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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戰 3차 돌입]②'강남' 몰린 유통공룡, 차별화로 '승부'


삼성·잠실 등 '동남권' 경쟁 치열…'현대家' 삼성동 전투 '눈길'

[장유미기자] '3차 면세대전'으로 불리고 있는 이번 면세 특허 입찰전은 참여 의사를 밝힌 5곳 중 4곳이 '강남지역'을 입지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 실시됐던 1, 2차 면세대전에서 업체들이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경쟁을 펼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호텔신라와 손잡은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은 둘 다 '삼성동'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해 치열한 집안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지역을 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한 곳은 롯데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사), 현대면세점(현대백화점), 신세계디에프 등 4곳이다. 이 중 '현대가(家)'인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백화점은 둘 다 삼성동을 입지로 선정한 만큼 두 곳 모두 특허권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각 면세점들이 후보지로 내세운 곳은 ▲롯데 '잠실 롯데월드타워' ▲HDC신라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현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신세계 '반포 센트럴시티' ▲SK '광장동 워커힐면세점' 등이다. SK를 제외하고는 4곳 모두 강남지역을 택해 '강남대첩'이 벌어지게 된 셈이다.

특히 HDC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의 후보지들은 반경 2km 이내에 몰려있는데다 현재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운영 중이라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쉽지 않은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택한 업체들 "'포화상태' 강북 피한 전략"

지난해 입찰 경쟁에서는 서울 명동·용산·여의도 등 전선이 분산돼 있었지만 올해는 이처럼 대부분 업체들이 강남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면세점이 포화상태에 달한 '강북'을 피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울 시내면세점 9곳 중 강남지역에 위치한 곳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이 강북에 집중돼 있다 보니 각 업체들이 전략상 강남 공략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강남지역에 중국인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강남지역에 매력을 느낀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지역은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인기 방문지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외국인 관광객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방문지로 명동(86.7%)에 이어 강남(70.3%)을 꼽았다. 또 강남을 방문하지 않은 관광객의 79.8%는 "강남에 면세점이 생기면 다음에 찾고 싶다"고 답했다.

여기에 강남구, 송파구 등 지역구들이 앞장 서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업체들은 앞으로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들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강남구 일대에 ▲현대차 GBC 등 MICE 관광특구 ▲압구정·청담 등 한류거리 ▲신사·가로수길 등 이색 카페와 맛집 ▲트렌드의 중심인 강남역과 삼성역 ▲2천400여개 의료기관 등 관광 자원이 많은 것도 이 지역의 강점으로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지역에 면세점이 많지 않고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이 지역은 평소에도 교통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면세점 운영 시 이에 대한 어떤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특허권 획득이 힘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막 오른' 江南대전, 경영능력‧콘텐츠서 판가름

지난달 28일 입찰전 참가를 공식 선언한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는 각각 삼성동과 반포동을 입지로 내세워 '영역 확장'을 위한 마지막 채비에 돌입했다.

현재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면세 사업을 펼치고 있는 HDC신라는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면세점 2호점 입지로 확정하고 20~30대 '밀레니얼 세대' 개별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체험 공간과 국산 중소중견업체 브랜드를 모아 놓은 'K-Product(국산품)' 공간을 조성해 용산·중구·강남을 잇는 '면세점 벨트'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을 메인 타깃으로 설정해 단순한 쇼핑에서 벗어나 한국문화를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면세점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명동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디에프는 반포 센트럴시티를 2호점 입지로 앞세웠다. 이곳은 지하철·고속버스터미널 등 교통시설이 발달한 데다 JW메리어트호텔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연결돼 있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로수길·서래마을과도 가까워 단체가 아닌 개별 관광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점도 입지 선정에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중소업체들과 합작법인으로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현대백화점은 이번엔 단독법인을 설립하고 무역센터점을 또 다시 후보지로 앞세웠다.

이곳은 입찰전 참여의사를 밝힌 업체들 중 유일하게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최근 중국 현지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협력해 중국인 관광객 200만명의 한국 방문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서고 있지만 같은 입지를 내세운 현대산업개발(HDC신라)이 걸림돌이다.

이 외에도 롯데면세점은 영업 당시 연간 매출 6천112억원으로 국내 3위 규모였던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의 특허권을 다시 되찾겠다는 각오다. 또 유일하게 강남지역을 입지로 택하지 않은 SK네트웍스는 업력이 오래된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란 점을 강조하며 워커힐 면세점 특허 되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른 강남을 두고 특허권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의 물밑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번 입찰전에서 입지도 중요하겠지만 업체들이 심사 기준 중 어떤 항목에서 차별점을 두고 점수를 더 얻을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깊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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