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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上하는 e스포츠]② 해외선 어엿한 '스포츠'


해외 명문구단들, 잇단 e스포츠단 창단…커지는 시장 '눈독'

[문영수기자] 이달 초 프로축구단 성남 FC가 '피파온라인3' 김정민 선수를 영입해 화제가 됐다. 프로게이머가 스포츠 구단에 입단한 것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풍경은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북미와 유럽에서는 더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작년을 기점으로 명문 스포츠 구단들이 앞다퉈 e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유망주 영입에 힘쓰고 있어서다.

서구 시장에서는 e스포츠가 어엿한 스포츠의 하나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ESPN, CNN 등 주요 외신들도 e스포츠의 약진을 주목하고 있다.

◆앞다퉈 e스포츠 뛰어드는 해외 구단들

최근 서구 시장에서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FC 샬케04·발렌시아CF·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이름만 대도 알 만한 명문 유럽 축구단들이 지난해부터 e스포츠에 뛰어들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피파' '하스스톤' 등 인기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낸 프로게이머들은 일찌감치 이들 구단의 유니폼을 입었다. 전 NBA 스타 선수인 릭 폭스와 샤킬 오닐도 각각 프로게임단을 운영해 화제를 모았다.

유명 스포츠 구단들의 e스포츠 진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가 활약했던 네덜란드의 PSV 아인트호벤은 오는 9월 '피파17' 대회를 통해 프로게이머를 선발하겠다고 공언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속했던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 역시 e스포츠 팀 창단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성이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e스포츠 팀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해외 구단이 e스포츠 분야 진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점도 흥미롭다. 올해 7월 '피파16' 프로게이머 'Kez' 키에런 브라운을 영입하며 e스포츠 분야 진출을 선언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의 디에고 지글리아니 마케팅 및 미디어 총괄매니저는 "맨체스터 시티의 자연스러운 진화"라며 "우리는 게임 e스포츠에서 더욱 큰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하스스톤' 팀을 창단하며 e스포츠에 뛰어든 스페인 발렌시아CF의 피터 드레이퍼 마케팅 이사는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이자 새롭게 성장하는 스포츠 분야에 진입할 수 있는 도전"이라면서 "발렌시아CF는 유럽 전역에서 널리 관심을 끌고 있는 e스포츠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e스포츠의 위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서구 못지 않게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어느새 e스포츠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잡은 중국은 2014시즌 롤드컵을 재패한 삼성 갤럭시 선수 전원과 코치진을 비롯해 장경환, 이지훈, 임재현 등 주요 한국 선수들을 대거 흡수하는 등 자국의 e스포츠 리그 활성화를 위해 아낌없이 자본을 풀고 있다. 중국의 대형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PLU 첸치동 대표는 "중국의 e스포츠 팬이 1억7천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일본도 지난 3월30일 일본e프로스포츠연맹(JPeF)을 창설하고 LOL 프로리그를 진행하면서 한국 선수와 코치를 영입하는 등 e스포츠 산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달라진 e스포츠의 위상

해외 유명 스포츠 구단이 e스포츠를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e스포츠의 위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이 8억9천100만달러(약 1조2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 예측치인 7억4천750만달러 대비 19% 가량 증가한 규모다.

실제 유명 e스포츠 종목의 경우 그 규모와 대중성 측면에서 기존 스포츠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널리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경우 유럽과 북미, 아시아 지역 시즌 대회를 치를 정도로 대중화됐다. 또 각 지역별로 최고의 성적을 올린 팀끼리 연말 최우수팀을 가리는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은 전 세계적인 이목이 쏠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열린 2015 시즌 월드 챔피언십을 지켜본 전 세계 누적 시청자 수는 무려 3억3천400만명에 이를 정도였다.

e스포츠 대회의 상금 규모도 적지 않다. 밸브코퍼레이션의 온라인 게임 '도타2'로 진행되는 세계 대회인 '디인터내셔널6'의 총 상금은 2천만 달러(약 220억원)에 육박했다.

유명 프로게이머는 인기 스포츠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미국 ESPN은 지난해 6월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로 유명한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집중조명했다. ESPN에서는 이상혁을 가리켜 "e스포츠 최초의 세계적 스타"라고 평가하며 데뷔부터 세계 챔피언이 되기까지 그의 행적을 조명했을 정도다.

미국 CNN도 지난 5월 이상혁을 부각시켰다. 이상혁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는 사람들이 같이 즐기고 경쟁한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닮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스포츠로 변신하는 e스포츠

전문가들은 e스포츠가 머지않아 스포츠의 영역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인정하는 나라들도 속속 나오는 추세다.

국제e스포츠연맹은 연맹 회원국인 러시아, 이탈리아, 덴마크 등 유럽 e스포츠협회들이 자국 내 정식 스포츠 단체로 인정받았다고 지난 6월 발표했다. 현재 연맹 회원국 중 e스포츠가 자국에서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은 국가는 총 21개국에 이른다는 게 연맹 측 설명이다.

나아가 국제e스포츠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포츠연맹기구(스포츠 어코드)에 정식으로 등록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e스포츠 종주국인 한국도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를 이끌기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전병헌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은 "북미와 유럽에서는 기존 인기 프로 스포츠였던 농구·축구에 투입되던 전통의 스포츠 자본이 이제는 e스포츠로 투입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막대한 비용의 민간 투자가 어우러져 e스포츠 산업화가 가속화 되고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 인정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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