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免 빠진 인천공항 T1, 신라·신세계 들어갈까

입찰 시 참여 '검토'…업계 "임대료 27.9% 인하 일괄 적용 더 큰 문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중 일부 반납을 결정하며 조기 입찰이 확정되자 신라, 신세계, 두산 등 대기업 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가 이날 제1터미널 매장 위치와 관련 없이 임대료를 일괄 27.9% 인하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불만이 쌓인 업체들의 '도미노 철수'도 우려되고 있다.

13일 롯데면세점은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키로 결정했다. 또 이날 인천공항공사 측에 철수 의사를 전달하는 공문을 접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매출 효자인 화장품 구역까지 철수할 줄은 예상 못했다"며 "신라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화장품 매장은 남겨둘 것으로 전망했지만 빗나갔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키로 한 것은 지난해 9월 말부터 진행했던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감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적자 폭이 커지자 기존 고정 임대료를 변동 임대료로 바꿔 줄 것을 공사 측에 요청했으나, 공사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공정위에 제소까지 했지만 결국 협의가 무산돼 철수 카드를 꺼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약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할 경우 임대료 부담 등으로 약 1조4천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은 3월 중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간 연장영업 후 철수하게 된다. 다만 롯데는 당초 계약기간인 2020년까지 운영하지 않고 점포를 철수함에 따라 3천억~4천억원 가량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임대료 조정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이 부분이 먼저 결정되면 확실한 위약금 금액이 정해질 것"이라며 "공정위 제소 건은 별도로 진행 중으로, 결과가 언제 나올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류·담배 매장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운영하기로 했다"며 "인천공항공사의 피해와 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공항 철수를 통해 개선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라인면세점 마케팅을 확대할 것"이라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가 제1터미널 철수 결정을 내리면서 면세업체들의 시장점유율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사드 타격으로 롯데가 주춤하고 있는 반면, 신라와 신세계는 사업 확대를 통해 매출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면세시장 점유율은 롯데(42.99%), 신라(29.51%)에 이어 신세계가 12.2%를 차지했다. 또 롯데는 사드 여파로 점차 매출이 꺾이면서 같은해 9월에는 41.8%까지 밀렸다. 2015년 51.5%에 비해선 10%p 정도 줄었다. 그 사이 신세계는 지난해 9월 12.5%로 7월에 비해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신라와 신세계, 두산 등은 롯데가 빠진 인천공항 제1터미널 3개 구역의 입찰이 정해지면 입찰 조건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이 입찰에 참여해 사업권을 가지게 되면 각 구역의 매출 규모에 따라 점유율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1터미널점의 매출은 1조1천억원 가량으로, 소공점(약 3조원)에 이어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롯데 전체 매출의 약 20% 정도로, 10조5천56억원 규모인 전체 면세시장에서도 약 10%를 차지한다. 롯데는 매출 2천500억원 규모의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제1터미널에서 철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은 6~7% 줄어들 전망이다.

또 당분간 국내서 외형 확장의 기회가 없는 롯데와 달리, 신라와 신세계는 각각 신규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어 점유율 격차는 더 좁혀질 전망이다. 신라는 다음달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넘겨 받은 후 2~3개월 공사기간을 거쳐 오는 6~7월께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올 연말 강남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철수한 3개 사업장을 신세계가 맡게 되면 면세점 3사의 점유율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세계와 신라 양쪽이 사업장을 나눠 운영하면 두 곳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 신라가 모두 사업권을 갖게 되면 롯데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의 철수로 사업권에 가장 눈독 들이는 곳은 신라가 될 것"이라며 "현재 신라가 신세계에 쫓기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입찰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업계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에 따른 제1여객터미널 고객 감소로 임대료 인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공항공사과 입점업체 간의 기류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공사 측이 임대료 인하 폭을 더 넓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이날 제1여객터미널에 면세점을 운영 중인 사업자에게 동편, 서편, 중앙, 탑승동 등 매장 위치와 관련 없이 임대료를 일괄 27.9% 인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면세사업자들은 불만을 토로하며 "롯데처럼 철수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철수가 확정되면서 임대료 인하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 측이 업체들의 요구대로 고객 수와 구매력 지수 감소, 면세점 재입찰 등을 고려해 임대료 인하율을 다시 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협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업체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일부 업체들은 공정위에 해당 내용과 관련해 제소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매 감소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양적지표로만 일괄 적용하면 앞으로 나머지 면세 사업자들도 철수하게 되는 '철수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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