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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P&G 본사 "페브리즈, 1분에 1천300회 뿌려도 안전"


흡입독성 위해성 평가 결과 공개…"DDAC, 공기 중에 떠다니지 않아"

[장유미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한국에서 생활용품에 대한 불신으로 세제 등 관련 상품 매출이 50% 이상 급감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페브리즈 역시 한국에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1분에 1천300회를 뿌려도 100% 안전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주연 한국P&G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위치한 P&G 본사에서 '페브리즈 제품 안전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페브리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발생한 후 매출이 50% 가까이 떨어졌다"며 "소비자들에게 페브리즈가 100%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도록 업계 최초로 전 성분을 공개하고 환경부와 MOU를 맺고 전수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P&G는 현재 70개국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고 전 세계 180개국에서 뷰티, 가정용품, 여성용품, 건강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65개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오랄비, 질레트, 페브리즈는 현재 각 분야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벌어지면서 최근 섬유탈취제인 페브리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발생하자 한국P&G는 이번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섰다.

특히 한국P&G는 지난 5월 17일 업계 최초로 제품 성분을 모두 공개했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P&G가 피부 독성에 대한 안전성만 검증했을 뿐 흡입 독성의 안전성 평가 결과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흡입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미생물 억제제인 벤조이소치아졸리논(BIT)과 항균제인 디데실디메틸암모니움 클로라이드(DDAC)가 각각 0.01%과 0.14%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P&G 관계자는 "환경부에 자료를 제출할 때 흡입 독성에 대한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이미 제출했다"며 "환경부가 객관성 있는 자료를 달라고 추가로 요청을 해서 이번에 공개한 미국환경보호국(EPA)의 승인 자료도 넘겨줬다"고 설명했다.

◆페브리즈 유해성 논란 중심에 선 'DDAC'

페브리즈는 냄새 제거 기능과 향기를 동시에 선사하는 섬유탈취제다. P&G는 '사이클로덱스트린(Cyclodextrin)'과 'pH 조절제' 등 자사만의 냄새 억제 기술을 토대로 이 제품을 선보여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페브리즈에는 사이클로덱스트린과 pH 조절제 외에도 DDAC와 BIT가 각각 들어가 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DDAC는 4급 암모늄의 일종으로 세균 세포벽의 구조와 생리 활성을 저해하며 강력한 살균력을 갖고 있다. 또 이 물질은 병원균을 제거하거나 수영장 등에서 소독제에 주로 쓰이며 인체에 노출되면 피부 독성뿐 아니라 불임·기형아 출산 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P&G는 DDAC의 함유 정도가 미국 환경보호국(EPA)에서 권장하는 수준인 0.3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EPA 기준은 피부 독성의 경우에만 해당할 뿐 흡입 독성에 대한 안전성은 알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페브리즈를 옷 등에 뿌린 뒤 코를 옷 가까이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기 때문에 호흡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는 지난 2013년 자체적으로 페브리즈의 흡입 유해성을 실험해 위험도가 가장 높은 등급인 F를 주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DDAC가 폐섬유화를 유발하고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MIT/CMIT와 동일 계열인 BIT 성분보다 유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韓·美 P&G "페브리즈, 흡입독성 문제 없어"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한국 P&G뿐만 아니라 미국 P&G 본사도 '페브리즈 안전성' 논란과 관련 해명에 나섰다. 1837년 설립 후 처음으로 미국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품 안전 시스템을 소개하고 페브리즈 제품 성분에 관한 위해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매튜 도일 P&G 글로벌 제품안전 책임자는 "특정 제품을 출시하기 전 P&G는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어떻게 사용할 지를 고려해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성분의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한다"며 "P&G는 제품이 판매되는 모든 나라의 법규를 준수하고 있고 회사의 안전 기준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P&G는 페브리즈 성분인 DDAC의 흡입독성 자료를 공개하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P&G는 페브리즈 제품 내 DDAC는 실험실 내 폐쇄된 공간 안에서 3번 분사 시 0.032㎍/㎥ 수준으로, 이는 안전한도치 14.3㎍/㎥에 비해 447배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DDAC가 안전한도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분에 1천300번 분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G 글로벌 과학기술 부서 인체안전 독성학자 권석 박사는 "페브리즈를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흡입 위해성 평가를 실시했다"며 "페브리즈 에어로졸의 입자 사이즈를 조절해 DDAC와 BIT 등의 성분이 폐로 들어가지 않도록 제조하고 있고 페브리즈 제품에서 분사되는 입자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폐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P&G가 이처럼 페브리즈가 안전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DDAC의 특성 때문이다. P&G는 페브리즈 내 DDAC가 처음 분사될 시 공기 중에 떠다니지 않고 섬유에 탈착돼 떨어지지 않으며 DDAC가 포함된 페브리즈 입자 크기가 85~100μ로, 폐에 도달 가능한 분자(10μ 이하) 크기보다 크기 때문에 폐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P&G R&D 부서 인체 안전성 독성학자 제인 로즈 박사는 "입자크기별 노출도를 보면 페브리즈 입자는 폐에 들어가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직접 분사로 페브리즈가 상부 호흡기인 인강, 후두 등에 가끔 극소량이라도 들어갈 경우가 생긴다고 해도 우리 몸에 방어 시스템이 있어 하루도 안돼 DDAC가 몸 밖으로 배출돼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권 박사는 "페브리즈를 섬유에 뿌렸을 때 DDAC가 양전화되며 섬유입자에 바로 결합돼 공기 중에 떠다니지 않기 때문에 흡입할 수 없다"며 "페브리즈를 섬유에 뿌리고 다림질을 통해 열을 가한다고 해도 DDAC는 변형되지 않고 섬유에 남아 세척 시 씻겨 나가는 등 어떤 경우의 수를 둬도 안전하다"고 밝혔다.

P&G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페브리즈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를 의뢰했던 존 칼드웰 리버풀 대학 독성학 명예교수도 초대했다. 칼드웰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식약청, 영국 정부 등에 자문을 한 세계적인 독성학자다. 칼드웰 교수는 "P&G의 위해성 평가는 과학적으로 매우 타당성이 있다"며 "DDAC 및 BIT를 사용하는 페브리즈 제품에 흡입 안전성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또 P&G는 EWG가 지난 2013년 페브리즈에 대해 'F' 등급을 준 것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P&G에 따르면 EWG는 사용 빈도에 따른 페브리즈의 실제 노출 정도를 분석하지 않고 단순히 한 제품에 들어 있는 성분 유해도만을 보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P&G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 스콧 하이드 박사는 "당시 EWG 관계자들을 만나 본 결과 소비자들의 이용 패턴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가 사용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을 사용해 한쪽 측면만 보고 평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후 EWG는 P&G가 전 세계에서 다른 어떤 회사보다 사용금지 향료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하며 오해를 풀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P&G에 따르면 미국환경보호국(EPA)은 지난 1999년과 2003년에 흡입독성시험자료가 포함된 페브리즈에 대해 승인했다. 이 자료는 P&G의 관여 하에 메이슨 케미컬 등 3개 회사가 실시한 시험 자료다.

P&G 마크 프리차드 글로벌 브랜드 최고 책임자는 "지난 178년 동안 P&G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와 환경의 안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이는 P&G의 근간이 되는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현재 소비자와 다음 세대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고자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시내티(미국)=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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