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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5G 자율협력주행 '세계최초' 기싸움


상용화 앞두고 눈치싸움 격화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세계최초 5세대통신(5G) 자율주행차량 협력운행 타이틀을 두고 맞붙었다. 내년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기싸움도 뜨거워지는 형국이다.

SK텔레콤은 5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경기도 화성 자율주행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에서 2대의 5G 자율주행차가 교통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시연에는 SK텔레콤과 공단이 개발 중인 5G 자율주행차 2대가 등장했다. 케이시티는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5G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차량들은 5G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의 정보를 교환한다. 자율주행차량에는 방송인 김진표 씨가 탑승했으며, 케이시티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운행되고 있는 상황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SK텔레콤이 "복수의 5G 자율주행차가 서로의 경로 및 안전을 살피며 협력 운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연을 계기로 수십대의 자율주행차가 협력 주행하는 상용화 단계의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평가도 더했다.

KT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달 31일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인텔 등 관련업체 임원들이 협력운행이 가능한 5G 자율주행차량을 직접 탑승해 이미 이를 경험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

KT 관계자는 "지난 31일 VIP를 대상으로 강릉 지역에서 5G 자율주행차량 3대를 통해 협력운행 시연을 진행했다"며 "세계최초는 정확하게 확인해야 겠으나 경쟁사보다 앞선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행시험로가 아닌 평창과 강릉 실제 도로구간에 5G망을 구축하고 차량-교통인프라, 차량-차량간 V2X 통신을 시연했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KT가 한수 위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SK텔레콤도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전무)는 세계최초 논란에 대해 "(KT)가 5G 자율주행 협력운행을 테스트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SK텔레콤은 진정한 5G 장비 및 단말을 가지고 협력해 최초로 공개한 것"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최초' 기싸움 가열

SK텔레콤과 KT의 이 같은 때 아닌 '세계최초' 경쟁은 시연에 대한 모호한 기준 탓도 한 몫했다.

가령 이번 시연의 경우 두 회사 모두 28GHz 주파수 대역의 5G 인프라를 사용한다. 관제 서버와 클라우드를 활용한 V2I 기반의 V2V를 실현하는 솔루션이다. SK텔레콤에게 HD맵이 있다면 KT는 드론이 주위를 밝힌다. 협력을 통해 얻는 효과도 비슷하다. 두 사례 모두 비슷한 시범서비스다.

KT가 지난달 31일 강릉에서 5G 커넥티드 버스 등 차량 3대가 연계한 군집 협력 자율주행 시연을 실시했지만 VIP를 대상으로만 시연된 점, 본래 구간 대비 단축 운행된 점 등으로 제한적 시연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KT의 이 같은 시연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스폰서이나 자율주행 홍보권한은 다른 스폰서인 현대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던 것. 자율주행 홍보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보니 VIP에 한정된 시연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홍보관 개관식에 참석한 기자들도 멈춰 있는 차량에서 자율주행차량 협력운행에 대한 브리핑만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맞서 SK텔레콤은 모두가 확인할 수 있도록 5G 자율주행 협력운행을 실시간으로 공개한 점을 들어 '세계최초 시연'이라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실험도시에서의 시연이기는 하나 군집 운행이 아닌 실제 운행과 동일한 연출을 통해 자율주행을 실현했기에 보다 사실적인 시연이라는 얘기다.

앞서도 두 회사는 지난 2015년 세계최초 3밴드 LTE-A 서비스를 놓고 유사한 기싸움을 연출했다.

SK텔레콤이 2014년 12월 28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S-LTE를 출시, 대대적인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 광고를 시작하면 포문을 연 것.

그러나 KT는 "SK텔레콤이 갤럭시노트S-LTE 100대에 대한 평가단을 구성, 이를 세계 최초라 주장했다"며 소송까지 불사했다. 이후 SK텔레콤이 관련 광고에 최초 문구를 빼면서 싸움은 일단락됐다.

이번 '최초' 경쟁도 내년 5G 상용화에 앞선 일종의 힘겨루기 양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T가 내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천명한 가운데 SK텔레콤도 이에 맞서 내년 세계 최초에 나서겠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둘러싼 양측의 경쟁이 벌써부터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한편 업계에서는 5G 네트워크가 자율주행차량 등 V2X를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로, 4차산업혁명의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이유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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