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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글로벌 거인들-(3)한국SAS] 세계 BI 시장의 명성, 이제 한국에 심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캐리(Cary)시에 마련된 대지 120만평의 '캠퍼스'. 우리나라 여의도의 절반 가량되는 이 캠퍼스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설립돼 있고, 육아센터도 2곳이 운영중이다. 캠퍼스에는 또 농구코트와 탁구대, 댄스홀, 그리고 요가실을 포함한 거대한 체육관이 세워져있고 의사 및 물리치료사, 마사지사 등이 상주하는 의료시설과 노인복지 프로그램도 가동중이다.

5%를 밑도는 이직률이 SAS의 기업문화를 잘 말해준다.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에 매년 빠지지 않고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물론 IT 업체 가운데는 1위다.

SAS Institute Inc.

설립연도 1976년
최고경영자 제임스 에이치 굳나잇 (James H. Goodnight)
SAS인터내셔널 CEO 아트 쿡 (Art Cooke)
전세계 직원수 약 10,000명
매출 13억4천 달러 (2003년)
본사 주소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주, 캐리(Cary) 시
지사 전세계 270여 개
고객사 금융, 통신, 제조, 공공, 의료, 교육기관, 등 40,000 여개

SAS는 이렇듯 기업의 독특한 직원복지 프로그램으로 이름난 업체다. '직원을 회사에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대접하면 결국 그 직원은 회사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된다'는 창업자이자 회장인 제임스 굿나잇( James H. Goodnight) 회장의 경영철학이 오늘의 SAS를 만든 든든한 버팀목이다

◆ "직원을 대접하면 그 직원은 회사에 도움을 준다"

SAS는 비상장기업이다. 그렇다고 상장요건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지난해만 해도 전년대비 15% 성장한 매출 15억달러에 이른다. 매출만 비교하면 우리나라 최대 SI 업체인 삼성SDS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식 발표는 안하고 있지만 순익도 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비상장기업으로 남아있는 것은 '못해서가 아니라 안하기' 때문이다

"돈 벌어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직원들 복지에 신경쓰는 것도 힘든 일인데, 골치아프게 상장해서 주주들에게 시달리고 싶지 않다"는 엔지니어 출신 굿나잇 회장의 '고집(?)에 따른 것. 그래서 SAS는 여전히 굿나잇 회장의 개인회사다.

이래저래 '연구대상'인 기업이다.

SAS는 1976년에 설립됐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의 농업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4명의 연구자 가운데 2명이 공동설립했다.

통계 소프트웨어로 출발한 SAS는 여론조사 분석이나 장단기 경제예측, 기업의 연구 개발을 위한 실험설계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후 90년대 들어서면서 통계 소프트웨어 시장이 개인 및 그룹 등으로 제한되기 시작하면서 성장이 둔화되자, 기업 시장으로 눈을 돌려 BI 시장에 발빠르게 진입한다.

[SAS의 주요 직원복지프로그램]

▲ 주당 35시간 근무 (오후 5시가 되면 녹음된 자동응답 메시지가 '대부 분 직 원들이 이제 퇴근했습니다'라고 설정) ▲ 직원 1인 1사무 공간 제공 ▲ 카페테리아의 피아노 라이브 공연 ▲ 탄산음료, 커피, 차와 주스의 무제한 공급 ▲ 크리스마스와 신정 사이의 일주일간 유급 휴가 ▲ 두개의 풀사이즈 농구 코트, 탁구대들, 댄스 홀, 그리고 요가실을 포함한 7만7천 평방 피트에 달하는 체육관

▲ 운동복 무료 세탁 ▲ 두개의 직장내 육아센터 및 한개의 직장 밖 육아시설 ▲ 6명의 간호사와 2명의 의사가 상주하는 직장 내 건강 클리닉 ▲ 무료 건강 보험 ▲ 평상복 근무 ▲ 노인 건강 어드바이스와 전문의 소개 프로그램 ▲ 주당 수차례의 직장 내 마사지 ▲ 배우자 및 가족 복지 혜택 ▲ 본인 또는 가족 병간호를 위한 무제한 병가 ▲ 직원들에게 매주 화요일 22.5톤의 M&Ms 초콜릿 제공

이후 데이터웨어하우스(DW), 데이터마이닝(DM), 다차원분석처리(OLAP) 등 CRM 요소기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포춘지 선정 1백대 기업들의 97%가 CRM 분야에서 SAS의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SAS는 데이터마이닝, 데이터웨어하우스 등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석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BI 전문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2000년대들어서는 OLAP 툴, 추출(ETL) 툴 등 데이터웨어하우스 솔루션에서부터 데이터마이닝, 고객관리(CRM), 리스크관리, 기업성과관리(CPM)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BI 제품군을 대거 선보이며 BI 종합 솔루션업체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

매년 매출의 2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SAS의 자랑거리다.

◆ 한국SAS, '은둔의 세월'을 벗는다

독특한 기업문화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SAS지만, 한국지사인 한국쌔스소프트웨어(한국SAS)는 그동안 '은둔의 세월'을 보냈다 할 만큼 '조용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한국SAS도 지난해부터 커다란 변화의 기류에 휩싸였다. 2004년 1월 신임 지사장이 부임하면서 부터 대대적인 정비작업이 시작된 것. 이전까지 한국SAS는 안무경 초대 지사장이 13년을 이끌어왔다. 신임 조성식 지사장은 결국 15년 한국SAS 역사에 두번째 사령탑인 셈이다.

조성식 사장은 "SAS 본사의 철학이나 문화와 비교했을 때 SAS코리아는 너무도 조용하게 비즈니스를 해왔고, 직원들의 사기도 그리 높지 않았다"며 "조직원들의 마인드를 개선하는데 가장 역점을 두고 정비작업을 했다"고 말한다.

직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대폭 강화하고, SAS의 자랑인 복지 프로그램도 하나둘 개선해나갔다. 그리고 외부 홍보에서 신경을 써, 마케팅 측면에서도 SAS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무엇보다 통계 소프트웨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BI 솔루션 업체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출시한 SAS의 야심작 'SAS 9'을 정면에 내세워, BI 시장은 물론 '바젤II' 기반의 리스크관리 시스템 시장에 적극 진출해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개가도 올렸다.

조성식 사장은 "내부 분위기 개선, 외부적으로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앞으로 더욱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해 한국SAS는 전년대비 20% 가량 성장한 매출 170억원을 올렸다. 무엇보다 2003년 약 10억원의 적자였던 상황이 지난해 9억여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20%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올해들어서도 한국SAS의 발걸음은 바쁘다. LG CNS와 제휴를 맺고 시장 공동진출에 나선 것은 물론 주요 SI 및 컨설팅 업체와 적극적인 제휴를 추진중이다. 인텔과도 손을 잡고 공동세미나를 개최하며 BI 시장 리더십 확보에 나섰고, 티맥스 등 국내 주요 업체들과도 제휴에 나섰다.

한국SAS의 변신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 "한국SAS는 지금도 변신중" 조성식(52) 한국쌔스소프트웨어(한국SAS) 사장. 대한항공에서 프로그래머로 출발, 미국 EDS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현대정보기술, LGEDS에서 공공 및 운송분야 프로젝트를 총괄해왔다. 이후 SAP코리아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월 한국SAS의 두번째 지사장에 올랐다. 한국쌔스소프트웨어가 설립된 것이 지난 1990년이었으니 올해로 출범 15년째. 만만치 않은 구력을 자랑하는 기업이지만, 브랜드 파워면에서 SAS는 국제적 명성이나 구력에 못미치는 게 사실이다.

한국SAS의 출발이 개인용 통계 소프트웨어였고, 특정 영역에서 주로 사용돼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한국SAS가 도전적인 모습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였던 게 컸다. 그래서인지 조성식 사장은 '변화'라는 말을 유독 강조했다. "두가지 점에서 변화를 추구했다.

하나는 내부 변화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SAS의 자랑인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자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외부적으로 한국SAS를 툴업체가 아니라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었다." 내부 개혁과 관련 조 사장은 보상시스템(Incentive)을 크게 손봤다고 설명한다.

조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신뢰와 사기를 더욱 높여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적절한 보상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돼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13년만에 처음으로 보상이라는 것을 직원들이 받았을 것이다. 이같은 보상 시스템에 따라 첫 여성임원도 탄생했고, 억대연봉을 챙긴 영업사원도 나왔다.

" 조 사장은 또 "올해에는 이같은 보상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분기별 포상제를 실시하고 전직원 건강검진을 회사에서 지원한다. 직원들의 동호회 활동은 물론 영어교육도 회사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의 정신으로 무장한 직원들이 회사를 믿고 일할 수 있도록 한다는 SAS만의 기업문화를 한국SAS에도 적극 이식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조성식 사장은 이같은 변화가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에서 힘을 얻게된다고 말한다.

조 사장은 "다른 외국계 기업과 달리 한국SAS 지사장에게는 인사 및 경영에 대한 전권이 주어져 있다. 물론 경영과 관련 본사의 결재를 받아야 하지만, 대부분 로컬 매니저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이는 문화다. 모든 권한을 주는 대신 그 모든 책임을 지사장이 지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의 효과가 나타난 것일까. 조 사장은 "작년 이맘때 17명이 나갔다. 그러나 이후 지금까지 퇴사자가 단 1명에 그쳤다. 내부 조직변화의 가장 큰 성과를 입증해주는 사례라고 본다"고 자랑한다.

두번째 외부적인 변화와 관련해 조 사장은 '바젤II'에 집중한 것을 예로 든다. "시장의 요구와 흐름에 잘 맞았던 것 같다. 지난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프로젝트를 석권한 것도 툴에서 솔루션으로 선회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통해 현재 한국SAS 매출의 60%가 솔루션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20~30%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한국SAS는 지난해 흑자전환이라는 성과에 더해 올 1분기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 사장은 "올 1분기 매출만 놓고 보면 한국SAS가 일본이나 호주의 SAS 지사들을 제쳤다"며 "분기 실적만 비교한 것이긴 하지만, 처음있는 일"이라며 올 20% 매출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 사장은 끝으로 BI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 강조했다.

"과거 30년동안 과거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현재를 예측하는 시스템이 IT기술의 대세였다면, 이제 CEO들의 관심은 미래의 모델까지 예측하길 원한다. 이는 SAS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IT 업계에 발을 디딘지 25년, 조성식 사장은 한국SAS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계속되는 한국SAS의 변화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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