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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집념의 SW '셈웨어', 글로벌 시장 도전장


서울대 연구실 창업…"매스웍스 등 외산 SW와 대적"

[김국배기자] 25년이 넘는 서울대 연구진의 집요한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탄생한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울대 연구실 창업기업인 셈웨어(CEMWARE)가 그 주인공. 셈웨어는 수학적 모델링, 수치 해석 등에 활용하는 공학 SW를 개발하는 회사다.

회사 이름인 셈웨어는 연산을 뜻하는 순우리말 '셈'과 솔루션을 의미하는 영어 접미사 '웨어'를 합쳐 지었다.

공학 SW는 거의 모든 대학들과 기업의 연구소 등에서 주로 쓰인다. 대부분이 외산 SW다. 가장 알려진 회사가 미국 SW기업 매스웍스다. 비상장 회사임에도 연간 1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다. 해외 대학은 물론 국내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의 수학과, 수학통계과, 물리학과 등에서 이 회사의 SW인 '매트랩'을 쓴다.

그런데 매트랩 같은 외산 SW의 가격은 만만치 않다. 대기업조차 많이 사용하기는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한다. 중소 기업이 불법 복제 SW를 쓰다가 걸려 라이선스 비용과 합의금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는다는 말까지 있다.

셈웨어는 이 지점을 파고든다. 외산 SW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한 가격, 클라우드를 통한 협업 기능 등제공을 강점으로 앞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매트랩 등과 같은 외산 SW 대체, 국산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인공지능 열풍, 코딩 교육 등도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출시 1년만에 170개국 7만 사용자 확보

특히 공학 SW 셈툴은 그야말로 '집념의 SW'라 불러도 될 정도로 끈질긴 연구개발 과정을 거쳤다.

셈툴 개발은 지난 1990년 서울대 제어계측기술 연구센터 권욱현 교수팀 주도로 시작됐다. 첫 버전은 1992년에 나왔다.

그러다 위기가 찾아왔다. 권 교수가 은퇴하게 되면서 더 이상 유지보수가 어려워진 것. 리더를 잃었다고 여긴 학생 개발자들은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났다. 개발자들이 빠지니 더는 진척이 없었다. 관심을 보이던 기업이나 국책연구소도 셈툴을 외면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연구센터 펀드도 끊겼다.

그때 셈툴은 파이오링크에서 일하던 김광진 현 대표를 만나 사업화되고 계속 명맥을 이어가게 된다. 2009년 셈웨어 법인이 설립된 것. 김 대표 역시 권 교수 연구팀에 있던 연구원이었다.

사실 서울대 제어계측기술 연구센터는 '창업 사관학교'라 불린다. 휴맥스, 슈프리마, 파인디지털, 우리기술, 파이오링크 등 10개 이상의 상장사를 배출했다. SW 기업 창업은 셈웨어가 처음이다.

김광진 대표가 이끄는 셈웨어는 올들어 셈툴의 클라우드 버전인 '매스프리온'을 출시했다. 현재 매스프리온은 170개 국에 걸쳐 7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국내 고객은 2만 5천 명으로 해외 고객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직은 무료이나 이르면 9월 유료화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국산 SW 중 세계로 확산된 것은 거의 없고, 그나마 선전하는 게임 SW도 2년 지나면 바뀐다"며 "공학 SW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외화를 벌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많지 않지만 170개국에서 우리 SW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며 "우리나라 SW 역사에 획을 그을 수 있다는 생각 하에 직원들과 함께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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