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 '잊힐 권리'로 포장한 평범한 토크쇼

[정병근기자] '셀프 디스'와 '잊힐 권리'를 내세웠지만 내용물은 평범한 토크쇼였다.

지난 25일 SBS 파일럿 예능 '셀프 디스 코믹 클럽 DISCO'(이하 '디스코')가 방송됐다. 탁재훈, 김성주, 박명수, 양세형, 박나래, 지상렬, 이유리, 최자, 장우혁, 트와이스 쯔위, 채영이 출연해 '잊히고 싶은 키워드'에 대해 얘기했다.

'디스코'는 '잊힐 권리'를 예능적으로 재해석한 독특하고 새로운 토크 버라이어티를 내세웠다. 하지만 그 내용물은 어느 토크쇼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로 채워졌다. 스타들의 러브스토리와 자신을 둘러싼 오해에 대한 해명은 늘 봐오던 것이다.

이날 장우혁은 H.O.T. 재결합에 자신이 반대 멤버라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고 하게 되면 얻을 것도 많다'며 누구보다 재결합을 원한다고 했고, 최자는 호텔 키워드에 대해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고, 금수저 키워드에 대해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자수성가했다'고 했다.

또 김성주는 아나운서가 된 뒤 오랫동안 만나온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는 것에 대해 '여자친구를 반대한 부모님으로 인해 맞선을 한 번 봤지만 이별 통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보면 상처 받을까봐 걱정이다. 지고지순으로 바로잡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자와 설리의 열애 스토리는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이다.

최자는 "슈퍼주니어 김희철 소집해제 축하 파티에서 처음 만났고 연락처를 받았다"며 "맛있는 걸 사달라고 하길래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하자고 했다"며 "열애설 사진이 나온 날이 둘이 처음 본 날이었다. 사실 난 그때 설리에게 반했다. 나 혼자 1일이었다"고 고백했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키워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했고, 시청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도 했다. 다만 굳이 연관 키워드를 내세우거나, '잊힐 권리' 운운하지 않아도 어느 토크쇼에서나 할 법한 얘기들이었다. 새로울 건 없었다는 것.

제목에 '셀프 디스'를 붙인 이유도 알기 어려웠다. 방송 초반에 탁재훈이 키워드들을 가리키며 "마음만 먹으면 여기 있는 거 내가 다 딸 수 있다"고 과거 도박 논란을 떠오르게 한 점이나 이유리가 '흥부자'라며 어설픈 랩을 선보인 것 정도가 '셀프 디스'를 활용한 재미 요소였다.

이날 방송된 '디스코'는 전국 기준 시청률 3%(닐슨코리아)에 그쳤다. 줄곧 4~5%를 오갔던 전작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보다 저조한 수치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