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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쇼핑몰 창업기-4] 여성의류전문 '련이닷컴'


 

동대문에서 판매하다 발품을 팔아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조촐하지만 22평 사무실도 마련하고 4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조만간 ‘련이닷컴’ 법인도 설립할 예정이다.

◆옷이 좋아 무조건 동대문 쇼핑몰로

◆ 노는 것보다 옷파는 게 더 재밌더라

여성의류 전문몰 '련이닷컴(www.ryuny.com)' 운영자 김리현씨는 제대로라면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을 나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 4학년, 그것도 휴학생이다. 대학 생활보다 더 좋은 옷장수를 제대로 하겠다는 욕심에 졸업도 미룬 것.

처음엔 그저 옷이 좋고 파는 사람이 예뻐 보여 시작한 게 부친(원예학회회장)을 좇아 '원예공학'을 전공해온, 말하자면 평범한 여대생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고 만 셈이다. 대학 2학년때 아르바이트 삼아 동대문 시장을 찾은 게 화근(?)이 됐다. 옷을 팔려면 살부터 빼라는 가게 주인 말에 발끈, 10Kg 감량까지 마다않은 열성이고 보면 그의 변신을 누가 막을 수 있었겠는가.

새벽 5시까지 꼬박 9시간의 강행군 속에 그가 받은 월급은 식대를 포함 90만원이 전부였다. 일은 많고 보수는 상대적으로 '짠' 고된 일이지만 재미만큼은 그 무엇보다 더 '짭짤'하더란다. 그렇게 시작한 옷장사는 옥션 파워셀러 등을 거치면서 월 평균(매출) 5천만원짜리 일이 됐다. 자기 이름을 딴 쇼핑몰을 운영하는 어엿한 '대표'도 됐다.

요즘엔 이 곳 저 곳에 창업 초청강사로 불려다니는 통에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여전히 '배고프다'고. 김씨는 4월에 련이닷컴 법인 전환과 함께 또 한번 일을 낼 작정이다. 알음알음 알게된 판매자 20명이 참여하는 쇼핑몰을 런칭할 예정. 의류나 가전 등 카테고리별로 나름의 입지를 다진 판매자의 연합인 만큼 대기업 종합몰 부럽지 않은 쇼핑몰로 키워볼 요량이란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고생도 많았지만 옷을 워낙 좋아했기에 버텨낼 수 있었다. 아예 복수전공으로 패션디자인을 선택했을 정도. 고생한 보람도 있었는지 도매시장쪽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아 도매일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동대문장사를 계속할 상황은 아니었다.

매일 같은 옷을 팔다보니 예전의 호기심도 많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학교와 동대문 오가느라 학점관리도 힘들어졌다. 도매일을 하며 익힌 생산라인과 지방상인들의 거래처 등 노하우도 살릴겸 인터넷 판매를 해보자는 생각이 든 것도 이때부터다.

◆타겟은 바로 '나'

자금이 없으니 처음에는 디지털카메라 하나가 창업 준비의 전부였다. 옷사진을 찍어 지방 시청이나 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게 시작. '이런걸 보고 살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옷을 구하러 서울까지 와야하는 지방 상인 등 몇몇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게시판에 올리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쇼핑몰을 개설할 형편도 안돼 옥션 판매에 나섰다. 기대와 달리 판매는 커녕 관심조차 끌지 못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그냥 팔고 보자'는 식은 안된다는 것. 나만의 독특한 색깔이 없다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종이와 펜을 꺼내 오프라인 가게를 낸다는 가정하에 밑그림을 그렸다. 우선 타깃을 정하는 게 필요했다. 20대 초반이고 옷을 좋아하는 만큼 가장 좋은 타깃은 '바로 나'란 생각에 이르자 답은 생각보다 쉽게 얻어졌다.

가령 '20대 초반의 여대생'을 볼때 여러 가지 코디가 가능한 기본 아이템, 화려한 색상보다는 유행을 타지않는 무난한 컬러가 좋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 친구나 애인 만날 때 같은 옷을 입는 것은 싫어하는 만큼 저렴하고 많은 디자인의 옷이어야 한다는 대충의 밑그림이 나왔다.

◆문전박대 끝에 올린 상품이 '대박'

이제 컨셉에 맞는 물건만 찾아내면 됐다. 타깃의 옷을 찾으며 일명 '코드'가 가장 비슷한 가게를 찾아 거래를 트는 게 시급했다. 밤마다 동대문 도매상가를 헤매기를 여러번. 겨우 찾아낸 가게 대부분은 나이가 어리고 자본력이 없는 나와의 거래에 관심이 없었다.

더욱이 물건을 바로 구매하는 게 아니라 사진만 찍어 인터넷에 올린 뒤 팔리면 사겠다는 말에 문전박대만 당했다. 며칠을 조르고 졸라 겨우 사진 한 컷을 옥션에 올릴 수 있었는데 그 상품이 대박이 났다. 월매출 5천만원을 찍으며 그야말로 옥션 파워셀러가 됐다. 그뒤 개인사업자 중 의류매출 1위 기록을 세우며 바야흐로 전용숍을 낼 때가 무르익어갔다.

◆내 브랜드, 련이닷컴(ryuny.com)

번화가가 되도록 하려면 타 사이트 및 커뮤니티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이 필수였다. 옥션판매를 계속하며 알음알음 입소문을 얻어갔다. 10회 이상 구매하고 자주 문의 게시판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무료배송 혜택을 주는 등 단골관리도 철저히 했다.

나아가 VIP고객관리는 물론 스타패션 따라잡기 등 회원들을 붙잡을 만한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를 마련했다. 특히 상품 차별화, 가격경쟁력확보를 위해 디자인과 생산 등에도 직접 나섰다. 이런 노력끝에 련이닷컴은 옥션이나 포털은 물론 CJ몰 등 다른 쇼핑몰에도 입점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앞으로는 쇼핑몰 뿐 아니라 취향이 비슷한 고객들이 자유롭게 만나는 하나의 패션 커뮤니티로 발전시키고 싶다. 법인설립은 물론 제대로된 '사업'으로 키워볼 생각에 경영대학원에 진학, 경영학을 공부하며 기업인으로의 준비도 할 계획이다. 조만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인터넷 창업에 관한 책도 낼 계획이다.

◆ 김리현의 창업 TIP

아이템을 정할 때는 '뭐가 제일 잘 나가나'에만 관심을 갖지말고 주변에서 좋은 것 또는 관심이 많은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아는 도매상이나 저렴하고 독특한 제품을 취급하는 곳 등 주위 정보도 적극 활용하자.
일단 저질러라. 너무 재고 따지면 어렵다. 소자본창업인 만큼 20만원짜리 디지털카메라만 있어도 할 수 있다. 련이닷컴을 시작할때는 컴맹이었지만 지금은 포토숍은 물론 웹디자인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다 알고 시작하기는 어려운 법. 준비도 필요하지만 부족한 것은 '그때그때 채워나가자'는 적당한 융통성도 필요하다.
창업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생산성본부나 옥션, 코리아센터닷컴 등에는 인터넷 창업자를 위한 마케팅이나 판매자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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