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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현실화되나…금융 시장 '테일리스크'


증권가 "국민투표 날까지 위험자산 회피 심리 커질 것"

[윤지혜기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공포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브렉시트에 찬성한다고 답해 반대 의견보다 6%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오는 23일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찬성론자들은 ▲유로 분담금 절감 ▲이민자 유입 제한을 이유로 브렉시트를 주장하고 있으며 반대론자들은 ▲대(對)유럽 수출 감소 ▲금융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브렉시트 결정의 날이 다가오면서 지난 10일 유럽 주요국 증시는 2~3% 급락했으며 영국·독일·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브렉시트 광풍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91%(38.57) 하락한 1979.06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파운드화의 가치가 2개월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유로화도 동반 하락했다. 파운드와 유로화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가 급증하는 반면 안전 자산인 엔화는 투기적 순매수가 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브렉시트가 실현돼도 한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금융시장에는 영국이 유럽연합에 잔류할 것으로 가격이 반영돼 있는데, 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빠른 시일 내 국제 금융 시장이 크게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위험 자산 회피 심리 강화…영국계 자금 이탈 가능성↑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테일리스크(실제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한번 일어나면 평균값과 차이가 커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NH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급락, 유럽 주요국의 주가지수 하락, 채권 강세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때 일단 충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위험 회피 심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박형민 연구원도 "브렉시트 투표까지는 장기 금리 하락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강화될 수밖에 없고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은 높아지면서 장단기 스프레드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KB투자증권 백찬규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승하자 유럽 주가 지수는 일제히 하락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며 "그동안 글로벌 지수와 다른 행보를 보였던 한국 주식시장은 다시 동조화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단기간에 빠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데 특히 변동성 확대 구간에 있어 선진국 대비 신흥국 내 자금 이탈과 관련한 충격이 클 것이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KTB투자증권 김정현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전체 수급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데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국내주식 보유국인 영국계 자금 이탈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이슈라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6월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에는 국내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브렉시트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금주와 다음 주까지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조정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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