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준 렌딧 대표 "P2P금융, 투자자보호 위한 새 자율규제 만든다"

대출자산 분리, 건전성 규제 등이 핵심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지금도 매달 수백억원씩 P2P대출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난달 말 렌딧, 팝펀딩, 8퍼센트 등 P2P 금융 3개 업체는 기존 한국P2P금융협회를 탈퇴하고, 자율규제 강화에 뜻을 두는 새로운 협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준비위원장을 맡게 된 김성준 렌딧 대표는 2015년 3월 개인신용 P2P금융업체인 렌딧을 창업한 국내 P2P금융업계의 선두주자다. 렌딧은 현재 국내 P2P 개인신용 대출시장에서 1위를 기록중이다.

그는 "국내에서 P2P금융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한지 3년 반 정도가 지나면서 부실대출이나 업체 부도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업계가 고삐를 조이고 주위를 환기할 만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P2P금융도 금융산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소비자 보호에 대한 안전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 기반의 '핀테크'라고 해서 무조건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한 것이죠."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는 모럴 해저드를 불러일으키고 시장이 왜곡돼, 결국 투자자 피해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김 대표가 새로운 P2P금융 협회를 만들고자 결심한 것도 이처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새 협회에 합류하고 싶다고 신청한 곳은 10여곳 정도 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자율규제안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아직 본격적인 가입은 받고 있지 않은 상태다.

최대한 빨리 건전한 투자자 보호 방침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협회보다 준비위원회를 먼저 만든 것도 실제적인 일을 빨리 진행시키기 위한 것이다.

◆대출 건전성 규제 사례 조사중

준비위원회는 ▲P2P금융 회사 도산 시 기존에 취급한 대출 채권이 완전히 절연될 수 있도록 신탁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포함한 위험 자산 대출 취급에 대한 규제 ▲투자자 예치금과 대출자 상환금을 회사의 운영 자금과 완전히 절연 ▲회원 자격 유지를 위한 외부 감사 기준 강화를 자율규제 사항으로 내걸었다.

대출채권의 완전한 분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예치금 계좌 분리 뿐만 아니라 대출자산을 완전히 회사와 분리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투자 예치금의 경우에는 은행에 신탁관리 해 회사 자산과 분리돼 있지만, 만약 이 돈으로 대출이 지급된다면 그때부터는 P2P대출업체의 회계계정으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이 상태에서 P2P대출업체 부도사태가 난다면 원리금 수취권을 보유한 사람과 P2P 투자자 등의 사이에 다양한 법적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위험자산에 대한 대출 건전성 유지를 위해 국내 법과 해외 케이스를 정리해 조사중이다.

김 대표는 "국내 법에 한정해 보더라도 은행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증권사 순자본비율(NCR)처럼 모든 금융회사에 대해 대출 자산건전성 규제가 존재해서 합리적인 규제를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금 규제가 핵심이 아닌 취급하는 대출 자산의 건전성을 높이는 것을 중점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산의 위험성을 구별해 P2P금융업체들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개인신용 영역에서 P2P금융 역할 클 것

최근 협회 분리에 대해 부동산과 비(非)부동산 P2P금융업체 간의 갈등이라고 얘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그는 "어떤 금융영역에서도 칼로 무 자르듯 부동산, 비부동산 등 특정 자산만 다루는 업체는 거의 없다"며 "준비위원회에서 추구하는 것은 부동산과 비부동산을 가르는 규제가 아니라 전체 P2P금융업계가 자산건전성을 고민하면서 건전한 방향으로 시장을 키우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 기존 한국P2P금융협회나 업체 개별적으로 투자자보호를 위한 규제를 만들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다양한 업체나 협회 차원의 움직임이 동시에 수반되는 것이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다.

다만 현재 국내 시장이 해외와 달리 지나치게 부동산 대출에만 쏠린 것은 우려스럽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한국은 전체 P2P금융 시장의 66%가 부동산 관련 대출이며, 개인신용 대출의 비중은 적다.

하지만 미국은 전체 개인신용대출의 4.5% 이상을 P2P금융에서 중금리로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약 40조원 규모다. 한국의 경우 전체 개인신용의 0.04%밖에는 P2P금융이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P2P금융이 국가 경제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영역이 있다"며 "업권 차원에서나 규제당국 차원에서나 시장이 올바르게 가야 하는 본질적 방향에 대해 집중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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