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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서울, 말라버린 잔디 위에서 누가 춤을 출까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충돌, 전주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 변수

[이성필기자]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1, 2차전 180분의 승부라고는 하지만 기선제압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전북 현대와 FC서울이 28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치른다. 거침없는 중국 슈퍼리그 팀들의 투자와 시스템을 앞세운 일본 J리그, 피지컬이 뛰어난 호주 팀들을 물리치고 4강에 K리그 두 팀이 올라 맞대결이 성사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인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전북은 올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사활을 걸고 김신욱, 이종호, 로페즈, 임종은 등을 영입했다. 서울은 데얀이 돌아오고 황선홍 감독이 중도에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서도 전력의 틀을 유지하며 4강까지 올라왔다.

이기는 팀이 결승에 간다는 것은 명확하다. 전북 최강희 감독과 서울 황선홍 감독의 전술 싸움부터 이동국-김신욱-에두와 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으로 구성된 공격진의 맞대결까지 흥미로운 구도가 맞닿아 있다. 전북 공격 2선의 레오나르도-이종호-로페즈-한교원과 서울의 조커 윤주태에 2선의 윤일록-이석현-조찬호 등 젊은피들의 역동성도 파열음을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올해 전북은 클래식에서 서울을 만나 3전 전승을 거뒀다. 3월 개막전에서는 1-0으로 이겼는데 당시 최 감독은 서울의 공격을 막기 위해 수비를 플랫3로 전환하면서 중앙 미드필더 이호를 스위퍼로 내리는 변칙을 구사했고 성공했다.

7월 21라운드에서는 전북이 3-2로 이겼지만 사실상 전북의 속도전이 서울을 지배했다. 서울은 추가시간에서야 오스마르가 만회골을 넣으며 1골 차로 좁혔다. 8월 28라운드에서는 레오나르도의 두 골이 터지며 전북이 3-1로 이겼다. 김보경-이재성 두 공격형 미드필더가 서울을 압도했다.

과연 두 번의 홈 앤드 어웨이 경기로 결정되는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도 전북의 전략은 통할까. 오히려 황선홍 감독은 "최 감독님의 머릿속이 더 복잡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은근히 자신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이 어떤 스타일로 나올지 최 감독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을 충분히 역이용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북은 노련한 중앙 미드필더 이호가 부상으로 빠져 2년차 장윤호가 나서야 한다. 8월 맞대결에서 장윤호가 공백을 잘 메웠고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2차전에서도 무리없이 능력을 보여줬지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라는 무게감을 견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서울은 플랫3를 앞세워 대항하며 장윤호를 괴롭힌다는 계획이다. 다카하기, 고요한, 주세종 등 활동량과 패싱력이 있는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전방의 공격수들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중원에서의 기싸움이 절대적이다.

변화무쌍한 경기력에서 그라운드 상태는 절대적 변수가 됐다. 올 여름 폭염에 전주월드컵경기장 잔디 생육에 문제가 생겼다. 곳곳이 패여있다. 최 감독은 "경기 당일 비가 온다고 들었다. 그라운드가 너무 많이 망가져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울 것 같다"라고 걱정스러운 전망을 했다.

황 감독도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북은 힘이 넘치는 스타일이다. 반대로 우리는 빌드업을 해야 하는데 장신의 김신욱을 앞세운 전북이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이를 극복하고 뛰어 넘겠다"라고 말했다.

일단 서울로서는 한 골이라도 넣어 원정 다득점 원칙에 조금이라도 유리하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전북은 다득점이나 무실점 승리로 서울의 승리욕을 꺾어놓아야 2차전을 좀더 편하게 치를 수 있다. 흥미로운 승부가 예상되는 전북-서울의 격돌이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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