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박신혜, 김래원·김영애에도 꿀리지 않아

[정병근기자] 늘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박신혜가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물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27일 방송된 '닥터스' 3회에서는 유혜정(박신혜)에게 휘몰아친 일련의 사건들이 그려졌다. 방화범으로 억울한 누명을 썼고, 삶의 희망을 준 할머니 강말순(김영애)을 하늘로, 선생님 지홍(김래원)을 해외로 떠나보냈다. 이 과정에서 박신혜는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닥터스'는 사실 큰 스토리만 보면 크게 신선할 건 없다. 불량학생이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인생을 달리 살고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진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3회 방송분에서는 단연 박신혜가 돋보였다. 자신을 면회 온 할머니와 마주 앉아 할머니의 암 수술 소식을 들으며 눈물을 참으려고 하는 모습, 의사의 과실로 할머니를 잃고 오열하는 모습, 지홍을 등 뒤에 두고 눈물을 흘리며 떠나라고 말하는 모습 등 모든 신에서 빛났다.

박신혜는 '케미 여신' 답게 모든 배우들과 눈빛만으로도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방화에 대신 책임을 지려는 친구 순희(문지인)과의 따뜻한 우정, 할머니와의 절절한 가족애 그리고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지홍과의 애틋한 사랑까지 '꿀케미'를 만들어냈다.

박신혜는 할머니의 죽음 앞에 슬픔의 눈물, 수술을 집도한 서우 아버지(엄효섭)를 향한 분노의 눈물, 지홍에게서 돌아서 슬픔을 애써 억누른 눈물을 각기 다른 색깔로 표현하며 섬세한 열연을 펼쳤다.

박신혜의 소속사 S.A.L.T. 엔터테인먼트는 "할머니와 혜정의 유치장 장면은 대본 리딩 때부터 많은 사람을 눈물 짓게 했던 장면으로 할머니가 위암 수술을 받아야 함을 혜정에게 알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지켜보던 스태프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촬영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래원의 연기력이야 국내 배우들 중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발군이고 김영애는 수십 년 연기 경력의 베테랑이다. 박신혜가 지금까지 연기 호흡을 맞춰 왔던 배우들 중에서도 특히 더 묵직하다. 그럼에도 이런 배우들과 조금의 아쉬움도 없는, 완벽한 케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무기력한 반항아에서 사랑이 충만한 의사로 성장하는 유혜정을 연기하는 박신혜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