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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성공한 제화업계, 고정관념 깬 후 매출 '쑥'


패션시장 불황 속 제화 3사 호실적 기록…"연령별 맞춤전략 주효"

[장유미기자] 장기 불황의 여파로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제화업계가 고정관념을 깬 전략을 펼쳐 재도약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제화업계는 지난 수 년간 캐주얼 열풍으로 운동화 업체에 국내 신발시장을 빼았겼다. 그러나 최근 각 업체들이 시장을 되찾기 위해 기능성 신발이나 젊은 층을 위한 트렌디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 최근 매출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강제화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출액이 3천164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3%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 순이익은 7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패션그룹형지에 인수된 에스콰이아도 올해 1∼8월 매출이 전년 대비 13% 올랐고 같은 기간 적자 부문도 48% 줄어들었다. 엘칸토 역시 2011년 이랜드가 인수할 당시 19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416억원으로 증가했다. 엘칸토는 2013년 흑자전환 후 영업이익도 늘고 있다.

이처럼 제화업계가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구두 = 딱딱한 신발'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해 각 업체마다 다양한 노력을 펼친 덕분이다. 업체들은 기능성을 중요시하는 중·장년층을 겨냥해 초경량, 무지외반, 쿠션 등 새로운 기능을 접목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운동화에 빼앗긴 젊은 층을 잡기 위해 구두에 캐주얼 감각을 접목한 트렌디한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요구를 맞춰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먼저 제화시장 1위인 금강제화는 연령층에 따른 제품 전략을 펼쳤다. 먼저 브랜드 충성도와 구매력이 높은 중, 장년층을 공략하기 위해 기능성 제품을 강화했다.

실제로 금강제화는 지난해 가을 시범적으로 출시한 무지외반 펌프스가 1개월 만에 2천 켤레가 완판되며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 것에 주목해 올해 디자인 수와 운영 물량을 5배 이상 늘렸다. 또 쾌적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직장 여성들을 위해 올해 첫 출시한 랜드로바 고어텍스 서라운드가 인기를 끌며 고어텍스 서라운드 신발의 전체 판매량을 전년 대비 20% 이상 끌어올렸다.

이 외에도 중·장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200g 미만의 초경량 신발의 디자인 수와 운영 물량을 30% 이상 대폭 늘렸을 뿐 아니라 발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아치 서포트, 항균, 투습, 논슬립, 쿠션 등 12가지 기능을 접목한 초경량 신발도 대거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젊은 층을 잡기 위해 트렌디한 신발도 내놨다. 외피에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Y팁, 윙팁을 기본으로 디자인 곳곳에 캐주얼 감성을 더하고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 굿이어 웰트 제법과 미끄러움 방지 기능이 있는 비브람솔을 적용한 리갈 201을 출시했다. 또 연예인 PPL, 화보, SNS 마케팅을 비롯해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와 협업을 펼쳐 젊은 남성 층을 금강제화 매장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패션그룹 형지에 인수된 에스콰이아는 디자이너 홍승완 씨를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하고 고급 수제화 브랜드 '알쿠노'를 비롯해 캐주얼 브랜드 '영에이지'와 '소노비' 등을 젊은 감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가치소비를 원하는 젊은 남성들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고급 수제화 라인 '알쿠노'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아니라 발 뒤꿈치가 자동으로 복원되는 E-리턴 시스템(E-Return System)을 적용해 출시한 구두가 인기를 끌면서 매출도 함께 늘고 있다.

또 형지에스콰이아는 스타마케팅을 통해 수 년간 침체됐던 브랜드 인지도를 다시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배우 박서준과 지소연을 전속모델로 선정하고 이들을 활용한 영상광고를 TV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으며 올해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 SBS '미세스캅' 등에 매장을 노출시키는 제작지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에스콰이아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엘칸토는 국내 공장 거래처를 바꾸면서 대량 생산으로 진행했던 기성화 비율을 줄이고 맞춤 수제화 비중을 늘려 품질 향상에 주력했다. 특히 가성비에 집중한 전략이 통했다. 고품질 제품을 타 브랜드의 70% 가격으로 선보이고 저가 라인 '엘 바이 엘칸토'로 고객을 끌어들여 2014년 98개였던 매장 수를 118개까지 늘렸고 올해 매출 6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주얼 열풍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전체 신발 시장이 2005년 3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5조7천억원으로 커지는 동안 제화시장은 2조원에서 1조2천억원으로 축소되면서 제화업계가 많이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도 수입 브랜드 유입, 캐주얼 트렌드 확산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능성 신발 개발과 젊은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국내 제화시장을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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