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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서관 "아프리카TV? 크리에이터 길들이기中"


유튜브 vs 아프리카TV 폭풍전야…MCN 시장 재편 예고

[성상훈기자] 국내 톱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아프리카TV에서 계정정지 처분을 받은 가운데 향후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상당수가 유튜브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아프리카TV가 수익 모델을 갖춘 개인방송 서비스 중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했지만 유튜브 유료모델 '유튜브 레드'가 국내 론칭을 앞두면서 수익모델확충, 라이브 시스템 최적화 등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다양한 요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아프리카TV가 아닌 유튜브에서 공식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유튜브는 기회의 땅이에요.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를 통해 충분히 개성을 뽐내고 좋은 방송을 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톱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은 17일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프리카TV 활동을 더 이상 하지 않으며 유튜브에서만 공식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시장에서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대도서관 이기에 그의 이같은 발언이 의미하는 바는 남다르다.

공교롭게도 대도서관은 지난 14일 아프리카TV로부터 '1주일 계정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계정정지 처분을 받기까지의 과정에서 해명돼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대도서관 "아프리카TV, BJ '길들이기' 중"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가 초창기에는 무엇이든 먼저 챙기려고 했지만 이제는 '길들이기'를 하려고 한다고 본다"며 "시청자들을 잘 느낄 수 없겠지만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아프리카TV로부터 받은 계정정지 처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아프리카TV가 말하는 계정정지 이유는 이용약관 13조 8항 7호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아프리카TV는 약관을 통해 회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게임 또는 서비스 본래의 이용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되며 이용고객은 '회사의 사전 승낙 없이 서비스를 이용해 영업활동을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대도서관의 아내 이유미(크리에이터명: 윰댕)가 지난 7일 그라비아 모델 시노자키 아이와 대도서관이 함께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하면서 모바일 MMORPG '아케론'을 간접 홍보하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해당 방송을 진행하기에 앞서 아프리카TV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는 파트너 BJ가 아닌 경우 상업방송을 할때 과도한 호스팅 비용(송출료)을 청구한다"며 "최대한 부담을 느끼게 해서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의도이며 아프리카TV를 통해 광고가 유치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도서관이 청구받은 비용은 건당 800만~1천만원 선. 이마저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으며 부르는게 값이라는게 대도서관의 설명이다. 타 MCN에 따르면 최대 50%까지 요구하기도 한다고.

단순히 약관 위배 때문이 아니라 아프리카TV의 독점적 지배구조를 이용해 최대한 크리에이터를 종속하게 만드려는 의도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이번 계정 정치 처분도 같은 일환이라는 것.

그는 "계정 정지를 통보받을때도 송출료 지불 의사를 밝혔음에도 아프리카TV는 정지 처분을 내렸다"며 "아프리카TV가 아닌 다른데서 방송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깔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그는 "정지 통보를 받은 날 시청자들에게 정지 사유를 설명하고 일시적 작별을 고할 시간 조차 주지 않았다"며 "그들은 나의 팬이기도 하지만 아프리카TV의 고객이기도 한데 고객들에게 어떤 설명도 없이 그런 처분을 내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게 기회의 땅"

대도서관은 이를 계기로 아프리카TV 활동을 중단하고 유튜브 활동을 공식 표명했다. 연내 '유튜브 레드'가 국내 론칭을 앞두고 있다 보니 그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유튜브 레드는 월 9.99달러(1만1천300원)의 비용을 내는 월정액 유료 서비스다. 유튜브 레드에 가입하면 레드 전용 콘텐츠를 볼 수 있고 유튜브 광고를 보지 않을 수 있으며 '구글 뮤직'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유튜브가 광고 수익의 55%를 크리에이터들에게 공유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 레드 역시 구독 수익을 일정부분 크리에이터들에게 지급하게 된다. 구체적인 수치는 분명하지 않지만 시청 시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이를 구글 본사에 문의한 결과 구글측은 "파트너나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게끔 하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현재로써는 구체적인 계획은 언급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분명한 것은 유튜브 광고 수익 공유 외에도 또 다른 수익 모델이 준비되고 있는 만큼 크리에이터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도서관도 "향후 유튜브에도 후원 요소가 준비되고 있고 해외에서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국내에 도입될때 국내 감성에 맞게 들어올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유튜브 레드를 염두에 둔 답변을 이어갔다.

유튜브 레드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뉴질랜드, 멕시코, 호주에서도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오픈했으며 연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장 상황이 이런 가운데 대도서관이 아프리카TV가 아닌 유튜브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신규 크리에이터의 유튜브 진입과 아프리카TV 크리에이터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크리에이터들의 명확한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는 개인방송 서비스는 아프리카TV와 트위치TV 뿐이다.

업계에서는 아프리카TV와 구독자 수 130만명 이상의 정상급 크리에이터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과 유튜브 레드에 포함된 라이브 시스템이 시장에 포함될 경우 순식간에 '개인방송 2강' 구도로 MCN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까지 예상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 생방송이 끝난 다음날 해당 콘텐츠 조회수는 20만건 가까이 치솟았다"며 "아프리카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재유입률이고 이는 곧 수익으로 이어진다. 양질의 콘텐츠를 가진 크리에이터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팬들이 당혹해하고 혼란스러워 하셨을 부분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좋은 방송과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1인 미디어 문화를 잘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키즈 콘텐츠와 뷰티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다음 주 전용 스튜디오를 공식 오픈하고 글로벌 콘텐츠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아프리카TV "원활하지 못한 소통 유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프리카TV도 자사 소속으로 활동하는 BJ(방송자키)들과 어느정도 혼란과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송출료를 둘러싼 BJ들간의 형평성으로 인한 문제의 소지가 남아 있기 때문.

다만 송출료 부분에 대해서는 "아프리카TV 파트너 BJ들도 상업방송을 진행한다면 광고주가 BJ에게 출연료, 아프리카TV에는 플랫폼 사용에 따른 광고송출료를 지급해 왔다"며 "아울러 파트너 BJ들도 상업방송 진행에 앞서 충실하게 사전 협의를 진행한다"고 해명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대도서관에게 정지 처분을 내리게 된 것은 정말 심사숙고 후에 내린 결론"이라며 "파트너BJ라 할지라도 약관에 위배될 경우 적절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프리카TV측은 크리에이터가 상업적인 방송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사전 협의를 하는 이유는 만약의 경우라도 시청자들이 불량 광고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취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TV는 이 약관을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부적절한 상품이나 서비스로 금전적인 피해를 입거나 사회적 미풍양속을 저해할 요소가 있을 수 있는 경우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적이라는 것.

회사측은 "다만 대도서관의 경우 면대면으로 이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이는 우리로서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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