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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문화코드 게임-6·끝] 게임에 한국의 문화를 담는다


 

일본 인터넷사이트 '카모타레'(comeon-tales.com). 국산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의 일본 팬사이트인 '카모타레'가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해 12월 25일이다.

게임업체인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가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 국내 시범 서비스를 개시한 지 불과 1주일 만이다.

일본인 대학생 '자네누'씨가 제작한 이 사이트는 일본 내 회원수 25만명, 총 방문객 100만명을 웃돌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이트 이름인 '카모타레'는 '컴온 테일즈(Come on, Tales)의 일본 발음이다.

◆ 카모타레, 한국문화 전파 첨병 한 몫

특히 한국의 테스트 서버에 올라오는 공개 패치 내용을 분석해 한국보다 더 빠르게 제공하고 있어, 한국 내 게임 개발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카모타레 운영자인 자네무씨는 이참에 한국어도 배웠다. 한국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한글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테일즈위버의 게임 아이디가 'ranobeman'인 호리우치씨는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를 통해 한국 친구를 알게 됐다.

그는 한국인 친구 남광욱(24)씨를 만나기 위해 휴가 기간이었던 지난 7월 부인과 함께 한국을 직접 방문했다. 그렇다고 호리우치 씨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아는 것도 아니다.

그가 알고 있는 한국어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바보'가 전부였다. 남광욱씨와도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호리우치씨.

하지만 그는 최근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의지를 강하게 느낀다. 호리우치 씨에게 국어를 배우게 해준 게 바로 국산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다.

◆ 한국 속의 세계, 세계속에 한국

국산 온라인 게임 중 전세계 최다 권역에 제공되고 있는 '라그나로크'. 현재 이 게임은 전 세계 10개국에서 상용 서비스되고 있다. 내년이면 여기서 7개국이 더 늘어난 17개국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하지만 라그나로크는 외국 사용자들에게 게임만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상품을 하나로 묶어 포장한다. 또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 나라에 맞는 풍경을 담아낸다.

여기에 투입되는 인력은 모두 한국인 개발자들이다. 이들은 한국인의 눈으로 본 각국의 문화를 한국식으로 포장해 다시 선물한다. 자연스럽게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엔씨소프트, 웹젠, 액토즈소프트, 그라비티 등 게임업체의 1년간 해외 로열티는 1억 달러가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외 진출 범위 역시 아시아를 넘어서 북미지역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온라인게임 불모지로 꼽히는 유럽 진출도 눈에 띈다. 온라인게임은 국가의 경계마저도 허물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에서는 한국을 알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게임 '반지의 제왕: 왕의귀환' 개발한 아카디아 김 총감독과 닐 영 부사장은 올해 12월초 입국, 일주일 동안 한국에 체류했다. 이들의 공식적인 방한 목적은 영화 개봉일에 맞춰 '반지의 제왕: 왕의귀환'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것.

하지만 이들이 게임홍보에 투자한 날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한국의 게임문화를 파악하는 데 쏟아부었다. 이들은 국내 게임개발자들과 미팅도 가져으며 PC방과 게임체험관 등 다양한 한국의 게임문화들을 둘러봤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개발한 그라비티와 '테일즈위버'를 개발한 소프트맥스는 주요 일본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관광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온라인게임의 테마파크로 정착할 가능성도 높다.

◆ 게임을 하려면 한국을 배워라

올해 11월초 국내서 '탈드런 코리아' 게임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한 에릭 베스키 사장은 요즘 한국어 공부에 푹 빠졌다. 그가 한국어에 열중하고 있는 것은 그의 친구 잭포터의 유창한 한국어 솜씨 때문이다.

잭 포터는 올해 여름부터 게임업체 소프트맥스에서 비디오게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출중한 한국어 실력을 앞세워 소프트맥스 개발팀과 친하게 지내고 있는 잭포터가 에릭 베스키 사장에겐 마냥 부럽기만 하다.

에릭 베스키 사장은 한국에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만의 문화를 깊숙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삼치구이, 김치찌게 등 한국 음식만을 즐겨 찾는다.

그에게 아직 어색한 것은 바로 한국의 야근문화. 출퇴근 시간이 상대적으로 엄격한 미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모습이다. 에릭 베스키 시장은 특히 야근을 위해 저녁식사를 배달하는 식당 종업원을 보면 한국의 열기는 정말 대단하다고 말한다.

◆ "해외 청소년에 꿈을 심어주기도"

프로게임구단 AMD의 대니얼 리(Daniel Lee) 감독은 2001년 귀화했다. 1998년 국내에 들어와 2000년부터 프로게임 세계에 발을 디딘 그는 한국 프로게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력에 푹 빠졌다.

한국 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미국 영주권자란 신분에 부담을 느낀 대니얼 리 감독은 아예 귀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한국 생활에 애정을 갖게 된 때문이다.

AMD는 기욤패트리, 베르트랑 등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벌써 4년째 생활하고 있는 기욤패트리 선수는 한국어를 곧잘 잘해 오락프로그램에 종종 모습을 비출 정도다.

대니얼 리 감독은 "프로게이머 사이트인 'pgr21.com'의 경우, 해외에 실시간으로 번역될 만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월드사이버게임즈(WCG) 참가자 중에는 국내 프로게임 무대에 서버고 싶다며 연락해온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내 프로게임문화는 해외 청소년들에게 또하나의 가능성을 비춰지져 또다른 '코리안드림'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온라인 게임은 이제 한국 문화 전도사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한국인만의 문화코드로 머물지 않는다. 이젠 해외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한국의 꿈을 심어주는 역할까지 감당하고 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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