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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지는 네이버 vs 무거워지는 카카오


네이버, 검색 앞세운 생태계 주도…카카오, 메신저 자체 플랫폼 지속 성장

[성상훈기자] 네이버가 라인 라이트 버전, 네이버 라이트 버전을 잇따라 출시하고 '검색' 위주의 콘텐츠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안으로 더 많은 콘텐츠 생태계를 끌어 안는 등 상대적으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네이버는 지난 9일 해외 거주자, 해외 여행자들이 맞춤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층 가볍게 구성한 '네이버 라이트 홈'를 정식 오픈했다.

네이버 라이트 홈은 포털 네이버 첫 화면을 가볍게 구성한 서비스다. 국내보다 느린 해외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해 이전 네이버 화면 대비 데이터 소모량을 70% 줄이고 화면 인터페이스를 최대한 간소화 한 것이 특징.

기존 네이버 홈 화면은 경제M, 잡앤, 뮤직, 쇼핑, 스포츠 등 20개 이상의 모바일 '판' 메뉴가 있지만 라이트 버전은 페이지 한 화면에 꼭 필요한 정보만 담았다.

해외 여행자, 해외 거주자들이 국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현지 주간날씨', '번역기', '현지 정보카드' 등의 서비스도 따로 제공한다.

◆네이버, 검색 위주 콘텐츠 생태계 확장

네이버는 지난해 7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라이트 버전을 출시한 바 있다. 라인 라이트 역시 기존 라인앱에 비해 설치 과정을 20분의 1정도로 줄였다. 텍스트, 스티커, 사진 전송 기능만 지원하는 버전으로 음성, 영상통화, 타임라인 기능은 없다.

해외에서 느린 네트워크 환경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경우 어차피 음성, 영상통화를 이용하기 힘들다. 또한 내장 메모리 용량이 작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전부터 가벼운 버전의 출시를 원해왔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이번 행보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의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위한 행보도 주목된다.

최근 네이버는 웹드라마, 웹예능, 뷰티, 키즈, 콘텐츠 등 조회수가 높은 장르의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해 연간 50억원씩 3년간 15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콘텐츠 광고 없이도 동영상 재생 수에 따라 광고 수익금보다 높은 수준의 금액을 네이버가 창작자들에게 지원한다는 점이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이사는 "동영상 시장에서 네이버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창작자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향후 5개 분야에 집중해 창작자, 이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확보도 중요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이 질 높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콘텐츠 스토리 창작, 지식콘텐츠 생산, 콘텐츠 디지타이징 등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네이버 문화콘텐츠 기금'을 출연하기도 했다.

◆카카오톡, 메신저 넘어 콘텐츠 플랫폼으로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보면 카카오톡은 여전히 무겁고 앞으로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카카오톡 최초 설치 용량은 100메가바이트(MB) 수준. 어지간한 모바일 게임 설치 용량과 맞먹는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관리 중에서도 대부분 용량에서 최상위를 차지한다. 국민 메신저라 불릴 정도로 사용량이 높다보니 수많은 텍스트, 사진, 동영상이 쌓이면서 언제나 스마트폰을 무겁게 만든다.

카카오톡은 따로 라이트 버전이 없다보니 개발자들에게 불편한 점도 있다. 예를 들면 카카오톡을 연동하는 앱을 만들고자 할때 로그인, 로그아웃만 연동시키고 싶어도 라이트 버전 구분이 없어서 SDK를 통째로 집어넣어야 한다.

그러나 서비스 관점에서 보면 모바일 메신저 중 드물게 서비스망을 갖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메신저 채팅창에서 검색을 지원하며 메신저 안에 동영상을 보는 카카오TV와 웹소설, 웹툰, 영화를 보는 '카카오페이지'가 포함돼 있다.

심지어 쇼핑 메뉴인 '카카오 핫딜'과 '카카오 선물하기'와 O2O 예약서비스 '카카오 헤어샵'까지 카카오톡 안에 들어와 있다.

카카오는 이르면 내달부터 언론사들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채널 상단에 표시되는 등 '카카오 채널'도 전면 개편한다.

여기에 콘텐츠 창작자들의 메뉴를 추가시켜 카카오톡 안에서 검색과 더불어 콘텐츠 소비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생태계 vs 카카오 플랫폼

네이버는 PC 기반 검색에서 국내 최대 강자였지만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카카오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카카오톡은 서비스 탄생부터 모바일 전용으로, 모바일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메신저'로 출발했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2분기 기준 카카오톡의 월 활성이용자수(MAU)는 4천150만명이다. 거의 전국민이 사용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카오톡은 모바일에서 더 필요한 서비스를 하나 둘 보강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네이버의 '라인' 역시 해외에서는 카카오톡과 흡사하다. 라인 안에 수많은 서비스를 집어넣으면서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네이버는 카카오톡이 갖고 있는 '메신저' 영역으로 들어가긴 힘들다. 따라서 모바일에서도 네이버는 여전히 '검색' 위주다.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는 포털에서 검색으로 출발한다. 일례로 쇼핑만해도 포털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이후의 검색 결과로 나열된 수많은 사이트로 연동 돼있다. 여기에 네이버페이를 붙여 결제를 돕는 식이다. 이는 모바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유형의 틀 안에서 서비스를 지원하는 형태가 아니다.

검색 결과를 다른 기업의 서비스, 제품, 사이트와 연동하며 상호 협력한다. '검색'의 힘을 최대한 발휘해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한 것.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안에 수많은 서비스를 집어넣으면서 메신저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을 이루는 형태로 커지고 있다.

동영상, 쇼핑, 결제, 송금 등 기존 제공하는 라이프 서비스 외에도 하반기에 홈서비스, 파킹 서비스가 출시되면 더 많은 O2O(온라인 to 오프라인) 서비스가 메신저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콘텐츠 분야의 경우 모든 콘텐츠를 카카오톡안에서 함께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네이버와 다른 부분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채널의 경우 플러스친구를 구독하거나 콘텐츠를 공유하는 댓글도 달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용자와 콘텐츠 파트너들이 서로 연결돼 소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카카오의 목표"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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