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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3년째 저물가…'에너지·식품' 하락 탓"


올 하반기부터 물가 상승폭 확대 예상

[김다운기자] 한국은행이 2013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저물가의 원인으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와 식품 가격의 하락세를 꼽았다. 물가는 올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내년에는 상승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2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0년대 이후 대체로 2∼4% 범위 내에서 등락을 보였으나 2012년 하반기 이후에는 1% 내외의 낮은 수준을 지속하며,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한은은 "이 같은 저물가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 유로지역,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국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5년 중 0%대까지 떨어졌으며 뉴질랜드, 캐나다, 스웨덴 등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는 많은 국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목표를 큰 폭으로 밑도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품목별 물가기여도를 산출한 결과, 2013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과거 2006~2012년 평균에 비해 하락한 데는 에너지·식료품 등 비근원품목이 약 80%, 서비스 중심의 근원품목이 나머지 20%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은 에너지·식품 등 비근원품목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서비스 품목의 오름세 둔화가 가세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은 에너지 기여도가 2013년 이후 마이너스로 전환하고 식료품 기여도가 큰 폭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1.6%p 하락시킨 것으로 풀이했다. 다만 서비스 부문의 경우 가격 오름세가 2015년 하반기 이후 소폭이나마 회복되는 추세였다.

세부 품목별 물가기여도를 살펴보면 서비스의 경우 교육과 음식 및 숙박이 물가 상승세 둔화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서비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기여도가 하락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종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음식 및 숙박은 2015년 하반기 이후 기여도가 완만하게나마 상승세로 돌아서는 추세다.

주거서비스의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최근에는 서비스 부문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편 한은은 "물가결정 요인별로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은 수요요인보다는 공급요인에 주로 기인했다"며 "수요요인은 주로 글로벌 수요를 반영한 수입물가 하락에, 공급요인은 주로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같은 저물가 상황은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완화되다가 2017년부터는 해소되기 시작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의 조정속도가 매우 완만하고 유가하락의 2차효과도 뚜렷하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물가 하락압력은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그동안 물가하락을 주도한 국제유가 등 물가결정요인들이 최근 하락세를 멈추거나 상승세로 전환된 점을 감안하면 물가 하락세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다가 2017년 상반기 중에는 물가안정목표인 2.0%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다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 증대로 글로벌 경기의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물가 오름세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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