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뜯어 고친 울산, 화끈한 공격 축구로 기사회생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울산 현대가 파격적인 변화로 부진 탈출에 대한 의지를 결과로 보여줬다.

울산은 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2018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5차전을 앞두고 분위기 전환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K리그1 개막 후 내리 4연패에 ACL은 경기 전까지 1승2무1패, 승점 5점으로 멜버른에 승자승에서 원정 다득점 무승부(3-3)와 골득실에서 앞서 2위를 유지했을 뿐이다. 초반 K리그1 부진에 ACL 16강 진출까지 놓치면 그야말로 수렁에 빠질 위기였다.

김도훈 감독과 선수들은 각성했다. 경기력이 나쁘지 않은데 왜 계속 K리그에서 패하고 ACL에서도 골을 넣고도 곧바로 실점하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했다.

울산은 ACL에서 충분히 이길 경기를 놓쳤다. 상하이 상강(중국)과 두 번의 겨루기가 대표적이다. 원정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1분을 버티지 못하고 실점하며 2-2로 비겼다. 홈에서도 경기 주도권을 갖고도 역습 한 번에 무너지며 0-1로 졌다. 멜버른 원정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면 3분 안에 실점하기를 반복했다.

귀신에 홀린 것 같은 경기를 치른 울산은 멜버른전에서 확실한 반전이 필요했다. 평소 홈경기에서는 하지 않았던 경기 전날 호텔 숙박도 시도했다. 선수들끼리 많이 대화하며 문제점을 찾아보라는 의도였다.

전술적으로도 파격적이었다. 주로 측면 공격수로 활용하던 황일수를 처진 공격수로 배치했다. 황일수의 강점은 빠른 발을 활용한 돌파다. 주니오 아래서 공간이 나오면 볼을 잡아 파고들어 슈팅으로 마무리해보라는 의미였다.

중앙 수비수 리차드는 박주호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박주호도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내려와 수비진 앞에 1차 저지선을 형성했다. 이겨야 한다는 김도훈 감독의 의지가 선수 배치에서 확실하게 묻어 나왔다.

프런트도 정장을 입고 나서는 등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선수단과 경기장 밖에서 함께 뛴다는 의미였다. 울산 관계자는 "프런트보다는 선수단, 특히 김도훈 감독의 마음이 매우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다 같이 마음을 모았다. 이렇게 해서라도 이긴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재미있게도 경기는 술술 풀렸다. 12분 주니오가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당황한 골키퍼가 걷어내다 주니오의 왼쪽 종아리에 맞고 골이 됐다. 이후 20분 임종은, 38분 오르샤까지 전반에만 세 골이 들어갔다. 후반에도 10분 김승준, 22분 주니오, 30분 오르샤가 골맛을 보는 등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줬고 대승을 수확했다. 2실점이 있었지만, 내용이 중요한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승리 자체가 더 기뻤다.

멜버른은 시드니와 인천, 부산을 거쳐 울산에 입성했다고 한다. 23시간이 걸렸고 경기 전날 딱 한 번 훈련했을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울산도 24시간 걸려 멜버른에 가서 3-3 무승부를 만들고 왔다. 같은 조건에서 울산은 노력했고 승리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절실함을 경기로 뿜어내 6-2의 승리를 거둔 울산이다. 사실상 조2위 16강 진출 티켓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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