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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 비대면, 증권사 지점 15개 몫 했다


[비대면 금융거래]③ 비대면, 부족한 증권사 지점망 보완 '돌풍'

[이혜경기자] 지난 2월22일부터 다수 증권사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비대면 계좌 개설에 들어갔다. 주식 매매 계좌, 수시입출금 자산관리(CMA) 계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대상이다.

금융투자업계 전체적으로는 투자자문 및 ISA 투자일임도 온라인으로 처리가 가능해졌다. 펀드슈퍼마켓에서도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들어 펀드상품 가입을 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비대면 서비스의 주류는 아직까지는 주식매매나 CMA 관련 계좌 개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증권사 비대면 계좌 개설은 대개 스마트 기기에 계좌개설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한 후 휴대폰 본인인증, 신분증 촬영 및 전송, 본인계좌를 이용한 송금 등을 거쳐 이뤄진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 개설시 1년간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거나, 현금이나 각종 상품권 제공 등 다양한 '당근'을 쏟아내며 금융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비대면 계좌, 은행보단 증권사에 도입 효과 크게 나타나

증권사들은 비대면 계좌 개설을 할 수 없던 시절에는 지점이 많은 은행에 계좌개설 위탁 수수료를 지불하고 부족한 지점망을 보완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과감하게 이 위탁수수료를 자체 비대면 계좌 개설 마케팅에 돌리는 모습이 관측된다.

메리츠종금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비대면 계좌 개설시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비대면 계좌에는 무려 5년간이나 모바일 거래 수수료를 안받겠다는 강수를 뒀다.

관건은 '실제로 효과가 있을 것이냐'인데, 지난 3개월간의 성과를 보면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은행과 증권사 가운데 비대면 금융서비스의 수혜를 더욱 크게 받은 쪽은 단연 증권사였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22일부터 5월20일까지 3개월 동안 개설된 증권사 수시입출금계좌수는 총 12만7천581건이었다(월평균 약 4만2천건).

작년말 기준 증권사 지점수는 1천139개이고, 증권업계의 월평균 수시입출금 계좌 수는 17만건이다. 오프라인 지점으로 계좌를 개설할 때 한 지점이 149개의 계좌를 연 셈이다(17만 계좌÷1139개 지점). 3개월간 증권가의 비대면계좌가 월평균 약 4만2천건 생겼다는 것은 증권가의 비대면창구가 오프라인 지점 281개의 역할을 한 것과 맞먹는 성과로 풀이된다(4만2천건÷149계좌).

현재 비대면계좌 개설을 지원하는 증권사는 총 19곳이다. 즉, 증권사 1곳당 15개 지점을 새로 오픈한 효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증권사 1곳의 월평균 비대면 계좌 281개÷19개사) .

반면에 은행권은 증권업계보다 무려 석 달이나 앞서 비대면 계좌 개설에 들어갔지만 새로 생긴 비대면 계좌수는 5월20일까지 3만1천212건에 그쳤다. 은행의 월평균 계좌 개설수는 약 100만건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선에 그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은 지점 접근성이 높고 대면 상품판매가 아직 중요하다 보니 비대면 실명확인 활성화에 비교적 소극적이었지만, 증권의 경우 누적됐던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 수요가 집중되고 증권사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면서 가입이 많이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증권업계, 키움증권이 비대면 계좌 다수 늘려

지난 2월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에 들어간 8개 증권사들의 3개월간 비대면 계좌 신청(개설 포함) 현황을 취합해 살펴보면, 키움증권이 단연 강세였다.

키움증권에 들어온 비대면계좌 신청건수는 총 4만4천888건으로, 전체 증권사 비대면 계좌의 35%를 차지했다. 2위인 한국투자증권의 1만6천650건보다 2.7배 가량 많은 규모다. 이어 유안타증권이 1만5천401건,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가 1만2천382건, 대신증권이 1만633건, 삼성증권이 약 9천건, 신한금융투자가 약 6천건, 이베스트투자증권이 3천193건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 측은 다른 증권사들보다 비대면계좌 개설이 많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기존 보유계좌가 없거나 계좌번호를 모르는 고객도 영상통화로 개좌 개설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비대면 가입시 필수적인 정보를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최소화하고 가입 프로세스를 간편하게 한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들의 영상통화 인증은 고객이 시청하면 상담직원이 고객에게 나중에 전화를 걸어서 이뤄지지만, 키움증권은 고객이 신청하면 앱을 통해 키움증권 고객센터로 바로 연결되도록 했다고 한다.

또 "많은 영상통화 인증을 처리하기 위해 24명의 전담 직원을 배치해 대응했고, 초반에는 오후5시까지였던 영상통화 인증 가능 시간을 3월21일부터 오후 9시까지로 늘린 것도 주효했다"고 전했다.

설립 이래 온라인만으로 영업해온 키움증권의 비대면 계좌 성과를 들여다 보면, 다른 증권사들도 비대면 서비스에 보다 힘을 실어볼 만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의 정길원 애널리스트는 "키움증권의 최근 일평균 신규계좌 수는 1천500건 수준으로 지난 분기 대비 20%가량 증가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행을 통한 계좌개설 규모가 달라지지는 않았다"며 "비대면이 은행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는 신규 채널의 역할을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은행에 지급하는 계좌개설 및 유지 수수료는 연간 250억원가량된다. 개설보다는 이후 유지 수수료가 월등히 크다고 한다. 즉, 비대면을 통해 은행을 통하지 않고 증권사 자체적으로 계좌 개설을 늘릴 수 있다면, 그에 따른 계좌 유지 수수료를 더욱 아낄 수 있게 된다는 얘기가 된다.

정 애널리스트는 "장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비대면 계좌개설의 성과가 누적되면 결국 구매력(바게닝 파워)을 확보할 수 있고, 어느 임계점에서는 은행에 대한 의존(수수료 부담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출발점부터 위탁을 해야 하는 결점)은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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