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결산]하나된 남과 북, 같은 시선으로 미래 본다

여자 농구 단일팀 성과…여러 종목 단일팀 구성 가속화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하나된 남과 북은 그 어느때보다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똘똘 뭉쳐 결과를 냈다. 이제는 같은 시선으로 미래를 볼때다.

지난 2일 폐막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49개 은매달 58개 동메달 70개 메달 수 177개 종합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지지 않은 메달들이 있다. 바로 남과 북이 하나 되어 만들어진 단일팀의 성적이다. 단일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 1개, 은메달 1개 그리고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용선과 카누, 여자농구 등에서 거둔 성과다.

물론 남과 북이 서로 힘을 합쳤기 때문에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 맞다. 메달의 수나 색깔과 별개로 단일팀으로서 대회에 참가하고 더불어 메달까지 땄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 여자 농구 단일팀이었다.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북한 농구 에이스 로숙영과 발 빠른 가드 장미경, 김혜연 등이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최고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 대회에 참가했다. 코치진도 남측의 이문규 감독, 하숙례 코치와 북측의 정성심 코치가 참가해 그 의미를 더했다.

대회 초반까지만 해도 호흡의 문제가 드러났다. 농구 용어에서 쓰는 말이 다르다보니 빠른 전술 전달이 되지 않으면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다소 엇갈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문규 감독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면서 믿음을 보였다.

결국 그 말이 맞았다. 에이스 로숙영은 사소한 언어의 장벽을 마치 무시하듯이 득점을 쏟아냈다. 박혜진과 장미경은 투 가드 시스템에서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맏언니 임영희는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리더십으로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이러한 조화가 이뤄지면서 단일팀은 결승까지 진출했다.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에게 65-71로 석패했지만 마지막까지 멋진 경기력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남과 북의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 손을 맞잡은 장면들보다 이들의 땀과 미소, 눈물이 코트에 어우러지는 장면에서 국민들은 희열을 느꼈다.

이들은 3일 선수촌을 퇴촌하는 순간까지도 함께 석별의 정을 나누는 등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로숙영은 결승전이 끝난 후 "통일이 되면 나도 남에 갈 수 있고 남에 있는 선수들도 북에 올 수 있다"면서 "함께 운동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러한 바람은 단순히 꿈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남과 북은 단일팀에 대해 논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북한과의 스포츠 교류를 확대해가고 있다. 단일팀 종목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길우 북한 선수단장 또한 "앞으로 단일팀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면서 "논의하고 있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높였다.

실제로 몇몇 종목에선 실무진 차원에서의 협의 또한 진행할 뜻을 내비치고 있어 단일팀의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단일팀을 구성하려는 시도가 지금까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1991년 세계 축구 청소년 월드컵 때는 단일팀으로 한 팀을 꾸려나갔고 또 같은해 남북탁구 단일팀이 결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한반도 평화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자 농구에서 성과가 나오면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공동 입장을 통해 서로의 의지를 확인했던 남과 북이다. 어쩌면 분단 이후 가장 평화로운 시기에 접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위 관계자들의 악수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스포츠 교류로 서로를 보다 친밀히 느껴가는 것이 미래를 향한 더욱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스포츠를 통해 남과 북이 같은 시선, 같은 보폭으로 나아간다면 진정한 평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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