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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분쟁 1년]➀형제 간 '골육상쟁' 1년의 기록


신동빈, '원 리더' 체제 굳힐까…신동주, '무한주총' 선언하며 반격 준비

[이민정기자] 27일은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주ㆍ동빈 형제의 분쟁이 본격화된지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롯데가(家) '형제의 난'이 격화된 후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승리하며 '원 리더'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그러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경영권 확보에 있어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 전 회장이 '무한 주총'을 선언하면서 두 형제의 경영권 분쟁은 끝을 알 수 없는 긴 터널에 접어들게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014년 12월 말부터 신 전 부회장이 자회사 3곳의 임원직에서 해임되고 신 회장이 L투자회사를 비롯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 선임되면서 형제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롯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지난해 7월 27일 신 전 부회장이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신 회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하겠다고 시도하면서 본격화됐다.

신 회장은 다음날인 2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에서 전격 해임했다. 신 총괄회장은 한국으로 귀국했고 이로써 신 부회장의 '쿠데타'는 하루만에 막을 내린 듯 보였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지지를 내세워 '반(反) 신동빈' 여론전을 전개해 나가는 데 주력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자신을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이 담긴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와 육성을 방송에 공개했다.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됐던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던 8월 17일, 신 회장이 앞서 대국민 사과를 통해 밝혔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 개선 등에 관한 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통과됐다. 주주들은 신 회장에 대한 신뢰를 보이며 신 회장을 중심으로 롯데가 안정적인 경영을 추진하길 바란다는 데 뜻을 모았다.

신 회장은 이후 '반(反) 롯데' 정서의 확산을 막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9월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10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신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 후 롯데 경영권 분쟁은 법정 공방으로 격화됐다. 신 전 부회장은 10월 초 본인의 이니셜을 딴 'SDJ코퍼레이션'을 설립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2차전에 돌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친필서명 위임장을 공개하며 한일 양국에서 롯데홀딩스 등을 상대로 해임무효를 골자로 한 소송을 제기했다.

10월 14일에는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주총을 통해 신 회장을 광윤사의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신 총괄회장의 광윤사 지분 1주를 받아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그의 광윤사 지분은 신 회장보다 많은 '50%+1주'다.

그로부터 며칠 뒤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집무실 겸 거처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장남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을 보좌하겠다고 신 회장과 롯데그룹 측에 통보하며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경호 인력을 배치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지지를 안고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롯데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가 발생했다.

12월 18일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가 신 총괄회장은 정상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을 신청한 것이다. 법원이 신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지정되면 그동안 위임장 등을 공개하며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한 신 전 부회장의 말은 신뢰를 잃게 된다.

게다가 지난 5월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에 정신감정차 입원했던 신 총괄회장이 입원한 지 사흘만에 무단 퇴원하며 성년후견인 지정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신 총괄회장이 수년동안 치매약을 복용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3월 6일과 6월 25일에 있었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표 대결에서 신 전 부회장이 패배하며 그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직과 신 총괄회장이 영입했던 전문경영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의 사장직 등에 대한 해임안을 제안했으나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세 차례에 걸친 주총에서 모두 패했지만 신 회장 해임안이 통과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며 '무한 주총'을 공언했다. 분쟁 장기화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한편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지난달 2일 롯데가(家)의 맏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자택과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돈을 받고 특혜를 줬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결국 지난 26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신 이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업무상 횡령,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호텔·쇼핑 등 17개 계열사,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과 신 회장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지난 8일 신 총과회장과 신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출국금지시켰다.

검찰의 비리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을 둘러싼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간 '형제의 난'은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정부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그것과 별개로 롯데그룹 내부 업무에 집중하며 영업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에 관해서 이 관계자는 "지난번 주총에서도 나타났지만 이미 신 회장 쪽으로 (판세가) 넘어왔고 신 회장이 주도권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민정기자 lmj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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