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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분쟁 1년]➂사회적 저항과 마주한 롯데의 미래는


기업은 오너 일간의 전유물 아냐…국민 실망·분노 잠재우려는 노력 필요

[유재형기자] 지난 1년 간 벌어진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우리 사회에 미친 파장은 적지 않다. 해당 사회의 공유물로 인식했던 거대기업이 각 개인의 영역 다툼 속에 방치되는 것을 지켜본 국민은 염증에 가까운 혐오감을 느꼈고, 그 결과 우리 사회가 일군 공동자산의 목록에서 '롯데'를 재평가하는 일도 발생했다.

그간 재계 5위 롯데의 성장세는 사회의 지원을 동반했기에 소유권 다툼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에게 지난 1년은 만회하기 어려운 부정적 인식을 각인시켰다고 볼 수 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진행된 이 분쟁의 처음은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차남 신동빈를 밀어내고 장남 신동주를 후계자로 지목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후계구도 안착을 믿었던 맏아들은 부친이 자신을 지지한다는 육성 파일을 공개했고, 동생 신 회장은 부친이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나온 판단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이 과정 중 국민이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소유 구조에서 정점에선 지주사는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 이름도 생소한 일본 기업이었다. 또 이 지주회사와 긴밀히 연관한 롯데호텔은 여전히 비상장인 채였다. 결국 롯데의 형제간 '활극'이 곧바로 주가로 투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롯데의 쇠락을 확인할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대신 들끓는 국민 여론이 반영된 결과가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탈락으로 곧바로 드러났다. 역시 롯데홈쇼핑 프라임시간대 송출 금지 처분에 국민은 그들의 편에 서지 않았다. 준공을 앞둔 초고층 롯데 월드타워 전면에 국내 최대 규모 태극기를 내 걸었지만 기업의 국적 시비는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이 롯데의 지난 1년을 사회적 저항을 부른 기간으로 요약하고 있다.

이후 불어 닥친 롯데의 시련이 그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일부 소비자단체의 불매운동과 함께 전방위적 압수수색과 세무조사가 이어졌다. 신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이사장이 기소 상태에 이르면서 오너일가에 대한 수사로 번졌다. 검찰의 사정 칼날이 사실상 신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선 3번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패배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반전의 기회로 이를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런 모습에서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실망을 느꼈다. 그럼에도 롯데가 무너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내 가족과 우리 이웃이 다니는 직장이기 때문이라고 의견이 많다. 수 만 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터전이고 그곳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낸 세금이 국가를 움직이는 근간이 되고 있다.

반대로 롯데라는 기업의 존립 목적도 그것이어야 한다는 게 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오너일가에 붙은 횡령이니 포탈이니 하는 혐의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바람도, 반사회적 기업으로 매도돼서는 안 되는 이유도 롯데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의 안위와 관련된 일이다.

더는 내려갈 곳이 없는 이미지 실추와 더불어 올해 계획했던 인수·합병(M&A) 건이나 신규투자도 모두 정지 상태다. 롯데가 사활을 걸고 추진한 롯데 월드타워도 완공 목전에서 표류하고 있다. 모두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빚어진 일이라는 비판을 성장을 멈춘 롯데의 현주소가 증명하고 있다. 27일은 오너 형제의 권력 다툼이 굴지의 유통기업을 멈춰 서게 한 날로 부터 1년째이다. 국민들은 다시 롯데를 움직이게 할 동력으로 투명 경영과 공헌·상생이라는 단어에서 찾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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