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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이어 장원준…'김태형 승부수' 또 통할까


NC에 강한 장원준 표적등판…'상승세' 스튜어트도 만만치 않아

[김형태기자]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변칙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지도자다. 가진 전력을 가지고 최대한 정상적으로 꾸려가는 유형이다. 마운드이든 방망이이든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놓으면 그 다음에는 알아서 잘 굴러간다고 믿는다. 감독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몇 가지 변수를 차단하거나 후속조치하는 역할이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유지에 더 주력한다. 과격한 라인업 변경 또는 변칙 선발을 즐겨쓰지 않는다. 적어도 정규시즌에는 그렇다.

그런 김 감독이 전반기 최고 빅이벤트인 NC 다이노스와 주중 3연전을 맞아 두 가지 변칙 카드를 꺼내들었다. 첫 카드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붙박이 9번타자' 김재호를 선두타자로 깜짝 전진배치해 100% 성과를 냈다. 김재호는 전날인 28일 잠실 NC전에 유격수 겸 1번타자로 등장, 3타수 3안타 4득점 만점활약을 펼쳤다. 1번 타순에서 신들린 듯 치고 고르는 그의 활약은 두산이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12-3으로 뒤집는데 큰 원동력이었다. 김재호가 올 시즌 NC 선발 이민호에 유독 강한 점을 감안한 라인업 변경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29일 경기를 맞아 김 감독은 또 다른 변칙카드를 꺼냈다. 이번에는 마운드다. 아껴뒀던 선발 장원준을 NC를 상대로 내세운 것이다. 사실 장원준은 지난 25일 인천 SK전에 맞춰 던질 차례였지만 등판일을 며칠 늦췄다. 대외적인 명분은 '추가 휴식'이다. 김 감독은 "(장)원준이가 최근 많이 던졌다. 몇 차레 등판에서 투구수가 많아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장원준은 최근 4차레 선발등판에서 평균 121개를 던졌다. 특히 지난 12일 잠실 롯데전에선 8이닝 동안 투구수 126개를 기록하며 역투했다. 추가 휴식의 명분은 충분하다.

그렇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NC전에 대비한 의도적인 등판연기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올 시즌 장원준은 막강 타선의 NC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NC전 2경기(12.2이닝)에서 모두 승리하며 평균자책점 2.84로 뛰어났다. 가장 최근 등판인 5월31일 창원 NC전에선 6.2이닝 동안 공 124개를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2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는 지난해 NC를 상대로 한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13이닝)에서 1승 평균자책점 2.77로 재미를 봤다. 특히 2승2패로 승부를 알 수 없던 5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4실점 승리투가 됐다.

두산 덕아웃이 장원준을 NC전에 맞춰 '히든카드'로 내세웠다고 볼 수 있는 충분한 배경이다. 이번 잠실 시리즈를 김 감독이 어떤 비중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짐작 가능하다. 두산은 전날 승리로 올 시즌 50승 고지에 선착하며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을 72%까지 끌어올렸다. 5할 승률에 무려 29승이나 앞서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따논 당상이다. 내친김에 가을무대에서 만날 것이 유력한 NC와의 기싸움에서도 완벽하게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게 장원준 카드에 깔린 김 감독의 의중이다.

하지만 NC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날 장원준과 맞대결하는 선발 스튜어트는 최근 무섭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6월 4경기 26.1이닝 동안 2승 평균자책점 2.39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23일 창원 한화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두산전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경기장소인 잠실 2경기(14.2이닝)에선 1승1패 평균자책점 3.07로 내용이 좋았다. 전날 쓰라린 역전패를 당한 NC가 자신감을 가질 만한 이유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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