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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뉴요커 속으로 파고 든 韓 베이커리 문화


파리바게뜨·뚜레쥬르, 美 주류상권서도 '승승장구'…메뉴 차별화 주효

[장유미기자] "커피, 그린티 버블 프라페, 페이스트리 등 모든 메뉴들이 너무 맛있어요. 특히 이곳에서 판매되는 크로와상과 뺑 오 쇼콜라 등은 한 번 맛보지 않으면 후회할지도 몰라요."

지난 14일(현지시각) 오후 1시.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한인타운이 형성된 웨스트 32번가에는 파리바게뜨뿐만 아니라 홍콩반점, 본죽 등 한국 브랜드들이 줄줄이 들어서 있었다. 특히 이곳에서 요즘 잘 나간다는 파리바게뜨 매장 안에는 점심시간이어서 그런지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인근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케일리 헌트(31) 씨는 점심시간을 맞아 이곳에서 크로와상과 샌드위치, 그린티 버블 프라페를 주문해 테이블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곳에 처음 방문한 후 빵 맛에 반했다는 그는 이후 일주일에 2~3번은 파리바게뜨 매장을 찾는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 매장에는 헌트 씨가 먹는 메뉴 외에도 빵, 샌드위치, 케이크 등 300여가지에 달하는 제품이 정갈하게 진열돼 있었다. 특히 국내 매장보다 다양한 페이스트리 제품들이 먹음직스럽게 놓여져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002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2005년 10월 LA 한인타운에 1호점을 내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중심으로 4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2013년부터 뉴욕 맨해튼 주류시장 상권인 타임스스퀘어, 미드타운, 어퍼웨스트사이드 등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올해 5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파리바게뜨 호스테터점을 열면서 미국 가맹 사업에도 첫 발을 내딛었다. 이를 위해 파리바게뜨는 지난 11년 간 지역별 상권을 분석하고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과 마케팅을 테스트하며 가맹사업을 준비했다.

파리바게뜨가 미국 시장에서 점차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바로 신선하면서도 맛있는 품질과 3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재미'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마케팅 때문이다.

또 파리바게뜨는 아침에는 에스프레소와 페이스트리, 점심에는 샌드위치와 샐러드, 저녁에는 식빵과 케이크 등 시간대별로 잘 팔리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하루 종일 손님들의 발길을 잇게 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패스트리와 크로와상, 샌드위치 등의 제품들이 인기가 높다"며 "현지인들도 감탄할 만큼 좋은 빵맛과 더불어 커피가 생활화 된 미국인들이 커피와 함께 즐기기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점이 잘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이미 익숙하지만 쟁반과 집게를 이용한 '셀프' 선택시스템이 현지에선 편리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갔다"며 "네임태그를 통해 내용물을 파악하며 여유롭게 선택하는 방법은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현지 문화와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해외 진출을 추진한 다른 베이커리 업체들과 달리 한인타운보다 뉴욕 맨해튼 등 해외 주류 상권 공략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권역별 핵심 상권을 동시에 공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미국 베이커리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미국 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연매출 기준으로 30억달러(약 3조5천억원)에 달한다. 이 중 오봉팽, 파네라 브레드, 프레타망제 등 50여개의 유명 브랜드가 전체 시장에서 15%가량을 차지한다. 또 미국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10년 전 보다 신규 매장 출점수가 370% 이상 증가했을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뉴욕 맨해튼에는 곳곳에 프레타망제, 오봉팽, 파리바게뜨 등의 매장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날 저녁 8시 30분쯤 방문한 '뚜레쥬르' 매장 역시 조금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에는 뉴요커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들은 페이스트리, 케이크와 함께 커피를 가볍게 즐기고 있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미국 뚜레쥬르는 현지인이 즐기는 페이스트리, 유럽빵 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버블티 등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음료 메뉴들도 많아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뉴욕 맨하탄 등의 경우와 같이 넓은 매장에 빵 제품을 전면에 배치해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넓고 프라이빗한 좌석을 마련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전략도 성공 요인으로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는 지난 2004년 캘리포니아에 첫 점포를 열고 미국에 진출했다. 이후 미국 진출 5년 만인 2009년 가맹 1호점을 개설, 지금까지 가맹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LA, 뉴욕, 뉴저지, 매사츄세츠 주 등 동서부에 이르는 지역에 3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앞으로 가맹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전략적 필요에 따라 플래그십 스토어도 개설할 예정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메인스트림과 미국 내 다민족 지역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필요에 따라 향후 마스터프랜차이즈를 체결할 가능성 또한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인들은 주로 아침과 점심식사를 샌드위치, 페이스트리, 커피 등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이 메뉴들의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한국식을 고집하기 보다 철저하게 미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를 선보인 것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뉴욕(미국)=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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