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G2 무역전쟁에 '비상'…정부 "긴급 대책 마련"

전기·전자·철강 피해 우려…정부, 무역분쟁 실물경제 대응점검반 구성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미국과 중국의 전례없는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전자, 철강 등의 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중국 수입품 10%(500억달러 규모)에 25% 관세 부과시 대(對)중 수출액은 282억달러, 대미 수출액 1억달러가 줄어들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그동안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로우키(low-key) 전략을 유지해 온 우리나라 정부는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다음주 미국으로 보내는가 하면 민관합동 대응체제를 가동하는 등 적극 대응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지난 11일 대중국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2천달러 규모(약 223조원)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역시 비슷한 규모로 미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섰다.

앞서 미국은 지난 6일부터 기존에 확정한 340억 달러의 각종 산업 부품·기계설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했다. 중국도 미국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관세로 맞대응했다.

◆전기장비 및 정보기술, 석유화학 피해 불가피

국내 산업계는 이같은 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간 수입 제품에만 관세를 매기는 일이어서 소비재 형태의 한국산 수출품은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양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중간재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의 25% 고율 관세로 중국 제품의 미국 수출이 10% 줄면 한국의 대중국 연간 수출액도 282억6천만 달러(약 30조4천9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전기장비(109억2천만 달러), 정보기술(56억 달러), 석유화학(56억 달러) 등의 피해액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철강업계는 더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마저 최근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 제한조치) 조치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산 철강이 중국산 소재를 사용해 중국산 철강을 우회 수출한다고 의심하는 상황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로우키'에서 전략 수정 나선 산업부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정부는 의존도가 높은 수출시장인 미국, 중국 누구에게도 적으로 돌리지 않고자 로우키로 대응했다. 하지만 글로벌 통상전쟁이 다른 분위기로 확산하는 상황에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먼저 정부는 민관, 전문가와 대책마련에 나섰다. 산업부는 이날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관계부처, 업계, 전문가 등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주로 미중 간 주고받는 고율 관세로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심도 있게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통상차관보를 반장으로 미중 무역분쟁 실물경제 대응점검반을 운영한다. 산하에 무역반, 산업반, 통상반이 상황점검과 대응방안을 수립한다. 무역반은 수출입 및 해외 투자자 모니터링, 수출선 다변화와 무역 보험·마케팅 지원을, 산업반은 업종별 영향 점검을, 통상반은 통상분쟁 동향 파악에 주력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다음주 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해 대미 아웃리치(외부 접촉 활동)에 나선다. 한국에 우호적인 미 정관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가 추가되는 것을 막는데 외교채널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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