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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문화코드-4] "가자, 온라인게임 메카 한국으로"


 

"한국이 게임개발과 출시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여기에 스튜디오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미국 게임개발업체 탈드런의 에릭 베스키 사장은 지난 11월초 서울 강남의 포이동에 '탈드런 코리아' 스튜디오를 설립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해외 게임개발사가 국내에 스튜디오를 설립한 것은 탈드런이 처음이다.

이곳에서 그는 한국 직원 9명과 함께 근무하면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파트너에게 경영을 넘기고 한국에 온 그는 개발환경과 수익모델에 있어서도 한국이 좋은 시장임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그는 "외국의 게임시장은 불법복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데 한국은 온라인게임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PC기반의 게임이 발달한 한국은 중국시장진출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탈드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와 온라인게임 2종을 개발하고 있다. 99년 설립된 이 회사의 대표작은 '스타플릿트 커맨드' PC게임 시리즈다.

◆ "한국 본사에서 근무하고 싶어요"

미국에 2개의 지사를 설립한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 "미국 지사의 입사지원서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고 술회했다.

이력지원서에 '본사 근무 희망'이란 문구 때문이다. 여기서의 본사는 서울에 있는 엔씨소프트 사무실이다. 이 회사에는 온라인게임의 본고장인 한국에서 개발하면서 근무하려는 자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김택진 사장은 "윈도우와 오피스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듯, 온라인게임의 개발자들은 본고장인 한국에서 근무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요즈음 주목하는 부분은 고급인력들의 입사지원이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0여년간 윈도NT의 핵심 부분을 개발한 인력이 이력서를 넣기도 했다. 김 사장은 몰려드는 고급인력들의 높은 연봉을 낮추는 협상에 신이 났다.

온라인게임 메카인 한국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현상은 비단 미국에 지사가 설립된 엔씨소프트 뿐만 아니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산 온라인게임 '샤이닝로어'의 일러스트를 그려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게임업체인 판타그램에 입사했다. 그는 최근 그라비티로 자리를 옮겼다.

아키츠 타이라는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판타크램에서 정식 제의를 받고 지난해 12월 한국에 왔다"면서 "이곳에서 배경을 위주로 한 원화일러스트???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 PC게임을 먼저 경험했다. 일본 게임업체인 팔콤이 유통하던 '서풍의 광시곡'이 일본 게임인 줄 알고 즐겼다가 동영상을 보고 한국산 게임임을 뒤늦게 알게 됐다.

지금은 국산 온라인게임의 마니아다. "한국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을 때 잘 도와주는 것 같다"고 말한 아키츠 타이라는 한국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 해외 인력의 역수입도 눈에 띈다

미국 게임업체인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2' 확장팩을 개발한 이장욱 이사가 지난 6월초 한국으로 돌아왔다.

블리자드는 미국 영주권을 제시하면서 그를 붙잡았지만 한국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게임을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이장욱 이사가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서도 블리자드에 못지 않은 게임개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장욱 이사는 "한국에 오니 온라인게임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해외에서 체감할 수 없었던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국산 온라인게임의 동시접속자는 정말 높은 수치"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국내업체들의 온라인게임 서버운영능력을 단연 으뜸으로 꼽고 있다.

이장욱 이사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에서 온라인게임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외국에서도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1년전만 하더라도 국산 온라인게임에 대해 블리자드 운영진이 '디아블로의 아류작'이라고 폄하했지만 지금은 국산 온라인게임에 대한 낱낱히 조사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유학파가 국내에 오는 경우도 있다.

입사 1년차로 엔씨소프트 GDU시스템 개발팀에 근무하는 이대희씨는 미국에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그는 엔씨소프트에서 웹서비스의 DB를 담당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유학시절 온라인게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한때 대학원 진학을 신중히 고민했지만 그는 올해 5월 엔씨소프트에 덜컥 합격한 뒤 이곳에서 근무하기로 결정했다.

부모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비싼 돈들여 해외 유학까지 보냈는데 국내 게임업체에 입사하는 바람에 속이 상했지만 주식정보에 훤한 아버지와 인터넷을 능숙하게 사용했던 어머니는 뒤늦게 아들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이대희씨는"유명 개발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게 기뻤다"면서 "지금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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