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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내리고 일정 미루고…하반기 IPO '빨간불'


기관투자 보수화…대어급만 남아 중소형주 투자심리도 위축

[윤지혜기자] 올 하반기 증권가 공모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요 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게 나타나 공모희망가를 당초보다 확 낮춘 기업들이 늘고 있다. 두산밥캣처럼 공모 규모를 절반가량 줄인 곳도 있고, 공모규모를 줄이느니 아예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공모가를 확정한 23개 기업 중 6곳의 공모가가 희망 범위(밴드) 하단에서 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약 30%가량이 희망가를 겨우 턱걸이한 셈이다.

IPO 혹한기에 공모가가 희망 범위에 미달된 곳도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험인증과 교정사업을 함께 하는 에이치시티는 희망 범위 1만9천200~2만2천500원을 밑도는 1만7천원에 공모가가 확정됐으며, LS전선아시아도 공모가 미달로 인해 조달 자금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전·현직 국회의원이 이례적으로 코스닥 상장식에 참여해 화제가 됐던 자이글도 공모가 희망 범위(2만~2만3천원)의 절반 수준인 1만1천원으로 결정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IPO를 추진한 기업 관계자는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것에 대해 "시기를 잘못 선택한 것 같아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상장 준비에 오랜 시간과 노력을 쏟은 만큼 상장을 미루기보다는 상장 이후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잇따른 흥행 참패에 상장을 포기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가구업체 까사미아가 상장을 철회했으며, 최근 서플러스글로벌도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청서를 접수했다.

급기야 IPO 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두산밥캣마저 수요 예측 부진으로 공모 규모를 재조정했다. 두산밥캣은 공모물량을 4천898만1천125주에서 3천2만8천180주로 줄인 후, 희망 가격 범위도 종전 4만1천∼5만원에서 2만9천∼3만3천원으로 대폭 낮춰 오는 11월 3~4일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문제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공모주 시장에 부는 찬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점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3분기 IPO 부진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넷마블게임즈 등 상장을 추진하는 대형 기업의 IPO 기대 수요가 남아있는 데다, 최근 새내기주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하며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4분기 IPO 열기는 더욱 시들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그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감소한다"며 "이달부터 IPO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 기관투자자들이 수요 예측 시 더욱 보수적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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