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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노렸던 부천, 서울 넘지 못했지만 뜨겁게 싸웠다


FA컵 4강, 11년 4개월 만이 상암벌 귀환

[이성필기자] 기적은 없었지만 당당하게 싸운 부천FC 1995였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천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클래식 선두권 팀 FC서울과 2016 KEB 하나은행 FA컵 4강전을 치렀다. 32강에서 포항 스틸러스, 8강에서 전북 현대를 각각 2-0, 3-2로 꺾으며 파죽지세로 돌풍을 일으키며 4강까지 오른 부천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부천은 챌린지에서 숨막히는 수비를 앞세워 상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오는 30일 44라운드 최종전에서 이겨야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 큰 일을 앞두고 또다른 중요한 일전인 FA컵 4강전을 치르게 됐기 때문에 부담은 상당했다. FA컵에 올인했다가 PO행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천은 기죽지 않았다. 정갑석 감독은 "연장전이나 승부차기는 없다. 90분 내에 끝낸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부천은 챌린지 최소 실점 1위(32실점) 팀이다. 버티기에 성공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알 수 없다.

서울 황선홍 감독도 부천에 대해 "적은 숫자로 역습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더라"라고 신중함을 보였다. 그렇지만 "결국은 상대와의 싸움이 아닌 우리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얼마나 (자만심을)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자신들의 플레이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부천 원정 응원에 나선 500여 팬들은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가 2006년 연고지를 제주로 옮긴 후 처음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부천 SK는 2005년 6월 19일 서울 원정 경기를 치렀다. 부천의 이름으로 11년 4개월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왔기 때문에 더욱 목소리 높여 응원을 펼쳤다. 일부 팬들은 FC서울이 2004년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것을 염두에 둔 듯 "연고이전 반대"를 외치며 서울을 자극하기도 했다.

부천 팬들은 그들 특유의 응원인 홍염을 터뜨리며 경기장을 붉게 물들였다. 취지는 좋았지만 경기장 내 반입금지 물품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어떻게 반입이 됐는지 모르겠다"라며 어리둥절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주위 시선과 상관없이 부천 팬들은 응원에 열중했다. 이에 서울 팬들은 화끈한 야유로 화답했다. 과거 안양-부천 시절 화끈했던 라이벌전이 다시 열리는 느낌이었다. 부천 선수들은 몸을 날리며 서울의 공격을 막았다.

대단한 도전이었지만 부천의 승리는 없었다. 0-1로 서울에 져 끝내 기적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래도 부천 선수들은 그들만의 방식대로 끝까지 서울에 대항하며 아름다운 패배를 맛봤다. 팬들은 박수로 격려하며 기억에 남을 서울 나들이를 마쳤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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