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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만든다


태양의후예, 올해말 넷플릭스로…국내 미디어 시장 총공세

[성상훈기자] "한국 시장에서도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겠다. 많은 업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올해가 가기 전 많을 것들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방한한 넷플릭스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데이'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하우스오브카드, 데어데블, 마르코폴로 등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그동안 넷플릭스의 핵심 콘텐츠로 경쟁력을 발휘해왔다. 넷플릭스는 호주, 일본 등에서는 '굿모닝 콜' 과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국내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애착을 갖고 투자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실제로 기존 넷플릭스 시리즈 작품속에도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일례로 배우 배두나가 주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도 서울이 배경이다. 조만간 시즌2를 찍기 위해 다시 서울을 찾게 될 것이라고 테드 사란도스 CCO는 전했다.

미국에서도 한국 드라마 팬이 좋아하는 작품 속으로 들어간다는 환상을 담은 내용의 드라마 '드라마월드'가 제작되고 있다. 이 작품에도 많은 K팝 스타들과 한국 드라마들이 등장한다.

헐리우드 스타로 알려진 실베스타 스텔론이 제작하는 TV 리얼리티 콘테스트쇼 '비스트마스터'도 개그맨 서경석, 박경림이 출연한다.

각 국의 스타들과 경쟁을 벌이는 비스트마스터는 183m 길이에 24m 높이 장애물에서 경기를 벌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기를 벌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지난 3월 20일 예선이 끝났다.

본격적인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의 신호탄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다. 특이한 동물과 소녀의 우정을 다룬 내용의 옥자는 내년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된다.

봉준호 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넷플릭스 지원 속에서 즐겁게 촬영을 하고 있다"며 "내년에 완성된 옥자와 함께 전세계 8천100만 가입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태양의 후예, 넷플릭스 탄다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투자하게 되면 국내 TV 드라마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란도스 CCO는 "제작자들이 다른 환경에서 자유를 누리지 못하다가 넷플릭스에서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보장받고 있다"며 "이는 질좋은 스토리텔링, 작품으로 이어지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선보인 첫 오리지널 시리즈 하우스오브카드는 TV 시리즈로 제작된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최초로 에미어워즈를 수상했다. 지난해에도 12개의 작품이 수상 후보에 올랐다.

어벤저스에 출연하면서 주가를 올린 배우 수현은 29일 열린 VIP 시사회를 통해 "해외 촬영이 많아 외로운점도 있었지만 넷플릭스 제작 환경은 바쁜 스케줄로 이어지는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로웠던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

국내 작품의 수출 판로 역할도 기대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0월 국내 시장 진출을 처음 표명했을 당시 국내 콘텐츠의 해외 수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자처했다.

사란도스 CCO는 "한국의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도 올해 말 미국, 남미를 비롯해 전세계로 방영될 것"이라며 "또한 한국 TV드라마가 중국을 얼마나 겨냥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고 있기에 모든 계약 상황에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국내 시장 집중하는 이유는?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을 아시아 지역 내 넷플릭스 성장의 핵심 시장으로 규정했다. 국내 유료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한국 시장에 현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판단한 것.

넷플릭스는 국내 가입자들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국내 신용카드 결제, 국내 등급 분류, 한글 자막 제공, 한국어 더빙 영상 추가 등 다양한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국내 유료방송사업자 딜라이브와 제휴를 맺고 셋톱박스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삼성전자, LG 전자 스마트 TV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바이스 확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 넷플릭스가 론칭한 글로벌 국가들 중에서는 싱가포르, 일본, 대만, 홍콩은 강세를 보였지만 넷플릭스 대항마가 존재하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한국에서의 성과는 미흡했다.

넷플릭스 글로벌 유료 가입자는 총 8천150만명이지만 한국은 지난 1월 론칭한 이후 현재 5만~6만명에 머무르는데 그쳤다. 유럽이나 남미에서 지난해 451만명이 증가한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이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헤이스팅스 CEO가 직접 셀럽들과 한국을 찾는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의 경우 다채널방송사업자(MVPD) 서비스 가격이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넷플릭스 같은 해외 OTT 서비스는 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돼왔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 카드를 들고 나온 것도 이같은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넷플릭스 지난 1분기 매출은 19억6천만달러(2조2천870억원). 그러나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10% 가까이 떨어졌다. 신규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밑돌았고 2분기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시점부터 해외 이용자의 미국 서비스 접속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 아시아 시장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며칠전 딜라이브 파트너십 발표와 더불어 삼성전자, LG전자와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고 콘텐츠 제작사, 제공업체도 마찬가지"라며 "넷플릭스의 누군가는 항상 한국에 와 있을 정도로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반기에는 더 많은 내용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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