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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BIFF]3관왕 '메기'·극찬 '벌새'…부산의 발견(결산②)


이옥섭 '메기', CGV아트하우스상 등 3관왕 영예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내실 있는 한국영화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진 영화인들의 활약에 주목하는 뉴커런츠 부문부터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까지, 수작 독립영화들이 줄지어 관객을 만났다. 사회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재기발랄함을 잃지 않은 작품들을 비롯해, 여성 인물의 성장을 묵직하게 그려내 국내외 관객과 게스트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들도 있었다.

비전 부문에 초청된 이옥섭 감독의 '메기', 뉴커런츠 부문 초청작인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뜨거운 호평을 얻은 영화들이었다. 도시의 청년들을 주인공으로 믿음과 불안에 대한 질문을 던진 '메기'는 지난 12일 열린 '비전의 밤' 시상식에서 CGV아트하우스상과 KBS독립영화관상, 시민평론가상 등 3관왕을 차지해 뜨거운 박수를 얻었다. 1994년을 배경으로 소녀 은희의 이야기를 그린 '벌새'는 영화제 기간 내내 언론과 평단, 해외 관객들의 호응까지 이끌어낸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메기'는 병원에서 일하는 여성 윤영(이주영 분)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윤영은 일련의 사건을 맞이하며 직장에서, 그리고 남자친구 성원(구교환 분)과의 관계에서 믿음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흔들리게 됨을 느낀다.

영화를 연출한 이옥섭은 단편 '4학년 보경이'(2014)로 제1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경쟁 심사위원 특별상과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구교환 감독과 함께 연출한 단편 '플라이투더스카이'(2015)로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경쟁 대상을 수상한 감독이다. 상상력이 돋보이는 재기발랄한 서사와 감각적인 영상미로 영화 팬들의 꾸준한 지지를 얻어왔다. '메기'는 그의 첫 장편 영화다.

안주영 감독의 '보희와 녹양' 역시 '메기'와 함께 올해 영화제에서 일반 관객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은 작품 중 하나다. 아빠를 찾기 위해 단짝 녹양(김주아 분)과 여정을 떠난 보희(안지호 분)의 이야기다. 인물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익숙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재치과 개성을 잃지 않은 감독의 역량이 빛난다. 배우 안지호와 김주아의 연기력 역시 놀라울만큼 훌륭하다.

안주영 감독은 단편 '옆구르기'로 지난 2015년 미쟝센단편영화제 희극지왕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2016년 한국영화아카데미 32기 연출전공을 졸업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공식 초청된 '보희와 녹양'은 그의 첫 장편 영화다. 권만기 감독의 '호흡'과 함께 KTH 어워드(KTH Award)를 수상했다.

'벌새'는 중학교 2학년생 은희(박지후 분)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 소녀의 안에 자리한 마음의 지형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성수대교 붕괴 및 김일성 사망 등 여러 사건들이 발생했던 1994년 한국 사회의 공기 역시 담긴 영화다. 배우 박지후와 김새벽(영지 역), 이승연(은희 모 역), 정인기(은희 부 역)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김보라 감독은 여전히 수작 단편으로 언급되는 '리코더 시험'(2011)에 이어 첫 장편 '벌새'로 뛰어난 역량을 지닌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올해 영화제에서 넷팩상(NETPAC Award)을 수상했다.

김진유 감독이 연출한 '나는 보리'는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열 한 살 소녀 보리(김아송 분)의 일상을 비춘다. 엄마와 아빠, 동생까지 화목한 네 식구 안에서 자란 보리는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다. 가족 모두가 청각장애인인 가운데, 보리는 자신만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떤 소외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보리는 불꽃놀이를 보며 '소리를 잃고 싶다'는 소원을 빌게 된다.

영화는 한 소녀가 품게 된 뜻밖의 고민을 따뜻하고도 깊은 시선으로 비춘다. 보리 역 김아송과 동생 역 이린하의 연기는 보는 내내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낸다. 김유리 감독의 '영하의 바람'과 함께 한국영화감독조합상(DGK Award)을 수상했다.

이하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의 밤' 수상작

▲넷팩상(NETPAC Award)='벌새'(감독 김보라, 대한민국)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FIPRESCI Award)='붉은 남근'(타쉬 겔트쉔, 부탄 독일 네팔) ▲시민평론가상(Citizen Critics Award)='메기'(감독 이옥섭, 대한민국) ▲부산시네필상(Busan Cinephile Award)='브루스 리와 무법자'(감독 유스트 반데브루크, 영국, 네덜란드, 체코) ▲CGV아트하우스상(CGV Arthouse Award)='메기'(감독 이옥섭, 대한민국) ▲한국영화감독조합상(DGK Award)='나는 보리'(감독 김진유, 대한민국), '영하의 바람'(감독 김유리, 대한민국) ▲KBS독립영화상(KBS Independent Film Award)='메기'(감독 이옥섭, 대한민국) ▲KTH 어워드(KTH Award)='호흡'(감독 권만기, 대한민국), '보희와 녹양'(감독 안주영, 대한민국)

조이뉴스24 부산=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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