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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후끈' MCN, 온·오프라인 만나 新문화가 되다


다이아페스티벌 대성황, 글로벌 MCN 행사 가능성 진단

[성상훈기자] "대도서관님. 사진 한장 같이 찍을까요?"

지난 27일 토요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열린 'CJ E&M 다이아페스티벌'에서 종종걸음으로 지나가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에게 말을 건넸다.

국내 최고의 크리에이터로 꼽히는 대도서관은 지난해 부산 지스타 2015에서 만났던 터라 낯설지 않았고 그도 흔쾌히 허락했다.

그러자 채 10초도 안되는 시간에 순식간에 수십명의 팬들이 그를 에워쌓고 촬영과 싸인을 요청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명이 몰려 들었다.

대도서관은 그 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고 싸인을 해줄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많은 팬들의 요청을 들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나 많은 팬들이 와주실줄은 몰랐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어떻게든 협찬이라도 받아서 팬들을 위한 선물을 마련했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너무 안타까워요."

대도서관의 한마디는 팬들을 아끼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 역시도 다이아페스티벌의 '대성황'을 예측하진 못했던 듯 하다.

◆3만명 운집, 대성황

지난 27일, 28일 양일간 열린 다이아페스티벌 관람객 수는 총 3만여명에 달했던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비디오 콘퍼런스 '비드콘(Vidcon)'의 올해 방문객 수와 같은 규모다.

특히 비드콘은 사흘, 다이아페스티벌 행사가이틀간 열린 것을 감안하면 다이아페스티벌에 더 많은 관람객이 모인 셈이다.

물론 티켓 가격도 비드콘이 훨씬 비싸고 프로그램 수나 내용도 아직은 비교할 바가 못된다. 그러나 다이아페스티벌은 첫 개최임에도 세계적인 규모의 멀티채널네트워크(MCN) 행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디지털 스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다이아페스티벌은 '나와놀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온라인에서만 소통하던 팬들과 오프라인에서 소통하자는 의미와 팬들과 격의없는 소통을 하자는 의미가 혼합돼 있다.

온라인에서 댓글로 소통하던 크리에이터들이 팬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면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를테면 먹방 크리에이터로 잘 알려진 '밴쯔'가 개그우먼 홍윤화와 함께 즉석 퀴즈를 내면 팬들이 이를 맞추고 밴쯔와 홍윤화가 햄버거를 증정했다.

퀴즈를 맞추기 위해 서로 손을 들며 호응하는 팬들의 모습에서는 밴쯔와 함께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소통하려는 마음이 묻어났다. 온라인에서만 보던 밴쯔의 엄청난 식성을 오프라인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팬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다.

또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의 메이크업을 직접 보려고 애쓰는 팬들, 악동 크리에이터 '쿠쿠크루'와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팬들, 동영상으로만 보던 '이정환'의 피아노 공연을 직접 관람하는 팬들의 모습은 온라인와 오프라인의 조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뉴미디어 체험 문화를 만들고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서 이야기를 나눠 본 팬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흥분' 그 자체였다. 아이돌 그룹을 만나러온 열성팬들의 모습과 닮았지만 '오빠'라는 표현보다 'XX님' 이라는 호칭으로 크리에이터들을 부르곤 했다.

광주, 춘천, 부산 등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향후 전국 단위의 행사 진행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성학 CJ E&M 디지털미디어솔루션 부문장은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문화가 한데 모이고,모바일로만 접했던 크리에이터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페스티벌이 만들어 진 것이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행사 열기는 다음날인 28일에 더 뜨거워졌다. 전날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곳곳에 인파물결이 일었다.

◆'나와놀자' 슬로건 소통형 콘텐츠

쿠쿠크루와 비슷한 포맷의 미국의 5인조 유튜브 크리에이터 'O2L(OUR 2ND LIFE)'는 유튜브 구독자 315만명을 자랑하는 인기 유튜버로 꼽힌다.

그들은 '우리들이 정말 인기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지난해부터 미국 전역을 돌며 공연 투어를 시작했다.

풀스크린 소속인 O2L은 유튜브 활동을 잠시 쉬고 오프라인으로 팬들을 만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해 풀무비로 공개했다.

가는 곳마다 환호와 환대를 받은 그들은 인터넷 스타가 오프라인에서 그들의 가치와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U-FES'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최대 MCN '움(UUUM)' 소속의 크리에이터들로 꾸며지는 'U-FES'는 올해 전국 단위 콘서트로 발돋움했다.

게임, 뷰티, 먹방, 토크 등 각 분야의 특급 크리에이터들이 그들 본연의 콘텐츠에 춤과 노래를 넣어 오프라인 콘텐츠로 만들었고 이를 팬들과 즐기는 또 하나의 콘텐츠로 승화시켰다.

유튜브 역시 매년 크리에이터 공연 행사 '유튜브 팬패스트'를 진행한다. 오는 9월 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16 유튜브 팬패스트' 개최가 예정돼있다.

이 행사 역시 크리에이터들의 새로운 모습을 오프라인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MCN '소통형' 콘텐츠로 꼽힌다.

직접 관람해보고 느낀점은 앞서 언급한 행사들이 '공연' 위주였다면 다이아페스티벌은 '나와놀자'라는 슬로건 답게 '공개방송'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넓은 행사장에 게임, 엔터테인먼트, 뷰티, 푸드 등 장르별로 각각의 부스를 마련하고 메인무대는 따로 분리해 '종합형' 행사로 꾸몄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분야별로 각각 다른 팬들의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인 것.

◆박수를 치지 않는 Z세대 문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보고 환호하는 팬들은 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상당수다.

이들은 1990년대 중반 탄생한 X세대와 2000년대 초반 뉴밀레니엄(Y2000)을 이끌 주역으로 부상한 Y세대를 잇는 다음 세대라는 점에서 'Z세대'로 불린다.

Z세대는 디지털 원주민(Native)이라는 의미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다이아페스티벌에 참여한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한무대에 서는 피날레 엔딩은 행사장 관람객 대부분이 모이면서 장사진을 이뤘다.

수천명의 팬들이 한데 모여 있었던 만큼 열기도 뜨거웠다. 그들은 MC의 박수 유도에도 불구하고 박수를 치지 않았다.

두 손은 자신들이 소지한 스마트폰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들을 촬영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대신 행사장이 떠나갈듯한 환호로 박수를 대신한다.

조윤하 비디오빌리지 대표, 김영도 트레저헌터 전 부사장(현 유니온 투자파트너스 이사), 이은영 SMC TV 부사장 등 수많은 MCN 업계 인사들도 현장을 찾아 열기를 함께 했다.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은 인터넷 콘텐츠를 즐기는 팬들이야말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인터넷 미디어 비즈니스의 가치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이 촬영한 수천 수만장의 영상과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져나갑니다. 그리고 수백, 수천만명이 순식간에 그 열기를 공유하지요. 이것이 디지털 네이티브의 힘입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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