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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DNA' 심은 삐에로쑈핑, '유통 신세계' 열까


日 돈키호테 벤치마킹…코엑스 1호점 시작으로 연내 3호점 오픈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1년 동안 모든 걸 퍼부어 준비한 만큼 기대해도 좋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오픈 전부터 자신있게 소개했던 '삐에로쑈핑'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DNA를 심은 잡화점 '삐에로쑈핑'으로 정체기를 맞은 오프라인 유통채널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각오다. 명칭도 강한 어감으로 의지를 담았다.

이마트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삐에로쑈핑'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 3개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삐에로쑈핑'을 향후 이마트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삐에로쑈핑'은 20~30대를 겨냥한 B급 감성의 만물상 잡화점으로, 이달 28일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지하 1~2층에 1호점을 첫 오픈한다. 이곳은 '펀 앤 크레이지(Fun&Crazy)'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또 만물상 잡화점이란 이름에 걸맞게 삐에로쑈핑은 신선식품과 가전제품, 천냥코너부터 명품코너까지 4만여가지 다양한 상품이 구성돼 있다. '가성비'와 '탕진잼(적은 금액으로 최대 만족을 얻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앞세워 수입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BM은 "삐에로쑈핑은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했다"며 "돈키호테는 지난해에만 약 370여개 매장에서 연간 8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삐에로쑈핑은 정돈보다 혼돈, 상품보다 스토리, 쇼핑보다 재미라는 기존 유통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역발상의 관점에서 매장을 꾸렸다"며 "기존 매장과 달리 상품을 복잡하게 배치해 소비자들이 보물찾기하듯 매장을 구석구석 경험하며 상품을 찾는 재미를 주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삐에로쑈핑 1호점은 기존 대형마트보다 더 촘촘하게 진열 매대를 배치해 눈길을 끈다. 지하 1층 893㎡(270평), 지하 2층 1천620㎡(490평) 총 2천513㎡(760평) 규모인 이곳은 4만여가지 상품을 진열하기 위해 메인 동선을 1.8m, 곤도라간 동선을 0.9m로 잡고 진열 매대를 배치했다. 일반 대형마트가 1만㎡(3천여평)에 5만~8만가지 상품을 판매하며, 주동선 4m, 곤도라간 동선을 2.5m로 가져가는 것에 비하면 상품이 상당히 빽빽하게 진열된 셈이다.

유 BM은 "이곳은 매장 내부에 흡연실이 마련돼 있고,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은 물론 파이프 담배, 흡연 액세서리 등 다양한 흡연용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며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이들 세대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상품 선정, 매입, 진열에 대한 권한을 고객 최접점인 매장 관리자들에게 부여했다"고 말했다.

또 삐에로 쑈핑은 자체 캐릭터 4개를 개발해 매장에 스토리를 입혔다. 취업준비생 마이클, 래퍼 지망생 젝손, 반려 고슴도치 빅토리아, 신원미상의 애로호 등 B급 감성의 캐릭터들이 매장 곳곳에 배치돼 있으며, 쇼핑백과 직원 유니폼에도 기발하고 재미있는 문구로 B급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삐에로쑈핑은 상생 경영을 위해 중소기업 제품을 적극 도입해 판매하고, 주변 상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 중복 상품 비중을 낮췄다. 또 이마트와도 차별화하기 위해 상품을 이마트 대비 65% 이상 다르게 구성했다.

유 BM은 "삐에로쑈핑 1호점은 인근 직장인들의 요청에 의해 신선식품, 가공식품을 매대에 구성했지만 2호점부터 신선식품을 취급하지 않고, 가공식품도 최대한 줄여 주변 상권과 부딪히지 않게 할 것"이라며 "다이소와도 취급 상품이 50% 정도 겹치지만 우리는 차별화된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는 데다 상품이 오히려 마트와 겹치는 부분이 더 많아 다이소와 경쟁한다고 보기엔 힘들다"고 밝혔다.

삐에로쑈핑은 상품 구매처도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된다면 동대문 패션 상가부터 일반 대리점, 재래시장, 온라인몰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온라인 핫 이슈상품을 매장에 진열해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재고상품이나 부도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도 스팟(SPOT) 형식으로 매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다. 또 병행수입을 통해 프라다, 발렌티노, 펜디 등 다양한 명품 피혁잡화도 최대 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여기에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꼭 들려야 할 매장으로 만들기 위해 아이돌 기념품, K뷰티, 김, 홍삼 등 한국 기념품 코너를 마련했으며, 매장 내 고객센터와 키오스크를 통해 텍스 리펀드(TEX REFUND)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이마트가 기존 유통업계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전문점을 선보이는 이유는 대형마트가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할인점 사업 총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에 그쳤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15.7%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성장세가 높은 창고형 할인점과 전문점, 복합쇼핑몰 등에 집중해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삐에로쑈핑도 이의 일환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통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에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재미와 즐거움이라고 판단해 삐에로쑈핑을 선보이게 됐다"며 "손가락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온라인 시대에 오히려 불편하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기꺼이 내 시간을 소비하고 싶은 매장을 만드는 것이 삐에로쑈핑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유 BM은 "삐에로쑈핑 2호점과 3호점은 각각 동대문 두타와 논현동 일렉트로마트에 입점할 예정으로, 향후 숍인숍은 물론 단독건물 형태로도 매장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며 "삐에로쑈핑의 인지도를 쌓기 위해 일단 서울, 수도권 위주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지역 특색에 맞는 상품을 구성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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