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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LG에겐 '1차지명'이 대수롭지 않은 것일까


공식 발표 KBO에 미뤄, 과거 신인 계약금 발표도 안해 팬들 혼선

[정명의기자] 팀의 미래를 책임질 원석을 선택하는 중요 이벤트인 신인 1차지명이 27일 있었다. 각 구단은 고민 끝에 선택한 영광의 얼굴들을 속속 발표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가장 먼저 오후 1시에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경주고 우완투수 장지훈의 지명 소식을 알렸다. 이어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가 1차지명 선수를 공개했다.

다른 팀들의 1차지명 선수가 속속 드러난 가운데 한참을 기다려봐도 LG 트윈스의 보도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 LG의 선택은 거의 확정적이었다. 충암고의 우완투수 고우석을 지명할 것이 뻔했다. 그러나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구단의 '공식' 발표였다.

LG 구단 측은 1차지명 결과를 묻는 말에 그제서야 "LG 1차지명은 충암고 고우석"이라며 "구단 보도자료 계획은 없다. KBO에서 취합해서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자료를 왜 따로 내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원래 그랬다"는 답이 돌아왔다.

10개 구단 중 1차지명 공식 보도자료가 없었던 팀은 LG와 롯데 자이언츠뿐이다. 다른 구단들은 선수의 특징, 지명 이유 등을 자세히 적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간단한 인터뷰와 구단 유니폼을 입혀 사진을 찍어 보낸 구단도 있다.

LG는 보도자료 대신 공식 SNS 계정에 고우석의 지명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언론 상대 공식 발표는 KBO에 미뤘다. 그러나 KBO의 보도자료에는 10개 구단 1차지명자의 이름과 출신교, 포지션만이 간략하게 담겨 있었다. 자연히 고우석이 어떤 선수인지는 널리 알려질 수 없었다. 아마 야구쪽에 엄청난 관심이 있는 팬이 아니라면 고우석이 어떻게 생긴 선수인지조차 알 기회가 많지 않았다.

1차지명은 구단의 미래가 달린 중요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해당 선수에게는 프로 입단을 앞두고 처음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확실히 알리는 특별하고도 영광스러운 순간이다. 타구단 1차지명 선수들이 존재감과 기대감을 높이는 사이, 고우석은 뜸을 들이다 LG 팬들에게 자신이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사실을 알리게 됐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는 과거에도 팬들이 궁금해 하는, 당연히 알려야 할 구단의 정보를 알리는데 인색했다. 지난 2013년, 5년만에 부활한 1차지명을 통해 영입한 임지섭의 계약금이다.

당시에도 LG는 신인들의 계약 소식과 계약금을 일괄 발표하는 대부분의 구단들과는 달리 침묵을 지켰다. 이는 팬들 사이에 혼란을 불렀다. "임지섭이 LG와 계약을 한 것은 맞느냐"는 물음까지 들렸다. 결국 2014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KBO 공식 홈페이지에 선수들의 프로필이 등록되면서 LG 팬들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그 때도 LG 구단의 반응은 이번과 비슷했다.

LG의 '모르쇠 행보'는 신인 1차지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15년 시즌을 앞두고는 선발진의 핵심 듀오인 류제국과 우규민이 수술을 받았던 사실도 선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시즌 성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구단이 정보를 적절히 통제해 혼란을 막았어야 했지만 LG는 그러지 못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에는 코칭스태프의 사임, 조각 과정이 구단의 발표 전 외부로 알려지면서 홍역을 앓았다. 내부 정보의 처리가 깔끔하지 못했던 탓이다. 빠르게 구단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면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구단 내 모든 사정과 정보를 외부에 알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알려야 할 것과 숨겨야 할 것은 분명 구별할 필요는 있다. 최근 몇 년 간 LG 구단의 아쉬운 일처리가 계속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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