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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케이트렌드 인수한 한세실업, 속내는?


"패션사업,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국내 넘어 中 패션 시장 공략

[장유미기자] 의류 제조자개발생산(ODM)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기업인 한세실업이 최근 패션 브랜드를 연이어 사들이며 패션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의 의류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 브랜드 사업을 확장해 국내를 넘어 중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세실업은 지난 22일 토종 패션업체인 엠케이트렌드 지분 40%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지난해 캐주얼 브랜드 에프알제이(FRJ)를 인수한 지 1년여 만이다.

이번에 경영권까지 확보한 한세실업은 기존 엠케이트렌드 최대주주였던 김상택 회장과 김상훈 사장의 보유 지분 56.04% 가운데 40%인 주식 505만9천806주를 1천190억원에 대량 매입했다. 김상택 회장과 김상훈 사장은 경영에 손을 떼고 앞으로 엠케이트렌드와 한세실업이 보유한 브랜드를 글로벌화 하는데 협업할 계획이다.

1982년 설립된 한세실업은 그동안 갭·자라·H&M 등 유명 패션업체들의 제품을 생산하며 덩치를 키워오다 지난 2011년 유아동복 전문 기업인 드림스코(현 한세드림)를 인수하며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회사인 한세드림은 모이몰른, 컬리수, 플레이키즈프로 등 3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81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아동복 브랜드를 인수한 후 패션사업에 자신감을 얻은 한세실업은 지난해 4월 캐주얼 브랜드인 FRJ까지 사들여 성인복 시장 공략에 나섰다. FRJ는 한세실업에 인수된 후 2개월만인 지난해 2분기 동안에만 총 7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패션사업에 많은 관심을 두고 이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최근 캐주얼과 스포츠웨어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관련 매물을 살펴보던 중 NBA·LPGA 등의 라이센스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엠케이트렌드가 적합하다고 판단해 이번에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당분간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다른 브랜드를 인수하기 보다 FRJ, 엠케이트렌드 등 최근 인수한 곳들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여 수익을 내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며 엠케이트렌드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 빠르게 유통망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한세실업이 인수한 엠케이트렌드는 TBJ와 앤듀, 버커루, NBA, LPGA 등 캐주얼·스포츠 의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업체다. 작년 매출은 2천897억원,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패스트패션(SPA) 브랜드들의 공세 속에서도 안정적인 이익을 거뒀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NBA로 중국 사업에 나서 지난해 중국에서만 매출 219억원, 영업이익 24억원, 순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엠케이트렌드가 중국 사업에 힘입어 추정치 기준으로 향후 3년간 연평균 매출성장률 18%, 순이익 성장률 92%에 달하는 고성장회사라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업계 관계자는 "엠케이트렌드의 중국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중국 NBA 라이센스 계약만료가 내년 9월로 예정돼 있어 중국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세실업이 엠케이트렌드까지 인수하며 패션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OEM시장의 부진에 따라 매출 타격이 있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요 거래처인 갭, 콜, 아베크롬비 앤 피치, 랄프로렌 등 미국 업체들의 매출성장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거래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세실업 관계자는 "패션사업은 신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기존 사업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이라며 "현재 거래업체 수도 늘리고 있고 기존 면 제품 중심에서 최근 애슬레저(Athleisure, 애슬레틱과 레저의 합성어) 트렌드에 맞춰 요가복 등 기능성 의류 생산도 늘리고 있는 만큼 의류 수출사업도 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세실업이 점차 제조업체에서 전문 패션기업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보이지만 패션과 제조는 업태가 다른 관계로 서로 이해도가 낮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며 "한세실업의 업무강도 탓에 퇴사율이 높다는 얘기도 있어 인력운용 측면에서도 염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의류 제조사업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느낀 업체들이 점차 패션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한세실업이 의류 제조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패션사업을 하게 되면 시너지는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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