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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경 "전성기에 연예계 떠난 것, 후회 없다"(인터뷰②)


"가수로서 나태했지만, 엄마로서는 충실했기에" 설명

[이미영기자] "살아오면서 늘 마음 먹었어요. '내년엔 해야지' 했는데 생활이 있고, 또 사연이 더해지면서 숨게 됐어요. 복귀를 결심한 건 아이들 때문이에요. 아이들은 이제 나밖에 없으니까. 언제까지 슬퍼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나 또한 살아있는 사람처럼 살고 싶었어요."

최근 미니앨범 '사랑바보'를 내고 17년 만에 복귀한 가수 양수경을 만났다. 용기를 내서 세상 밖으로 나온 그녀는,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던 그간의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양수경은 1988년 1집 '떠나는 마음'으로 데뷔했다.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사랑은 차가운 유혹', '이별의 끝은 어디 있나요' 등이 잇따라 히트하면서 1990년대 가요계를 평정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도 진출하며 주목 받은 원조 '케이팝 가수'다.

양수경이 노래를 시작한 건 1984년 여고생부터였다. '늘 엄마에게 집 하나 사줄게'라는 말을 달고 다녔던, 꿈 많은 소녀였다. 1988년 1집이 크게 히트하며, 가수로서 바쁜 나날이 시작됐다. 사생활도 없었다. 스타에게 '신비주의'가 필요하던 그 때 그 시절, 꽁꽁 숨었다. 양수경은 "그 때는 회사에서 제약도 많았고, 나 역시 스타는 신비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일종의 책임감이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어린 나이에 너무 그래서 가엽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양수경은 1998년 소속사 대표와 깜짝 결혼을 하면서 연예계를 떠났다. 인기 최정상을 달렸던 그녀의 선택은 많은 궁금증을 낳았다. 이후 주부로서 평범한 삶을 살아왔고, 2013년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가수 복귀는 더 멀어졌다. 연예계로 다시 돌아오기까지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릴 줄 몰랐었다.

"고2 때부터 하루도 안 쉬고 노래를 했어요. '그만 두겠다'가 아니라 '잠시 쉬어야지'라는 마음이었어요. 십 년 넘게 노래를 했었고, 그 많은 스케줄이 너무 힘들었어요. 돈 버는 건 재미있었는데 나이트에서 업소 행사 하는 게 싫었어요(웃음). 마치 출근 도장 찍듯이 일을 하는 것도 회의감이 많이 들었죠. '조금만 쉬어야지' 했는데 예쁜 아이가 생겼고, 그 아이에게 충실했고, 집안에 먼저 가신 분들이 생기고.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왔어요."

남편을 잃고 양수경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힘들 때 악플이 많았다. 내가 벌이지 않은 일에 대한 악플이었다. 아이들까지 공격을 받는게 힘들어서 2,3년 동안 아예 매체를 멀리 했다"고 했다. 공황장애도 왔다. 그는 "공황장애가 7, 8년이 있었다. 지금은 견딘다.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양수경은 올해로 50이 됐다. 세상과 단절돼 살아왔다는 그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가수 복귀를 준비했다. 양수경의 생활이 많이 변했다.

"예전엔 그 흔한 신당동 떡볶이도 못 먹으러 갔어요. 지난해 처음으로 큰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봤어요. 그렇게 단절된 채 살았어요. 어릴 땐 '이런 게 가수가 살아야 되는 길인가보다' 생각했죠. 만약 어린 시절이 다시 돌아오면, 길에 다니는 2,30대 예쁜 친구들처럼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다고도 생각한 적도 있었죠. 지금은 그 시절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고, 또 많은 분들이 반가워해주는 거 같아요.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여자 같고, 또 여자이고 싶어요."

양수경은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는 "가수로서의 나태함에 반성은 하지만 엄마로서는 충실했었다. 그 또한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회는 있지만 지금도 충분히 좋다"고 웃었다.

가수 복귀를 하두고 양수경은 참 많은 노력을 했다. 눈물을 쏙 뺄만큼 혹독한 노래 트레이닝을 받았고, 체중 14kg을 감량하는 다이어트도 했다. 가수로서도 여자로서도 매력을 주고 싶었다.

"하고 싶은 거요? 콘서트와 디너쇼, 그리고 화장품 모델이요. 50이 되면 엄마, 누구집 며느리, 누구의 부인이 되잖아요. 세월에 익숙해지면서 많은 걸 포기해요. 나도 몇 년동안 그랬어요. 지금은 50살 넘은 여자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내일을 이야기하는 양수경의 목소리가 밝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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