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현대건설, 하도급 업체에 '갑질' 논란


L토건 "수억원 공사대금 못 받은 채 정산 처리"…공사 비리 폭로

[조현정기자] 지난 2014년 수협중앙회 소유의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공사 과정에서 공사 대금 미지급 등 비리와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013년 현대건설 등이 참여한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에서 하청 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수억원의 공사대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고 정산 처리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당시 노량진 수산시장 토사 반출 공사를 맡았던 L토건 김 모 대표가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자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공사 과정에서 공사 중 적법하게 처리해야 할 폐기물 일부가 일반 토사와 섞여 관할 기관에 신고도 없이 외부로 반출된 의혹까지 제기돼 관계 기관의 수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에 따르면 L토건은 현대건설의 하청업체인 S토건과 20억원에 재하청 계약을 맺고 2013~2014년 노량진 현대화 사업 공사에서 발생한 잔토 운반을 담당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이후 약 1억9천여 만원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반출되지 않은 풍화암, 연암 등을 정산하면 수억원의 금액이 지급돼야 하는데 그나마 현대건설 정산서에서 나타난 공사대금 마저도 받지 못했다"며 "그래서 검찰에 고발장을 넣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십여 차례에 걸쳐 일하고 당연히 받아야 할 공사대금 지급을 요청했지만 '줄 돈이 없다', '청산각서를 쓰지 않았느냐'는 소리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청산각서는 현대건설과 하도급 계약을 맺은 S토건과 이뤄진 것으로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 중 잔토 처리용 D/T 사업 총괄 책임자로서 당해 공사의 기성 청산금으로 합의 수령하며, 이와 관련한 노임, 자재, 중기, 일반 경비의 모든 것이 정산됐음을 확인하고 추후 추가 금액 요구 또는 이의의 제기 및 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문서다.

문제는 이 각서가 S토건 측의 강요에 의해 김 대표가 어쩔 수 없이 작성을 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강요와 압박에 의해 이뤄진 각서"라며 "당초 계약서 대로 공사대금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를 갖고 S토건 측에서 돈은 못주겠고 다른 공사 현장의 일을 주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다"며 "미안하니까 다른 공사장의 일감을 주겠다고 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다 거짓말이었으며 청산각서를 써준 이후 단 한번의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토건 이 모 대표는 "그 (L토건) 문제 때문에 내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건설 현장에서는 일이 끝나면 통상적으로 서로 돈을 정확하게 주고받았다는 (청산)각서를 써준다"며 "(김 대표가) 돈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면 (청산각서에) 왜 도장을 찍었겠느냐"고 반문하며 강요에 의한 각서 작성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김 대표는 "노량진 수산시장 공사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폐기물을 불법으로 빼내도록 강요했다"고도 폭로했다.

그는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사업 공사 중 2013년 1차 공사 지역에서 나온 폐기물 및 폐토사 약 2만 루베를 김포시 학운산업단지로 운반했으며, 2014년 2차 구역의 폐기물 및 폐토사 약 1만 루베가 김포시 누산리 일대에 매립됐다고 폭로하고 현대건설과 등 이와 관련된 음성 파일을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폐토사와 폐기물을 빨리 치우도록 하도급 업체인 S토건 에게 강요했고, S토건 관계자가 자신에게 "하루 늦으면 지체 금액으로 5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신속히 처리할 것을 독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S토건측이 공사 금액을 4차 견적까지 넣으라는 요구에 맞추다보니 토사 운송 공사 대금이 많이 깎였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겨우 공사를 맡았는데 S토건에서 단가 인상은 없다는 확약서 작성을 요구했다"며 "폐기물, 폐토사, 모래 환수금 등 불법 내용들을 감추고 공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S토건 이 모 대표는 "요즘은 (폐기물을) 마음대로 처리 못한다. 적법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처리했다"며 "L토건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수협중앙회에서 밝힌 '사실 확인서'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S토건의 폐토사 처리량은 각각 다르게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현대건설에서 작성한 정산서에 모든 내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며 "이 자료도 검찰에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노량진 수산시장 공사 이후 공사 대금도 못 받게 되고 회사도 문을 닫았다"며 " 현대건설과 협력사인 S토건이 자신들이 주고받은 정산서를 보면 나한테 지급해야 할 공사대금이 명확하게 나와 있는데 이를 안주고 왜 버티고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공사대금이 현대건설과 S토건 사이에서 엉뚱하게 다른 곳으로 흘려들어간 내부 자료를 확보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또 현대건설의 내부 정산 내역서, 수협중앙회로부터 받은 폐토사 총 공사대금 확인서 등이 각각 틀리게 처리된 자료도 검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폐기물 및 폐토사가 김포시 등에 무단으로 불법 매립됐다"며 "폐기물 불법 매립 관련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로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못 받은 공사대금만 받고 싶을 뿐"이라며 "노량진 수산시장하면 모르는 국민이 없지 않나, 이런 곳이 비리와 갑질로 얼룩졌다. 현대건설과 S토건의 갑질 횡포는 꼭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정기자 jhj@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현대건설, 하도급 업체에 '갑질' 논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