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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열풍 거셌던 2016 게임산업…내년은?


[2016 게임가 결산]① VR·AR·AI, 게임 접목 성큼…2017년 기대 커

[문영수기자] 2016년은 게임업계가 재미의 경험 확대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 매진했던 한 해였다.

영화 속 한 장면이라고 여겨졌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성큼 다가왔고 인공지능(AI)을 게임에 접목하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들 신기술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앞세워 게임의 질적인 측면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PC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다시 모바일 게임으로 무게추가 이동했던 1990년대말과 2012년경 국내 게임산업에 나타난 지각변동이 내년을 기점으로 또 한번 일어날 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또 다른 현실이 성큼…VR 대두

이용자에게 현실이 아닌 가상 속 세계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VR은 구글, 페이스북, 소니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IT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뛰어들 만큼 미래 핵심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신기술이다. 2014년 3월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리프트' 제조사인 오큘러스VR을 23억달러에 인수한 것은 가상현실의 성장 잠재력을 가늠하게 한 대목으로 평가된다.

특히 올해는 VR 콘텐츠의 대중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오큘러스 리프트' '플레이스테이션 VR' '바이브' 등 시장에서 주목받던 고품질 VR 헤드셋이 일제히 시판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개인대상(B2C) V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VR 시장이 2016년 67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까지 약 7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VR은 PC와 스마트폰에 국한되다시피 했던 국내 게임산업의 지형도도 바꿔놓을 조짐이다. 플레이스테이션VR을 필두로 콘솔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으며 고가의 장비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VR방도 생겨나고 있어서다. 가상현실과 놀이기구를 접목한 체감형 게임도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스코넥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한빛소프트, 엠게임, 조이시티, 바른손이앤에이, 카카오게임즈 등 중견 게임사들이 VR 콘텐츠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이들 회사는 유명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는 공통된 전략으로 시장 대응에 나섰으며 이들이 개발한 VR 게임들도 연말을 기점으로 속속 공개되는 추세다.

아직까지 VR은 뚜렷한 성공 사례가 없고 확고한 매출원이 정립되지 못했다는 약점을 안고 있으나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VR방, VR 테마파크 등 다양한 수익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5G 등 주변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레 VR 시장 또한 자연스레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HMC투자증권은 "VR 콘텐츠 수익 모델은 직접 유료화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인앱구매 형식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며 "VR은 향후 5G 상용화 시점과 맞물리며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정국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논란에 VR이 유탄을 맞았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일부 VR 업체가 최순실, 차은택 등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정부가 책정한 VR 콘텐츠 육성 예산 191억5천만원 중 81억원이 삭감되면서 자칫 VR 생태계 전체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내년도 VR 게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김홍석 한국VR산업협회 교육사업위원장은 "VR 산업의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할 이 때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찬물이 끼얹어져 자칫 VR 산업 자체가 매도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평가된 보석…AR 내년부터 본격화

AR 기술도 내년도 게임 산업의 지형도에 큰 영향을 줄 핵심 분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올해 7월 전 세계를 강타한 '포켓몬고'의 흥행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다. 가상환경에 이용자를 몰입하게 해 실제환경을 볼 수 없는 VR과는 차이가 있다.

AR은 최근 개발이 완료된 신기술은 아니다. 이미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현실과 가상환경을 융합하는 연구가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됐고 2000년대 초 AR 기술을 접목한 국내·외 게임들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시판된 AR 게임들은 지금과 비교해 조악한 품질과 마케팅 요소 부재 등의 요인으로 인해 시장의 이목을 끌진 못했다.

이때문에 AR은 '포켓몬고'의 흥행 이후 시장성이 재평가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포켓몬고'의 흥행 이후 국내에서도 '포스트 포켓몬고'를 외치며 AR 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회사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뽀로로' IP를 활용한 '뽀로로고'가 등장하는가 하면 중견 업체인 엠게임은 AR 게임 '캐치몬'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실 세상을 바탕으로 하는 AR 게임은 제한된 실내 공간에서만 즐기던 기존의 게임 방식을 확장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포획한 몬스터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일정 거리를 직접 이동해야 하는 AR 게임 '포켓몬고'의 특성이 이 같은 변화를 이끈 것이다. '포켓몬고'를 즐기기 위해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가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포켓몬고'의 등장으로 조명받기 시작한 AR 게임이 내년에는 보다 확장되고 다양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VR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은 오는 2020년 AR 시장 규모는 1천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동해랑 나이언틱랩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티 매니저는 "올해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AR 기술이 재평가를 받았던 한 해"라며 "내년부터는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고'와는 다른 형태의 AR 게임이 등장하면서 진검승부를 벌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게임의 룰 바꾼다…AI가 만들 세상

AI는 2016년 게임시장에서 가장 관심받은 키워드 중 하나다. 게임산업은 물론 우리 일상 생활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AI는 게임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데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 경쟁의 패권을 장악할 핵심 요소로 AI를 주목한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앞다퉈 AI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는 다채로운 AI가 개발되고 게임에 적용된 한 해이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월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에 이용자가 AI 캐릭터와 대전하는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는가 하면 넷마블게임즈는 게임 이용자 개개인의 성향에 맞춰 도움을 주는 AI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 개발에 한창이다.

AI는 게임을 즐기는 풍경도 바꿔놓을 전망이다. 웹젠은 정당한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어뷰징 행위를 방지하는 AI 기술을 공주대학교와 함께 개발 중이다. 어뷰징이란 온라인 게임 등에서 버그, 핵 등 불법 프로그램, 타인 계정 도용, 다중 계정 접속 등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행위로, 회사 측은 머신러닝과 딥러닝 등 AI 기술을 활용해 어뷰저를 구분하는 기술을 내년 상용화하기로 했다.

게임 운영 업체인 아이지에스는 AI 스타트업인 마인드셋과 함께 AI를 접목한 고객관리(CS)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자연어로 입력되는 이용자 민원을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응대를 즉각적으로 출력해 보여주는 개념이다. 문의를 접수하고 대답을 받기까지 통상 하루의 시간이 소요되는 데 반해 AI는 민원을 접수하는 즉시 적절한 응대가 가능해 고객 만족도가 비약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승연 마인드셋 대표는 "2016년도는 AI를 이해하고 전반적인 사업에 어떻게 적용할 지를 고민했다면 2017년도에는 가시적인 결과와 매출과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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