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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차두리 카드까지 뽑은 슈틸리케호, 뒤는 없다


선수단-코칭스태프 가교 역할에 방점, 우즈벡전서 성과 보여줘야

[이성필기자]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대표팀의 마지막 카드, 차두리(36) 효과는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27일 차두리를 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는 지원스태프로 대표팀에 돌아오는 것이다.

직함은 전력분석관이지만 사실상 코치나 다름없다. 차두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B자격증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축구협회는 A자격증이 있어야 대표팀 코치로 선임 가능하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차두리가 내년에 A자격증 취득에 나서는 것으로 안다. 그 경우 정식으로 코치 선임도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차두리는 상대팀의 전력 분석이 아닌 슈틸리케호의 분위기 조율 역할을 주로 맡는다. 신태용 코치가 슈틸리케 감독과 머리를 맞대며 전술적인 역할에 집중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과 팀 분위기를 차두리를 통해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차두리도 "지금은 전술 분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감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며 사실상 12번째 선수 역할을 자임했다.

편법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지만 축구협회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A자격증이 없지만, 차두리를 통해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단 사이에 벌어진 틈을 좁히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현 대표팀에서는 노장 곽태휘(35, FC서울)가 선수단의 보이지 않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줄 좀 더 상징적인 자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대표팀은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을 갖는다. 조3위로 떨어져 있는 한국이 승리라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월드컵 본선행에 절대적인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용수 위원장은 "자격증 문제로 잡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이는 내가 요청을 한 것이고 차두리가 수긍했을 뿐이다. 차 분석관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일단 차두리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벤치에 앉는 것은 문제가 없다. 코치, 통역, 팀 매니저와 함께 앉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역할이 제한적일 뿐이다. 그래도 벤치에서 차두리가 던지는 말 한 마디는 상당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도 "차두리가 어떠한 형식으로라도 대표팀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슈틸리케 감독과의 소통에도 문제가 없어서 더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리라고 본다"라고 기대했다.

차두리 카드가 오래 갈 수 있을지의 여부는 우즈벡전을 통해 드러난다. 축구협회는 차두리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계약을 맺었다. 우즈벡전을 그르친다면 차두리 효과도 반감이 된다. 유능한 한국 축구의 인재를 일찍 소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셈이다.

축구협회의 목표는 어떤 위기가 와도 극복하며 슈틸리케 감독과 본선까지 함께 하는 것이다. 감독 중도 경질과 새 감독 선임을 반복하며 연속성을 잃은 대표팀의 문제점을 잘 알기에 조급증을 끊겠다는 의지다. 차두리는 "선수들과 감독님의 중간에서 팀이 원활하게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화려한 경력과 좋은 이미지를 갖고 지도자 공부 중인 차두리까지 끌어들인 이상 월드컵 본선 진출과 팬들의 신뢰를 찾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는 슈틸리케 감독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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