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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문화코드, 게임-1] 젊은이의 e스포츠


 

게임이 신 문화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웬만한 게임대회에는 수만 명의 관중들이 운집할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류 프로게이머들은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게임 전문학교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inews24는 '新문화의 중심코드, 게임'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문화코드로 떠오르고 있는 '게임 현상'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이제부터 댄스배틀이 시작됩니다. 양 팀은 무대위로 나와주세요"

펑크 헤어스타일의 사회자 멘트에 따라 10대 청소년 10여명이 무대 양쪽으로 모였다. 힘찬 비트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자 양측 청소년들이 서서히 몸풀기를 시작한 가운데 한 청년이 무대중앙에서 격렬하게 춤추면서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들은 댄스배틀을 즐기고 있다. 댄스배틀이란 양 팀에서 한 명씩 번갈아 나와 춤경연을 벌이는 것. 요즘 청소년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댄스배틀은 모 IT업체의 CF에 등장하기도 했다.

11월 22일 제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주국제게임페스티벌 개막식에서는 화려한 댄스경연대회가 메인이벤트를 차지했다. 올해로 첫 해를 맞는 이번 행사는 제주도청이 지식기반시설을 유치하고 게임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게임대회와 댄스배틀의 접목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제주시의 관계자는 "요즈음 10대의 문화를 상징하는게 바로 댄스와 게임"이라면서 "이 둘을 설명하지 않고서 젊은 문화를 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 청소년들이 길거리에서 모여 음악과 함께 즐겼던 댄스와 중독 청소년 탈선 등 부작용의 주범으로 꼽혔던 게임이 2003년 현재, 청소년 문화의 상징이 되면서 '음지'에서 '양지'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 젊음의 新문화코드, e스포츠

한국시리즈도 끝난 11월 9일 오후 4시,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 메카인 잠실야구장에 수만명의 젊은이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이 여기까지 온 것은 케이블TV채널 온게임넷이 개최하는 스타리그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다. 10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는 국내 최대 게임대회로 자리잡았다.

관중들은 외야 잔디밭에 마련된 무대에서 경기를 벌이는 선수들의 시합을 지켜보면서 1루와 3루 내야석으로 나눠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응원했다.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전광판을 포함한 3개의 초대형 스크린이 등장했다.

온게임넷에서 발표한 관객수는 2만명. 10월 24일 잠실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 관객수가 2만4천130명에 버금가는 숫자였다.

이들은 게임을 하기 위해서 모인게 아니었다. 게임을 관람하기 위해서 모였다.

청소년들 사이에 'e스포츠'로 대접받고 있는 게임대회가 이제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e스포츠는 젊은이들의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들어 e스포츠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10월 19일 세계 게임대회인 '월드사이버게임즈(WCG)2003' 시상식에서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스타크래프트대회 우승자인 이용범 선수와 함께 한판 대전을 벌였다.

경기결과는 이명박 서울 시장의 완패. 하지만 이 시장은 이번 대회를 위해 5개월간 스타크래프트를 배웠다는 후문이다. 달라진 e스포츠의 문화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젊은이들의 한때 놀이로 치부받던 게임은 이젠 청소년들의 탈선공간이란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해외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이날 대만 천수이벤 총통은 WCG2003 우승자와 우수 게이머에게 정부 장학금을 지원하고 프로게이머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 및 게임산업발전에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 성인들도 디지털문화에 적극 동참

젊은이들에 비해 PC조작이 상대적으로 서툰 성인들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온 바둑, 장기, 카드, 화투 등 보드게임에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

장소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온라인 보드게임류들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 보드게임의 인기가 오프라인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초기 온라인 바둑을 선보인 엠게임은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열린 국내 최초 팀대항 바둑리그인 '2003 한국 드림리그'에 참가해 우승을 거뒀다. 엠게임은 이창호, 최규병 9단과 이상훈 4단으로 구성된 팀을 후원, 5개월간 소정의 연봉을 지급하고 '2003 한국 드림리그'의 대국을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방송했다.

엠게임은 올해 들어서만 장기대회를 3번째 개최하고 있다. 온라인 예선전에걸쳐 오프라인 결승전으로 진행되는 장기대회는 성인들의 e스포츠로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매일밤 9시에 50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한는 웹보드게임은 한국 성인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은 고스톱 공화국'이란 말이 등장했을 정도다. 적당한 문화생활을 찾지 못한 성인들에게 웹보드게임은 하나의 취미생활로 정착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급성장한 웹보드게임의 각종 부작용들이 일부 노출되고 있다. 웹보드게임의 사행성에 대한 논란은 청소년에 이어 성인게임도 제2의 인식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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