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JP 무궁화장 논란, 관례로 이뤄진 서훈 맞나?

대체로 사실 아냐…MB·박근혜는 '무궁화대훈장' 받아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지난 23일 영면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영결식 이후에도 여전히 그의 서훈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진보적 지지층의 이탈로 상당 폭 하락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김종필 전 총리는 5·16 군사정변의 주역으로 과거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의 자타공인 2인자였다. 1980년대 신군부의 위세에 밀려 정치적으로 고립됐지만, 이른바 '충청권 맹주'로서 1987년 6월 항쟁 이후 맹위를 떨친 지역주의 장본인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반대로 김대중(DJ),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함께 문민정부 이후 민주화 시대 한국정치를 상징하는 이른바 '3김'의 주역으로도 통했다. 김 전 총리를 향해 정계의 원로로서의 존경과 구태 정치의 상징이라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

정부는 이같은 상반된 여론에도 불구, 김종필 전 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며 논란을 불렀다. 빈소를 방문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명은 "관례에 따라 역대 국무총리를 지낸 분들에게 훈장을 추서했다. 그런 관례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총리 상훈기록 모두 살펴보니···

첫번째 쟁점은 먼저 이번 서훈 논란과 관련 김부겸 장관의 해명이 진실인가 여부다. <아이뉴스24>는 행정안전부의 상훈 DB를 토대로 역대 총리들의 수훈 결과를 분석했다.

제45대 이낙연 현 국무총리의 전임자는 모두 40명이다. 김종필 전 총리와 함께 장면, 백두진, 고건 전 총리가 각각 2차례씩 재임한 바 있다. 또한 역대 총리들 가운데 사망자와 생존자는 각각 20명이다.

이들 중 김종필 전 총리와 같은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경우는 16명이다. 이들 가운데 전직 총리로서의 예우 차원에서 주어진 경우는 14명이다. 제 32대 박태준 전 총리는 1974년 포항제철(현 포스코) 사장 시절 경영상의 공로로, 38대 한덕수 총리는 2010년 무역협회장 자격으로 당시 세계경제 위기 수습의 기여를 인정받아 수훈했다.

이들 가운데 김 전 총리처럼 사망 이후 추서 받은 경우는 제2대 장면, 6대 허정, 14대 남덕우, 19대 김정렬, 27대 이영덕 전 총리가 해당된다. 김부겸 장관의 설명과 달리 관례적으로 이뤄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례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두번째 쟁점은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상반된 역사적 평가를 고려할 때 '일반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훈장'이 과연 적합한가 여부다. 여기선 잠시 행정안전부의 상훈 규정을 살펴봐야 한다.

훈장 및 포장, 표창 등 수여에 관한 상훈법에 따르면 훈장은 모두 12종류다. 최상위 무궁화대훈장, 건국훈장, 국민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으로 분류된다.

무궁화대훈장을 제외하면 각각의 훈장들은 자체적으로 5단계로 분류된다. 예를 들면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아래 대통령장·독립장·애국장·애족장이, 국민훈장 무궁화장 아래 모란장·동백장·목련장·석류장이 등급에 따라 수여되는 식이다.

다만 무궁화대훈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훈장들 사이의 차등은 인정되지 않는다. 건국훈장이 국가유공자, 무공훈장이 전쟁공로자, 근정훈장이 공무원 장기 근속자, 보국훈장이 안보 유공자, 수교훈장이 외교 기여자, 산업훈장이 산업발전 유공자 등 수훈 대상자만을 별도로 지정할 뿐이다.

전직 국무총리들이 국민훈장만을 받는 것은 아니다. 제3대 장택상, 4대·10대 백두진, 5대 변영태, 9대 정일권 등 상당수 전직 총리들의 우방국이나 다른 나라들과의 친선에 대한 기여로 수교훈장 광화대장 또는 광화장을 받았다. 제22대 노재봉 전 총리부터 44대 황교안 전 총리까지 오랜 공직생활을 경험한 경우는 근정훈장을 받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한 이번 훈장 수여는 생전 국무총리라는 직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 점을 고려한 것이지 역사적 인물로서 세간의 평가와는 무관한 것"이라며 "김 전 총리가 최고등급 훈장을 받은 것처럼 부풀려지면서 논란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진짜 최고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의 수여 대상은 누구일까. 바로 대통령과 그 배우자, 또는 우방국 원수와 그 배우자다. 대상이 지극히 제한적인 만큼 훈장 내 등급은 따로 매겨지지 않는다.

무궁화대훈장은 역대 대통령이 모두 당선인 시절 또는 임기 종료 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수감 중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각각 받은 바 있다.

훈장을 포함한 포장, 표창 등 상훈은 행정기관장의 추천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한다. 허위 공적 등 취소 요건에 해당될 경우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서훈을 취소할 수 있다.

조석근기자 mysun@i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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