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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육성이 곧 성적이다①두산 베어스 '프런트의 신념'


2011년 '강한 프런트' 만들기 시동…5년 만에 부러움 받는 전력 구축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2010년 이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팀들이다. 이들 가운데 값비싼 FA들을 끌어모아 단기간에 우승전력을 갖춘 팀은 없다. 저마다 오랜 기간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 정상까지 올라간 구단들이다.

이젠 돈이 성적을 보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돈을 써서 반짝 반등할 수는 있어도 꾸준히 강호의 위상을 유지할 수는 없다. 바야흐로 프로야구는 '육성(Player Development)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육성을 통한 성공시대를 활짝 열고 있는 팀들, 첫 사례로 두산 베어스를 소개한다.

◆에드먼턴 키즈

정규시즌 최다승(93승)의 새 역사를 쓴 올 시즌 두산 베어스 선수단에는 시즌 내내 화제를 몰고 온 선수들이 있었다. 지난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 6인방이다. 외야수 박건우 정수빈, 내야수 허경민, 투수 허준혁 홍영현 성영훈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정수빈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의 주인공이고, 박건우는 올 시즌 두산의 붙박이 1번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3루수 허경민은 두산 내야에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고, 허준혁과 홍영현도 마운드의 소금같은 역할을 했다. 어깨 수술 후 오랜 재활을 거친 성영훈은 완벽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비단 이들뿐만이 아니다. 민병헌, 양의지 87년생 듀오에 88년생으로 올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우뚝 선 김재환도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케이스다. 니퍼트·보우덴·에반스의 외국인 3인방과 오재일(트레이드 영입) 장원준(FA 영입) 등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1군 선수단의 대부분을 두산 구단은 직접 발굴해 키웠다.

◆베어스파크

선수 육성은 말로만 되지 않는다. 우선 물적 토대,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두산은 오래 전부터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쏟았다. 지난 2005년 이천의 베어스필드를 개축해 야구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지난해에는 베어스필드 부지를 완전히 리모델링해 최신식 시설의 베어스파크로 새롭게 오픈했다. 이 과정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유망주가 1군 선수단으로 향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의 경우 이천 상황에 1군 프런트가 각별히 신경을 쓴다. 선수들의 훈련 진행 과정, 몸 컨디션, 개인적인 고민 등에 대한 보고가 꾸준히 올라간다"며 "사실 잠실의 1군 선수단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지만 우리 구단의 뼈대는 이천에서 갖춰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프런트의 신념

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선수를 만드는 건 프런트다. 지난 2011년 구단 프런트 직원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단장을 거쳐 대표이사까지 오른 김승영 사장은 취임 직후 '강한 프런트' 구축에 팔을 걷어붙였다. 프런트 직원 하나하나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인재 영입에도 땀을 쏟았다.

무엇보다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육성군과 2군에서부터 잠실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선수 기량 발전 코스 만들기에 전력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아 구단 전무까지 승진한 김태룡 단장 또한 선수를 키워서 쓰는 구조에 일찍부터 눈을 떴다.

이들은 무엇보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믿는다. 지난 1995년 OB베어스 우승 당시 1군 매니저로 잠실구장의 흙을 고르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김 단장은 평소 "돈을 써서 구축하는 전력은 한계가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강팀을 만들기 위해선 끊임없이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서 써야 한다. 정 필요한 자원이라면 트레이드 등을 통한 외부 전력 보강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장기적인 선수 키우기와 과감한 선수 영입, 그리고 적시의 세대교체가 어우러진 두산은 현재 프로야구 9개 구단들의 부러움을 한껏 받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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