름의 이곳에서는 각종 커피와 간단한 음식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물가가 비싼 아셈타워 인근의 분위기 때문에 직원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있다.

. "행복한 가정이 행복한 직장을 만든다"...유원식 사장 "행복한 가정이 없다면 남보다 빠른 성공도 공허하다. 행복한 직장생활은 행복한 가정에서 비롯된다." 한국썬 유원식 사장은 2002년 취임 이후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아래 2004년부터 3개년 계획을 차근 차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좋은 기업은 기술 리더십과 뛰어난 경영실적 등과 같은 외적인 요인도 갖춰야 하지만 임직원 스스로 만족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내적 요소도 필수적이다"고 강조한다.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뤄 가정이 행복하면 일도 열심히 하고 덩달아 기업도 성장해 좋은 인재가 회사에 남게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직원 가족의 행복을 위해 3개월에 한 차례씩 직원과 가족들이 참여하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금연, 재테크, 자녀와의 대화, 스태미나와 컨디션 관리 등을 주제로 강의를 듣고 직원 가족들도 참석해 부부간에 비디오로 영상편지를 만들어 '사랑해요! 힘내세요!'라는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한다. 유 사장은 3개월마다 한번씩 e메일로 업무목표 계획서를 주고 받는다. 사장이 먼저 매출을 얼마나 올리고, 일주일에 운동을 몇 번 하고, 가족과 여행은 어디로 가고, 책은 몇 권 읽겠다는 목표를 직원들에게 공개한다. 직원들이 사장에게 보내는 e메일에는 일일이 답장을 쓴다.

처음에는 사장의 이메일 답장에 직원들이 당황해하고 일회성이 아닌가 반신반의 했지만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직원 복지를 위해 연간 1천만원씩 직원 및 가족의료를 보장해 주고 있다. 또 직원 계발을 위해 본사 파견, 시그마 프로젝트등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도 시키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한국썬은 최근 본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15개 국가 중 직원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유 사장은 기업 CEO로 비즈니스 측면도 간과하지 않고 노력한다. 지난해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도 목표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도 두자리 수 이상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유 사장은 "기업에게 고객과 투자자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썬은 매년 본사차원에서 4월 셋째주 일주일간 자원봉사 주간인 '월드와이드 발런티더 위크'를 지정, 세계 곳곳의 지역사회를 위해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썬은 봉사주간에 직원 바자회를 열어 성금을 모으고 서울, 경기지역의 각종 봉사시설을 방문해 청소, 세탁, 식사, 교제, 컴퓨터 작업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주간 외에도 한국썬 직원들은 매월 일정금액을 모아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봉사 동아리인 '사랑나눔'을 결성해 매분기 시작 첫달 금요일과 매월 1회 토요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유 사장은 81년 광운대 응용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전자계산학 석사를 마쳤다.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본부, 한국휴렛팩커드 컴퓨터시스템사업부, 컴퓨터 및 주변기기유통사업본부장, CCO사업본부장, 기업고객영업본부장, PSG 그룹장 등을 그쳐 2002년 8월 19일 한국썬 사장으로 취임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다시뛰는 글로벌 거인들-(4)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가장 존경받는 기업'을 향해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