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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오르면…韓 수출·금융시장 '영향권'


[美 금리 인상 초읽기](하) 원화 약세 따른 금융시장 충격 대비해야

[김다운기자]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국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환율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미국 연준 의원들의 금리 인상 요구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지만, 연방선물기금 금리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70%에 달한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강하게 금리 인상 우려를 반영하면서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이어갔으며 주식 시장은 전반적으로 조정 양상을 보였다. 특히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신흥 시장의 낙폭이 좀더 크게 나타났다.

◆한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안해"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현재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1.25%까지 내려왔다.

그동안 시장 전문가들은 저물가 현상 심화와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라 통화완화정책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한은이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유력해지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는 크게 줄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연내 금리 인상을 마무리 짓고자 하는 연준의 높아진 의지를 감안하면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한은이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이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은 역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내외금리차(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축소돼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 채권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미국 채권에 투자했을 때보다 높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굳이 한국 채권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진다는 것이 이 같은 우려의 배경이다.

다만 과도한 가계 부채 부담과 부실기업 재무구조 등 현재 경제 여건을 볼 때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올 4분기에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사태와 '김영란법' 시행 등이 국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한은의 금리 인상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국정감사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연내 인상될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인상 이후 나타나는 금융시장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보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 인상이 한은 통화정책에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미국 금리 인상이 곧바로 우리나라 정책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한국 기준금리 인상까지 평균 2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강세로 이어지면 대미 수출엔 '호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환율과 증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움직임은 '양날의 검'이다.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나타나게 되어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점차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률은 지난해 0.47%에서 올해 1~6월은 0.55%로 높아졌고, 7월 이후 9월23일까지의 변동률도 0.53%로 높았다.

차경수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경제의 호조와 원/달러 환율 상승을 통해 대미 수출에는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처럼 미국시장의 수출량이 많고 가격경쟁력이 치열한 산업과 품목의 경우에는 미국 금리 인상이 수혜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반면 중국 등 신흥국 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쳐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에는 부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자금 빠져나갈 수 있어 증시 충격 우려

한편,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에는 충격이 예상된다.

앞서 2013년 5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갔던 경험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당시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6월 한 달간 외국인이 5조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워 코스피지수가 10%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가깝게는 2015년 12월 미국 연준의 1차 금리 인상 때에도 신흥국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미국 1년 국채금리가 25bp 상승할 때, 한국에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3개월 후 3조원이 유출됐으며, 원화가 1% 절하되는 경우에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1조원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효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로 주식시장을 통한 외국인 투자자본 유출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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