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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나]신공항에 대처하는 朴대통령의 자세


[윤채나기자] "신공항에 걸고 계신 부산시민 여러분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부산시민 여러분께서 바라고 계신 신공항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

18대 대통령 선거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던 2012년 11월 30일. 부산 서부터미널을 찾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발언이다.

당시 박 후보는 "앞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최고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다. 부산 가덕도가 최고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할 것"이라고도 했다.

신공항 건설은 공약집에도 담겼다. 22일 현재까지도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대선 공약집 123쪽, '100% 국민행복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지역균형발전' 8대 핵심 정책 중 다섯 번째로 '신공항 건설'이 명시돼 있다. 다만 입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정부는 신공항 건설을 다시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정부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실시한 신공항 입지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수용, 김해공항 확장을 결정했다. 사실상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백지화한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박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했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와 청와대, 새누리당은 '김해공항 확장=신공항'이라고 주장하며 "공약을 지켰다"고 항변하고 나섰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아니고 신공항이 김해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오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 자문위원들과 '통일 대화' 시간을 가진 자리에서 '김해 신공항'을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정부는 김해 신공항 건설이 국민들의 축하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 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신공항 건설과 같다는 논리는 쉽게 납득할 수 없다. 백번 양보해 "신공항이 김해로 간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인다 해도 이번 결정이 남긴 소모적 갈등에 대해서는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한다.

이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 전 대통령도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하고 임기 중 추진했다. 당시에도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유력 후보지로 떠올랐지만 2011년 국토해양부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신공항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 전 대통령은 곧바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돼 매우 안타깝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영남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때 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 유감스럽다"고 했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신공항이 남긴 대선 공약 파기 논란, 찢겨진 영남권 민심 앞에 어떤 언급을 내놓을까.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박 대통령의 입이 주목된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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