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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AIRI 특혜 논란 …'한국형 알파고' 출발부터 삐걱


자체 예산심사 규정 위반, 내주 상임위 예산심사 '촉각'

​[조석근기자]'한국형 알파고' 개발을 목표로 출범한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이 시작부터 된서리를 맞을 조짐이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제2의 미르, K스포츠재단'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최근 정부의 지원계획 자체가 법 절차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후폭풍도 우려된다.

20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번 국감 이후 야당이 창조경제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예산삭감을 예고한 상황에서 갓 출범한 AIRI로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RI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지능정보기술 시장 선점을 위해 설립된 민간 연구소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 민간합동 간담회를 통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지능정보기술 관련 분야 신기술을 확보하고 기술지원과 벤처투자를 통해 연관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차, 한화생명 등 7개 기업이 30억원씩 총 210억원을 출자, 지난 11일 공식 출범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주요 연구과제를 발주해 매년 150억원씩 향후 5년간 7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같은 내용은 AIRI 홈페이지에 개제된 'AIRI 설립현황과 운영방침'에서도 명시돼 있다. 아울러 미래부는 최근 국감에서 '정책지정' 방식으로 AIRI에 연구과제를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지난 14일 미방위 종합국감에서 "(AIRI가 담당할) 과제들은 다 기획이 이뤄져 있다"며 "(예산집행은) 정책지정 방식으로 (장관이) 수행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은 민간기관에 대한 지나친 특혜로, 정부의 자체 방침에도 위배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에 따르면 미래부는 '2016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안'에서 정부의 연구개발(R&D) 사업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공모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구개발 과제 자체는 장관이 경우에 따라 지정할 수 있으나 수행기관은 공모로 선정해야 한다는 것.

또 정책지정은 연구개발사업 과제와 그 수행기관을 장관이 직접 지정해 선정하는 방식이다. 국가 주도가 불가피한 시급한 사안이거나 경쟁 가능한 연구기관이 없을 경우 등 지정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문제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기술은 전자통신연구원(ETRI), 카이스트 등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이미 상당 기간 연구 중인 분야.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솔트룩스 등 ICT 기업들과 국내 대학들도 관련 연구를 하고있다.

반면 AIRI는 이제 막 출범한 가운데 현재 연구원 모집이 진행 중인 상태. 연구실 2개 40명가량의 정원 중 10여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정부가 다른 연구기관을 제쳐두고 자체 예산운영 규정까지 위반하면서 연구실적도 검증되지 않은 기관에 국책과제를 할당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미래부는 올해 IT·SW융합산업원천기술, 첨단융복합콘텐츠기술개발, SW컴퓨팅산업원천기술 등 R&D 사업에서 150억원을 집행하지 않고 남겨둔 상황이다. 이를 국책연구과제 정책지정을 통해 AIRI에 집행할 경우 AIRI 입장에선 최소한 내년도 지원금은 확보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AIRI에 대한 미래부의 예산지원도 도마 위 에 오를 전망이다. 국회 미방위가 오는 25일부터 미래부와 방통위 등 소관 부처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문제 삼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예산심사 절차를 무시하고 주무장관이 특정 연구원에 과제를 부여하는 행위는 명백히 월권이자 불법"이라며 "내년도부터 아예 AIRI에 대한 지원예산을 전액 삭감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조석근 기자(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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