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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보안 스타트업 4인방의 도전


안랩·시큐아이, 대기업 출신들 잇단 창업

[아이뉴스24 김국배, 성지은 기자] '늦깎이' 창업자들이 시작한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끈다.

아직 직원 10명 안팎의 작은 회사들이지만 기존 보안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는 야심차다. 특히 국내 창업이 일부 서비스 분야에 집중되고 기술 창업 비중은 낮다는 점에서 이들의 도전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시큐리티플랫폼 "IoT 보안, 쉽고 싸게"

시큐리티플랫폼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보안업체인 시큐아이에 10년 이상 몸 담았던 황수익 대표가 차린 회사다. 지난 2015년 7월 설립돼 창업한 지 이제 갓 1년 반을 넘겼다.

'IoT 보안 전문 회사'를 자처하는 이 회사는 보안 하드웨어와 운영체제(OS)를 통해 디바이스(IoT 기기) 보안을 제공한다. SK텔레콤 등이 제품을 도입했고, 앞으로 스마트홈 분야 가전제품을 비롯한 스마트 가로등 같은 공공 시설물에 적용될 전망이다.

또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께 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황수익 대표는 값싸고 사용하기 쉬운 IoT 보안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싸거나 어렵다는 이유로 보안을 못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황 대표는 "올해 매출보다는 실제 국내외 적용 사례를 많이 만들려 한다"며 "시큐리티플랫폼 제품을 쓰면 손쉽게 보안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이엘 "모든 IoT 기기에 보안 입힌다"

이와이엘(EYL)은 지난해 11월 세계 스타트업 올림픽이라 불리는 미국 보스턴 '매스챌린지'에서 5천500개 스타트업을 누르고 최고상을 수상해 단숨에 화제가 된 회사다.

창업자인 정부석 대표는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 상무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대기업에서 일하고 늦은 나이에 창업에 도전한 경우다.

2015년 1월 설립한 EYL은 암호시스템의 근간인 난수생성기를 칩으로 만들어 소형 IoT 기기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이전까진 가장 좋은 품질의 난수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적 연구만 있었을 뿐 인체의 위험성이나 큰 부피 탓에 상용화가 어려웠다.

정 대표는 "일반적인 양자난수생성기 제조회사에서 타깃으로 하고 있는 양자암호통신 등 큰 규모의 시스템보다는 아주 작은 스마트 디바이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oT 산업이 성장하려면 보안은 필수이며, 보안을 해결하기 위해 칩셋 가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소형 양자난수생성기와 경량화된 암호시스템이 결합된 보안 칩셋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 낮은 가격으로 효율적인 보안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YL은 올해 상반기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더 작고 빠른 양자난수생성 칩, 경량암호화 칩, 필름형 양자난수생성기 등이 수 개월 내 추가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체크멀 "차세대 백신은 화이트 리스트"

랜섬웨어 위협이 끝날 줄 모르는 가운데 랜섬웨어 전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도 나왔다.

안랩 출신의 김정훈 대표가 작년 4월 세운 체크멀이 그 주인공. 작년 랜섬웨어 솔루션 '앱체크 프로'를 내놓고 지란지교에 총판을 맡기며 함께 일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고등학교 때 선교사가 꿈이었던 그는 병역 특례 1호로 안랩에 들어갔다가 그대로 눌러앉아 20년 가까이 백신 제품 개발을 해왔다. 실제로 안랩 백신 'V3'를 가장 오래 개발한 사람 중 하나다. 당시 안랩 직원 수는 20명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그는 현재 체크멀에서 기존의 블랙리스트 방식이 아닌 화이트리스트 기반의 차세대 백신을 개발중이다. 오는 7월께 출시 예정이다. 화이트리스트는 허용할 프로그램을 목록화한 뒤 나머지는 모두 막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향후 기업들은 승인된 프로그램만 실행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백신도) 블랙리스트 기반으론 (악성코드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어 결국 화이트 리스트 기반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라이하이 "보안은 불편? 천만에"

이니텍, 소프트포럼, 안랩 등을 거친 김기영 대표가 2015년 4월 설립한 플라이하이는 보안 솔루션 및 인증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주력 서비스 중 하나는 민원 증명서 모바일 발급 서비스(OmniDoC)다. 프린터 없이도 모바일로 민원 증명서를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PC 사용, 출력, 스캔, 우편 등의 불편한 과정이 사라지는 셈이다.

민원24, 대법원, 국세청, 건강보험관리공단, 국민연금관리공단, 4대 사회보험 발급기관의 관련 민원증명서를 지원한다. 김 대표는 "문서 간소화 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플라이하이의 이 같은 서비스에는 보안에 대한 그의 평소 생각이 녹아있다. 흔히 보안성과 편리성은 '트레이드 오프'라는 통념에 반대하는 그는 "불편한 보안은 스스로 무너진다"고 외쳐왔다.

그는 "사용자가 모르거나 또는 최대한 불편하지 않은 범위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제공되는 보안이 좋은 보안"이라며 "기존 시스템에 보안 제품을 추가하면 보안이 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더 이상의 개선은 없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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