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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매수 의혹 전북, 냉랭한 분위기에서 멜버른전


해당 스카우트 검찰 진술에 의존, "죄송한 마음뿐"

[이성필기자] "부끄럽지 않게 일하고 싶습니다."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날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전북 현대-멜버른 빅토리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평소라면 경기에 대한 관심도가 각별하게 높았을 터, 1차전 원정에서 전북은 1-1로 비겨 2차전에서 이기기만 하면 8강에 진출한다.

2006년 최강희 감독 부임 2년차에 아시아 정상을 밟았던 전북은 올 시즌 다시 우승컵을 들기 위해 김보경, 김신욱, 이종호, 로페즈 등 다수의 선수를 영입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성적도 시즌 초반 흔들리다가 서서히 안정을 찾는 중이다.

그러나 전날 터진 팀 스카우트 A씨의 심판 매수 의혹 사건으로 분위기는 급격하게 가라앉았다. 부산지검 외사부가 A씨가 지난해 경남FC 심판 금품 로비 사건으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B, C씨에게 2013년 총 5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A씨는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것과 함께 축구계 후배들을 챙긴다는 명목으로 용돈 형식의 돈을 심판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구단은 발칵 뒤집혔고 10년 사이 급성장한 구단의 명성에도 금이 가게 됐다.

전북은 자체 조사에서 구단과 관계없이 스카우트 개인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다며 사죄했지만, 여론은 구단이 꼬리 자르기를 한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전북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이날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본사가 위치한 서울 양재동에 올라가 대책을 논의하고 오는 등 긴급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결과가 확실하게 나오기까지는 어떤 결론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철근 전북 단장도 "그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 아직 스카우트도 만나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구단 고위 관계자도 "해당 스카우트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 외에는 구단도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고교 감독 출신으로 2002년부터 구단에서 스카우트로 일했지만, 선수 영입을 위해 전국 각지를 오가며 일을 하고 있어 정확한 동선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해당 스카우트가 개인적으로 심판에 100만원 정도의 돈을 줄 능력은 된다는 부연 설명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이 스카우트의 2013년 당시 연봉은 1억원을 넘었고 지난해의 경우 각종 직급 수당을 포함해 1억 7~8천만원 정도가 된다"라며 심판을 상대로 개인적으로 사례금 정도의 지급 능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을 했다.

일단 전북 구단은 25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이번 사건에 대한 해명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프로연맹은 지난해 같은 사건을 겪은 경남에 대해 7천만원의 벌금과 승점 10점 삭감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전북도 비슷하거나 좀 더 강한 수준의 징계를 받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는 다소 어렵지만, 강등이나 제명 등의 고강도 조치도 가능하다.

구단의 평직원들은 숨 막히는 분위기에서 조용히 경기 준비에 집중했다. 한 직원은 사견을 전제로 "확실하게 사실이 밝혀져서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일하고 싶다. 아무것도 모르고 구단 발전을 위해 일했기 때문에 허탈한 마음이 든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동 하나가 구단 전체를 멍들게 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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